[경륜] 임채빈 코로나19 경륜계 끝판왕 급부상
【파이낸셜뉴스 광명=강근주 기자】 코로나19로 1년 넘게 움츠렸던 벨로드롬이 신성 임채빈(S2 25기 수성) 활약으로 모처럼 활짝 웃었다. 12일 올해 시즌 처음으로 광명 스피돔에 모습을 드러낸 임채빈은 약 1년간 공백과 신인이란 타이틀이 무색하게 폭발적 기량을 선보였다.
특선급 입성 후 처음 출전했으나 결승 무대를 포함해 3개 경주를(금토일) 말 그대로 휩쓸었다. 첫날 금요경주 상대가 2013 그랑프리 대상경륜 우승자 박병하(S1 13기 양주)였고 마지막 날은 현재 경륜계 넘버 2, 3위인 황인혁(SS 21기 세종)과 성낙송(SS 21기 성남)이라 그 충격과 파장은 더욱 컸다.
경기 내용은 그야말로 눈이 부실 지경이다. 3일 내리 한 바퀴 이상 선행으로 버틴 점도 경악스럽지만 마지막 200미터 랩타임이 모두 10초대였으며 한 바퀴(333m) 기록도 17초대를 넘나들었다. 흔히 말하는 ‘경륜계 꿈의 시속’을 대수롭지 않게 찍어버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륜 팬은 2주 넘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임채빈을 연호하고 있다.
◇ 지금까지 이런 선수 없다!
임채빈은 국내 최초 세계 대회 단거리 입상자(2017 트랙 월드컵 동메달) 출신이다. 분명 될성부른 떡잎이 맞다. 하지만 제아무리 날고 기던 화려한 아마 경력자도 프로무대에선 적잖은 적응시기가 필요했다. ‘경륜 황제’ 정종진도 정상을 노크하기까지 4년이 필요했다. 아마 최대어로 꼽히는 톱 스프린터 강동진은 끝내 적응하지 못한 채 아마추어(경륜 은퇴)로 회귀했다. 프로 세계는 결코 녹록치 않다.
임채빈은 야구로 비유하면 타고난 정통파, 강속구 투수 유형이다. 시속 160km 이상을 찍어 낸다 볼 수 있다. 놀던 물도 달라 아마 시절 선배들도 감당 못한 고기아에 익숙했다. 대부분 낯설어하는 크로몰리 기반의 경륜용 자전거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토대다. 그야말로 타고난 힘에 실전까지 최적화된 선수다.
◇ 거침없는 성격으로 스타성 갖춰!
임채빈은 데뷔 전에도 남을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이는 상대를 이용해야 하는 사이클 종목과 맞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연신 직구만 뿌려대도 쉽게 맞추는 상대가 없었다. 박병하 황인혁 성낙송을 상대로도 마찬가지인데, 잡을 테면 잡아보란 식이다. 이런 스타일에 팬들은 열광했다. 복싱으로 치면 전형적 인파이터 스타일인데 매우 공격적이고 화끈하며 상대가 누구든 정면승부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 경륜황제 정종진 위협, 쓰나미 되나
지금 당장은 정종진(SS 20기 김포)과 비교는 무리란 의견도 있다. 이제 막 입문한 임채빈에 비해 정종진이 쌓아놓은 경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정종진은 이미 50연승과 하늘만 허락한다는 그랑프리 대상경주 4연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냉정히 기량을 논하자면 정종진에게 손을 들어줄 수만도 없다. 추입력은 정종진과 대등하다 평가받는 성낙송도 결승선을 앞두고 임채빈과 거리차를 전혀 좁히지 못했다. 이는 갈수록 더해지는 임채빈형 강력한 종속 탓이다. 천하의 정종진도 만약 뒤의 뒤에 위치하고 임채빈을 쫓는 상황이면 역전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경륜 전문가들은 시간이 문제일 뿐 나이로 보나 성장 속도로 보나 전법으로 보나 결국은 ‘임채빈 시대가 도래한다’고 전망한다.
◇ 경륜계 변방 경북 경상충청권 규합?
경륜은 개인 대결 못잖게 지역 간 패권 다툼이 눈길을 끈다. 정종진이 그랑프리 대상경륜을 4년간 접수할 동안 충청권도 영호남 어느 곳도 그동안 기를 펴지 못했다. 임채빈은 경륜계에서 변방으로 불리던 경북 출신이지만 경상권 전체 나아가 충청권까지도 규합할 특출한 힘과 능력을 갖췄다. 또한 1990년대 출생자 대표주자로 세대교체 선봉장이 될 수도 있다. 기존 구도가 무너질 가능성 역시 농후하다.
경륜 전문가 다수는 “점수와 인지도에 의존한 소극적이고 뻔한 전개, 기수 중심 문화를 그저 실력으로 타파 중인 임채빈 활약상은 가히 벨로드롬 혁명이자, 경륜 팬에겐 엄청난 청량감을 안겨준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큰 위기를 겪는 경륜계 구원투수이자 흥행 메이커로서 큰 역할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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