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마이크론, 日키옥시아 인수검토..낸드플래시 지각변동 일어나나

박건형 기자 2021. 4. 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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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이 주도하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이 낸드플래시 업계 2위인 일본 키옥시아(옛 도시바) 인수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키옥시아 인수에 성공할 경우 단숨에 시장 점유율 면에서 업계 1위인 삼성전자를 넘어서게 된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1980년대부터 여러 차례 공격적인 가격 경쟁으로 인수·합병과 업체들의 시장 퇴출이 반복돼왔다. 그사이 미국 중심의 반도체 산업은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옮겨왔다. 특히 삼성전자는 후발주자임에도 압도적인 투자와 기술력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장악했다. 결국 이런 시장 판도를 바꾸기 위해 미국 반도체 업체들이 반격에 나선 것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일(현지 시각)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이 300억달러(약 33조8000억원)로 추정되는 키옥시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거래가 성사되면 올 봄에 마무리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두 회사가 함께 인수를 추진하는지, 어느 정도 협상이 진행됐는지 등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해당 업체들은 키옥시아 인수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키옥시아와 제안을 주고받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키옥시아는 일본 도시바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업부를 매각하면서 만들어진 기업이다. 당시 도시바는 원자력발전 사업에 입은 막대한 손실을 해결하기 위해 그룹내 알짜 사업으로 꼽히던 낸드플래시 사업을 처분했다. 20조원 규모의 거래는 베인캐피털이 주도했고, 도시바와 SK하이닉스 등도 참여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2.9%로 1위이고 키옥시아(19.5%), 웨스턴디지털(14.4%), SK하이닉스(11.6%), 마이크론(11.2%), 인텔(8.6%) 등의 순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가 마무리되면 5강 체제로 재편된다. 하지만 키옥시아를 웨스턴디지털이나 마이크론이 인수하면 시장 판도가 다시 한번 재편되면서 상위권 판도가 요동칠 수 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미국 회사들이 키옥시아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데에는 SK하이닉스의 인텔 인수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D램 시장처럼 완전히 한국 업체들에게 시장 주도권을 빼앗길 수 없다는 위기감이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의 키옥시아 인수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일반적으로 공급 업체가 줄어들면 공급 업체들의 영향력이 세질 수밖에 없다. 현재 전세계 자동차 공장을 멈춰 세우고, IT·가전 업체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반도체 부족 현상도 결국 공급 업체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특히 낸드플래시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도 오르고 있는 만큼 탄탄한 수익이 보장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위권 업체들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도 있다. 반도체 업계 전문가는 “D램은 아직 한국업체와 다른 나라 업체간 기술 격차가 크지만, 낸드플래시는 수개월내로 좁혀져 있다”면서 “1위를 차지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와 가격 후려치기 등 다양한 전략이 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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