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진이형'의 거침없는 마케팅, 유통가 흔든다
기존의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오너들과 달라
신세계에 '젊은 이미지' 부여해 2030에 긍정적
정 부회장은 대기업 오너로서는 드물게 개인 SNS를 운영하고 있다. 2일 현재 그의 인스타그램 폴로어 수는 57만9000명이 넘는다. 웬만한 인플루언서 못지않은 인기다. 유통업계 종사자들은 물론 유통업계를 취재하는 기자들 중 그의 폴로어가 아닌 이가 별로 없을 것이다.
정 부회장은 본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한다. 한마디로 인스타에 진심이다. 다른 기업들이 공식 채널을 통해 홍보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요즘 신세계그룹은 정 부회장 인스타그램을 통해 '최초 공개'하는 것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그뿐만이 아니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본인 인스타그램에서 'YONGENIUS(용지니어스)'라는 캐릭터와 상표를 최초 공개했다. '천재주사'라는 한자와 함께 'YONGENIUS'라는 영어가 함께 쓰여 있는 빨간 원형 접시 사진을 올렸다. 'YONGENIUS'는 정 부회장의 이름에서 딴 '용(Yong)'과 천재라는 의미의 'Genius'를 합친 것으로 추정된다. 정 부회장을 닮은 캐릭터가 요리사 복장을 입고 국자를 든 채 발차기하는 모습도 담겨 있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달 23일 특허청에 'YONGENIUS'라는 상표 출원을 신청했다. 이마트 측은 "회사가 특정 상품을 위해 출원을 신청한 것은 아니고, 상표권 확보 차원에서 신청해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최근 정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직접 요리하는 모습을 꾸준히 공개해 왔고, 상표권까지 신청한 것을 보면 관련 사업을 준비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실 마케팅이나 홍보 담당자들은 정 부회장의 적극적인 SNS 활동이 다소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언론에도 빠르게 보도되다 보니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터질 수도 있고, 수습하기 힘든 돌발 변수가 생길 수도 있어 부회장님이 좀 참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신세계그룹 내에서는 그의 SNS 활동에 대해 우려의 시각을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전언이다. 구설 등에 휘말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젊은 층 소비자에게는 긍정적으로 다가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권위적이고 보수적일 것만 같은 대기업 오너가 자신의 일상과 사업 내용을 위트 있게 공개하는 것을 친근하게 느끼는 것이다. 얼마 전에는 자신이 요리하는 모습과 자신을 뒤에서 꼭 껴안은 딸아이의 모습을 공개했는데, 이를 본 폴로어들은 사랑스러운 부녀 모습에 감탄하는 동시에 정 부회장이 신고 있는 '에르메스 슬리퍼'와 럭셔리 대형 가스레인지에 열광했다.
신세계그룹과 관련된 것들만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다른 '셀럽'과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정 부회장이 포스팅한 '안전빵' '꼬북칩 초코츄러스맛' '롤스로이스 막걸리' 등은 그가 선택한 제품으로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으며 톡톡한 홍보 효과를 누렸다. 그밖에 유명 맛집이나 핫플레이스에 대한 포스팅도 종종 올리면서 유통업계에 거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는 신세계그룹 이미지를 보다 젊게 만드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정 부회장을 지칭하는 '용진이형'이라는 별명이 생겨난 것이 그 방증이다.
정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을 올릴 때마다 적게는 300개에서 많게는 1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린다. '팬'을 자처하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보인다. '귀엽다' '잘생겼다' '멋지다'와 같은 댓글도 적지 않다.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님이) 요즘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소통을 진심으로 즐기는 것 같다"면서 "신세계그룹이 다른 경쟁 업체인 롯데나 현대에 비해 '젊다'는 이미지를 갖는데, 정 부회장님이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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