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IC, 내수서 '쑥쑥'.."첨단공정은 10년 더 걸릴듯"

이은정 2021. 4. 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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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C, 반도체 공급 부족 힘입어 호실적 기록
정부 전략적 지원에도 첨단공정 개발은 '아직'
글로벌 공급망 진입難, 전문인력 확보 난항
"중국 소외 지속되면 5~10년내 목표달성 難"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중국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중신궈지(SMIC)가 미국의 무역제재 속에서도 반도체 자립을 위한 정부 지원과 내수 시장 수요를 발판 삼아 호실적을 기록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다만 질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첨단 반도체 생산이 필요한데, 반도체제조장비(SME)와 소프트웨어 접근 제한 등 제재 속에 단기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달 31일 중국 췐치우지슈디투는 미국 ‘Foreign Policy’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사진=AFP)
최근 SMIC는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보다 141.5% 늘어난 43억3200만위안(약 744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4.8% 증가한 274억7100만위안(약 4조7195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코로나19로 비대면 라이프스타일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혜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에 SMIC의 주가는 이달 초 5% 상승하며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황수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MIC는 반도체 칩세트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 기대와 양호한 실적, 예상을 상회하는 캐팩스 투자 발표로 주가가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SMIC는 미국의 제재 속에 자국 내 덩치를 키우는 모습이지만, 기술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제품들에 한정돼 일고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도 나온다. 2일 중국 매체 덴즈공청좐지는 “외부 시각과 달리 중국에서 가장 부족한 칩셋은 14nm, 7nm, 5nm 등 첨단 공정 제품보다 55nm 공정 제품”이라며 “자동자, 전자를 비롯한 산업에서도 사용되며 기술이 성숙하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에서 7nm 공정 이하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005930), TSMC 등으로 손에 꼽는다. 인텔은 여전히 7나노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SMIC의 14나노 공정 제품은 전체 수익의 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덴즈공청좐지에 따르면 SMIC는 올해 8nm, 7nm 수준의 공정 제품을 시험 생산할 예정이다.

중국 재정부는 지난달 반도체 기업들을 위한 수입 관세 면세 조치를 발표하기도 했다. 집적회로 선폭이 65nm 이하인 논리회로나 메모리 생산업체, 무선주파수 등 특수기술을 이용한 집적회로 가운데 선폭이 0.25㎛보다 작은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 등이 대상이다. 중국 내에서 생산하기 어려운 소재·부품 수입 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7월 27일 수입분부터 소급적용돼 2030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중국 SMIC의 클린 룸 내부. (사진=Reuters)
다만 보고서는 중국 정부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도 글로벌 생태계 속에서 지속적으로 소외될 경우 반도체 굴기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중국은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자국 내 최대 기업인 SMIC에도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다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반도체 중 자국 생산 비중은 5.9%에 그쳤다.

보고서는 “중국은 인텔, 삼성, TSMC와 같은 회사가 수십억달러 투자를 통해 육성한(할) 것과 같이 생태계를 구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반도체 생태계도 점차 진화해 중국이 공급망의 모든 부분을 관리하는 것은 지속 어려워질 것이다. 업계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칩 유형과 특정 생산 공정에 따라 주요 공급 업체들을 지속 관리해 최적화된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중국의 장비 생산능력은 여전히 제한적이고 고급 포토레지스트 재료와 기타 주요 생산 재료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데 SMIC 등 회사가 미국의 제재로 글로벌 공급망에 진입하지 못하게 되면서 걸림돌이 됐다”며 “여기에 최첨단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게 관건인데 전문가들은 중국이 5~10년 내 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국이 반도체 분야에 많은 자원을 할당했음에도 중국 반도체의 84%는 외부에 의존하고 있다”며 “미국, 대만, 한국 등 선두 기업들과 비교해 SMIC는 4년가량 뒤처져 있다고 본다”고 했다.

미국과의 반도체 패권 경쟁도 점차 심화될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2조2500달러 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 중 500억달러를 반도체 분야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바이든은 트럼프 전 행정부와 비교해 징벌적 조치보다는 미국 경제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목표로 하는 다자적이고 동맹 중심적인 접근 방식을 우선시하며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은정 (lejj@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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