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순 간행물윤리위원장 "책·독서는 문화의 근간.. 국민적 관심 필요" [김기자와 만납시다]
도서 할인율 확대 따른 '출혈경쟁' 혼란
중소 서점 고사.. 도서 정가제 지켜져야
출판 진흥책·번역 시스템 강화도 시급
◆“플랫폼 다양… 독서형태 다변화”
김정순(사진) 간행물윤리위원장은 최근 세계일보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독서 플랫폼이 다양해지는 추세”라며 “한마디로 독서 형태가 다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종이책을 찾는 이는 줄었지만, 오디오북이나 토론 및 모임, 해설 강의 등 다양한 형태로 독서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작지 않은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유해 간행물의 확산도 가속화돼 “도서의 가치와 출판시장을 위축시키고 국민 정서와 문화 발전을 저해시키는 측면이 있다”며 부정적인 여파도 우려했다.
문체부 산하 기관인 간행물윤리위원회는 국내에서 발행된 소설과 사진집 등 도서, 만화 단행본과 잡지, 전자 출판물과 정기 간행물의 유해성 여부를 심의한다. 유해 간행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고, 건전한 독서문화 환경을 조성해 출판문화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왔다.
◆성인 독서량 감소 대비 ‘진흥정책 발굴·추진’… ‘K출판’ 확산도 필요
김 위원장은 독서 진흥정책 발굴과 추진이 성인 독서량 감소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성인들이 책을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과 길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서는 특히 도서 정가제가 잘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서 할인율을 확대하면 출혈경쟁이 발생해 출판 생태계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대형 서점과의 할인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작은 서점들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며 “중소형 출판사들은 더 어려워지고, 시장 경직으로 작가들이 신간 낼 기회조차 감소해 결국 독자도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출판 진흥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다. 21년 동안 출판 미디어 학과에서 가르치면서 학생들이 출판사에 취업하고 자주 이직하는 과정을 지켜본 만큼 열악한 근무환경을 잘 알게 된 덕분이라고 한다. 그 역시 운영하던 출판사의 폐업으로 낙담한 적도 있고, 소규모 출판사에서 다년간 기획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출판인의 애로사항과 노고를 현장에서 피부로 느낀 셈이다. 김 위원장은 “이처럼 출판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경험 덕분에 간행물윤리위를 맡게 된 것 같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으로 K팝, K방역이 이슈”라며 “우리나라 우수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상황에서 출판 산업도 ‘K출판’으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길을 제시했다. 아울러 “작가 한강의 예에서 보듯 번역 시스템을 강화하고 디지털 출판 환경을 시대의 요구에 맞게 잘 구축한다면, 독서 부흥은 물론이고 출판 산업도 활성화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책과 독서는 문화의 근간이자 미래… 국민의 지속적인 관심 부탁”
김 위원장은 오랫동안 심의 업무와 더불어 대학에서 저작권 등과 관련한 강의를 해왔는데, 정작 출판계는 저작권 자체에 대한 관심이 작아 안타까웠다고 떠올렸다. 다행히 한국출판인회의가 최근 ‘창작자와 편집자를 위한 저작권 매뉴얼’을 발간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참 반가웠다’고 한다.
그는 “이러한 출판환경 개선과 K콘텐츠 상승 기류에 힘입어 K출판이 활성화되면 독서인구는 자연스레 늘 것”이라며 “책과 독서는 문화의 근간이고 우리의 미래이므로, 책과 독서의 가치에 지속적인 국민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한편 독립운동가의 자녀이기도 한 김 위원장은 간행물윤리위 첫 여성 위원장이이기도 하다. 21대 위원장으로 발탁되기 전에는 신문발전위원회에서 기사형 광고심의 업무 연구위원으로 활동했다.
앞서 한국외국어대 대학원에서 언론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신구대 출판미디어 학과에서 지난해 8월까지 21년간 이론과 실무를 가르치는 겸임교수로 재직해왔다. 올해 경기대 영상미디어 학과로 둥지를 옮겨 강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위원장 임기는 오는 7월 끝난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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