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어보' 흑산도에는 짱뚱어가 살지 않는다 [★비하인드]

전형화 기자 2021. 4. 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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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자산어보'가 관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준익 감독은 "짱뚱어는 갯벌에 산다. 그런데 흑산도에는 갯벌이 없다. '자산어보' 시나리오를 감수해주신 분들이 그 점을 지적하시더라. 흑산도에는 짱뚱어가 살지 않는다고"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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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전형화 기자]
'자산어보' 흑산도에는 짱뚱어가 살지 않는다 [★비하인드]
지난달 31일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자산어보'가 관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자산어보'는 흑산도로 유배된 정약전이 젊은 어부 창대와 어류도감인 자산어보를 같이 집필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왕의 남자' '사도' '박열'의 이준익 감독이 '동주'에 이어 다시 흑백영화를 만들어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설경구가 정약전을, 변요한이 창대를, 류승룡이 정약용을 연기했다.

사극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이준익 감독처럼 사극에 정통한 사람이라면, 고증에 신경을 많이 쓰기 마련이다. 사실에 근거하고, 그 근거를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펼쳐야 한다고 믿기 때문일 터다. '자산어도' 역시 마찬가지다. 이준익 감독은 당대를 잘 살피고 그 살핌에서 지금과 맞닿는 시대상을 찾았다.

'자산어보'에 등장하는 짱뚱어는 그런 점에서 일종의 상징이다. 영화 속에서 정약전은 짱뚱어에 철목어란 한자 이름을 붙인다. 그렇게 이름 붙인 철목어 요리법을 만들어 백성들이 배고플 때 먹고살 수 있도록 한다.

이에 대해 이준익 감독은 대학에 '격물치지 성의정심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란 말이 있다며 "사물의 이치를 정확히 알고 이해하고 난 뒤에야 수신제가해서 치국평천하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 격물치지가 '자산어보'라 봤고, 수신제가가 정약용의 '목민심서'라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말이 그리 어려운 게 아니다"면서 "영화 속에서 짱뚱어가 이름이 없는데 눈이 튀어나왔다고 해서 철목어라는 이름을 부여한다. 그게 격물치지라고 생각했다. 그 도움을 당대의 지식인인 양반이 천하다 할 수 있는 어린 어부에게 받는다. 그리고 그걸 숨기지 않는다. 그렇게 이름 지은 철목어 먹는 방법을 고민해서 백성들이 배고플 때 먹고 살수 있게 한다. 그게 자산어보의 정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깊은 뜻이다.어려운 걸 쉽게 풀 수 있는 경지다.

그런데 사실 흑산도에는 짱뚱어가 살지 않는다. 실제 자산어보에는 짱뚱어가 철목어라고 설명이 있긴 하지만 정작 흑산도에는 영화처럼 짱뚱어가 살지는 않는다.

때문에 이준익 감독은 고민이 컸다. 이준익 감독은 "짱뚱어는 갯벌에 산다. 그런데 흑산도에는 갯벌이 없다. '자산어보' 시나리오를 감수해주신 분들이 그 점을 지적하시더라. 흑산도에는 짱뚱어가 살지 않는다고"라고 토로했다. 이준익 감독은 "그래서 다른 물고기로 바꾸려 노력해봤는데 결국 못 바꿨다. 관객이 그걸 쉽게 이해하는 데 짱뚱어 만한 게 없는 것 같더라"며 "고민 끝에 영화적인 허용으로 짱뚱어를 넣고 비판을 감수하자고 마음 먹었다"고 설명했다.

아마도 '자산어보'를 본 관객들 중에서 흑산도에 짱뚱어가 살지 않는다는 걸 눈치 채는 관객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사실과 다르다는 걸 감독이 알고 있고, 고민했고, 영화적 허용을 선택했고, 비판을 감수하겠다고 각오했다. 어쩌면 이것이 사극 만드는 사람의 직업 윤리일 듯 하다.

이준익 감독의 깊은 내공이 쉽고 재밌고 더러는 웃기고 마지막에는 뭉클하게 펼쳐지는 '자산어보'는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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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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