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경찰청장 최초 참석한 4·3 추념식..文대통령 "국가폭력, 더 깊이 반성"

손덕호 기자 2021. 4. 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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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장관·경찰청장 참석, 첫 걸음인 만큼 특별""군경 사죄, 4·3 희생자·유가족 포용으로 받아달라""진실규명과 명예회복, 배·보상으로 국가 책임 다하겠다"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제73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 취임 후 세 번째로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개최된 추념식에 참석해 "국가가 국가 폭력의 역사를 더욱 깊이 반성하고 성찰하겠다는 마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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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장관·경찰청장 참석, 첫 걸음인 만큼 특별"
"군경 사죄, 4·3 희생자·유가족 포용으로 받아달라"
"진실규명과 명예회복, 배·보상으로 국가 책임 다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제73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 취임 후 세 번째로 참석했다. 이날 추념식에는 국방부 장관과 경찰청장이 사상 최초로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군과 경찰의 진정성 있는 사죄의 마음을 (4·3 사건) 희생자와 유가족, 제주도민들께서 포용과 화합의 마음으로 받아달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제주 4·3 평화교육센터에서 열린 제73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을 마친 후 당시 부모와 오빠를 잃은 손민규 어르신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개최된 추념식에 참석해 "국가가 국가 폭력의 역사를 더욱 깊이 반성하고 성찰하겠다는 마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과 지난해에 이어 취임 후 세 번째로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했다. 이번 추념식에는 서욱 국방부 장관과 김창룡 경찰청장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과 경찰청장이 정부에서 주관하는 공식 추념식 참석은 사상 처음"이라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첫 걸음인 만큼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3일 오전 제주 4·3 평화교육센터에서 열린 제73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이 2년 연속으로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것에 대해 청와대는 "올 2월에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4·3 특별법)이 통과된 의의를 온 국민들과 함께 되새기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4·3 특별법은 4·3 사건 추가 진상조사 근거를 마련하고, 희생자에 대한 특별재심 규정을 신설하는 등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한 조치를 규정하고 있다. 국가가 희생자에 대한 위자료와 같은 피해 보상 기준을 마련한 등 지원책도 강구하도록 했다.

문 대통령은 "특별법 개정으로 이제 4·3은 자기 모습을 되찾게 되었다"며 "제주도민들이 겪어야 했던 참혹한 죽음과 이중 삼중으로 옭아맨 구속들이 빠짐없이 밝혀질 때, 좋은 나라를 꿈꿨던 제주도의 4·3은 비로소 제대로 된 역사의 자리를 되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3일 오전 제주 4·3 평화교육센터에서 열린 제73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4·3 사건에 대해 "완전한 독립을 꿈꾸며 분단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당시 국가 권력은 제주도민에게 '빨갱이', '폭동', '반란'의 이름을 뒤집어씌워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죽음으로 몰고 갔다"며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켰고, 군부 독재정권은 탄압과 연좌제를 동원해 피해자들이 목소리조차 낼 수 없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특별법 개정으로 1948년과 1949년 당시 군법회의로 수형인이 되었던 2530분이 일괄 재심으로 명예를 회복할 길이 열렸다"며 "정부는 한 분 한 분의 진실규명과 명예회복, 배상과 보상을 통해 국가폭력에 빼앗긴 것들을 조금이나마 돌려드리는 것으로 국가의 책임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제73회 제주4·3희생자 추념일인 3일 새벽 제주시 봉개동 4·3 평화공원 내 행방불명인 희생자 묘역에서 김영일씨가 아내 오수경씨, 처형 오은혜씨와 함께 4·3 당시 군경에 끌려가 행방불명 된 아버지 김재홍 선생과 처남 오재두 선생께 제를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추념식을 마친 뒤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4·3평화공원 위령제단으로 이동해 국방부 의장대의 지원을 받으며 4·3 영령을 추모하는 국화꽃과 제주 4·3을 상징하는 동백꽃을 헌화·분향했다. 이어 위패봉안관으로 이동해 4·3특별법 개정의 의미를 되새기는 서명식을 진행했다. 서명식 행사에는 오임종 제주4·3유족회장, 양조훈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서욱 국방부 장관, 박범계 법무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김창룡 경찰청장, 정근식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등이 참석했다.

그동안 4·3 희생자 추념식은 제목을 정하지 않았다. 이번 행사는 '제주의 봄'이 무르익었다는 의미에서 "돔박꼿이 활짝 피엇수다"라는 '제주어'로 제목을 정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추념식 현장엔 좌석 사이에 동백꽃(돔박꼿) 다발을 의자 위에 올려 놓아 '참석하지 못한 4·3 희생자 영령을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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