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는 왜 민주당보다 '박영선'에 등을 돌렸나

박제완 2021. 4. 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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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국면 이후 진보진영의 든든한 우군이었던 20대가 등을 돌렸다. 선거권 연령 18세 인하를 머뭇거렸던 보수진영이 이번에는 오히려 '생애 첫 투표' 유권자를 공략하고 20대를 유세차로 불러들였다.

4.7 재보궐 선거가 이전 선거국면들과 보이는 가장 큰 차이점은 20대의 민심이반이다. 지난 25일 매일경제-MBN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3%)에 따르면 18세 이상 20대 유권자 중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지는 34.7%,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지는 20.3%로 14.4%p차이를 보였다. 20대의 이같은 변심을 두고 민주당과 여권이 LH 사태를 겪으면서 공정에 민감한 20대의 '역린'을 건드렸고, 정당 지지율이 박 후보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많다. 박 후보도 이같은 상황을 인식해 유세현장에서 정당을 강조하기보다는 인물론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 주간 발표된 민주당의 정당지지율 추이를 보면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 25일 이후 20대의 박 후보와 오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 지지율 격차보다 크게 벌어진다. 지난 26일 YTN 의뢰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20대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31.6%, 민주당 지지율은 25.7%로 6.1%p 차이에 불과했다. 결국 당 보다는 박 후보 본인의 '자책골'이 많았다는 것이다.

20대들은 박 후보에 실망한 시점이 선거운동 첫날 편의점 "무인 점포" 발언 이후라고 입을 모은다. 공기업 입사를 준비하는 취업준비생 김모씨(27)은 "생각하는 방식 자체가 이해가 안된다"면서 "취업난에 대한 이해도가 없으니 그동안의 터무니없는 일자리정책이 나왔던거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20대는 역사적 경험이 적다"는 박 후보의 발언도 문제지만, 이같은 세대론은 선거때마다 나오는 실책인 반면, 편의점 발언의 경우 20대라는 세대 전반이 공유하고 있는 취업 이슈를 건드렸다는 것이다.

박 후보가 선거 후반전에 네거티브에 집중하는 전략을 편 것도 20대 유권자에게 실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성북구 소재 한 대학에 재학 중인 김모씨(26)는 "어차피 선거는 최선이 아닌 차악을 뽑는 것"이라면서 "박 후보가 토론때마다 네거티브만 하는 모습이 솔직히 좋게 다가온 것은 아니다"고 했다. 특히 "내곡동 의혹의 경우에는 갈수록 내용이 복잡해지다보니 나중에는 내용에 크게 관심이 가지 않더라"고 덧붙였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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