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 '지천명 아이돌'도 칭찬에 용기 얻는다 [★FULL인터뷰]

강민경 기자 2021. 4. 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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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강민경 기자]
설경구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지천명 아이돌이 첫 사극에 도전했다. 그동안 많은 작품, 캐릭터를 소화했기에 첫 사극에 도전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그동안 왜 하지 않았을까. 배우 설경구(53)의 이야기다.

'자산어보'는 흑산으로 유배된 후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설경구 분)과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변요한 분)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 '해운대',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살인자의 기억법' 등 다수의 작품에서 장르와 캐릭터를 불문하고 압도적인 열연을 펼쳤던 설경구. 그런 그가 '자산어보'를 통해 첫 사극에 도전했다. 왜 이제서야 사극에 도전하게 된 것일까.

"왠지 미루고 미루고 싶었던 것 같아요. '해야되는데, 해야되는데'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안 해'는 아니었어요. '나도 하긴 해야하는데'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사극을 하지 않았던) 구체적인 이유라기 보다는 낯선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편이라 (낯선) 그 모습이 자신 없었어요. 제안이 왔지만 거절한 후 제작, 개봉된 작품도 있어요. '저걸 꼭 할 걸 그랬다'라는 생각이 별로 안 들었고, (제게) 사극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건 아니었거든요."

설경구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모든 일에 시작은 어렵지만, 시작하고 난 이후는 쉽다. 설경구 역시 그랬다. '자산어보'를 통해 사극에 도전했으니 이제는 컬러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다.

"이번을 기회로 흑백(사극) 찍었으니 컬러로 해보면 어떻겠나 싶어요. 이준익 감독님과도 현장에서 이야기 해봤어요. '한 두 번 해보고 싶은데요'라고 이야기도 했어요. 흑백을 해봤으니까 컬러를 통해 보이는 제 모습은 어떨지 궁금해져요."

설경구는 지난 1993년 연극 '심바새매'로 데뷔했다. 어느 덧 데뷔 29년차를 맞았다. 어느 덧 데뷔 30주년을 앞두고 있지만, 사극 장르는 처음이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이유로 '자산어보'를 선택했을까.

"'소원' 때 이준익 감독님과 같이 해봤어요. 어려운 이야기였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라든지 현장에서 (감독님을 보고) 많이 느낀 게 있어요.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정말 사극을 한 번도 안 해봤어요. 기회는 있었던 것 같은데 용기가 안 났거나 미루고 미루다가 지금까지 왔어요. 이준익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어요. 또 감독님은 배우들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장점을 많이 이야기 해줘요. 제가 처음에 촬영 할 때 갓, 수염 등으로 익숙하지 않은 모습으로 나타났을 때 '잘 어울린다'고 오버해서 말을 해줬어요. 나이를 먹었지만, 칭찬이 용기를 갖게 하더라고요. 감독님이랑 해서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으로 찍었어요. 낯선 내 모습에서 점차 자유로워졌어요. (웃음)"

설경구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앞서 이준익 감독은 "영화 '소원'을 같이 했는데 그때 배우가 아닌 사람 설경구에 감동했다. 나이를 떠나서 저는 설경구를 존경한다"라며 "설경구 얼굴에서 조선의 선비상을 저는 봤다. 한국에 현존하는 배우 중에서 설경구 배우가 조선의 선비의 이미지가 얼굴에 가장 많이 내포돼 있다고 봤다"라고 설경구에 대해 칭찬한 바 있다. 그는 이준익 감독의 말에 화답했다.

"'자산어보' 제목만 듣고 '이게 뭐냐'고 했던 기억이 있어요. 두 번째 봤을 때는 마음이 깊어지는 걸 느꼈어요. 세 번째 봤을 때는 눈물이 나더라고요. 감독님한테 말씀을 드렸더니 '그런 이야기'라고 하시더라고요. 영화가 참 따뜻해요. 촬영장도 따뜻했어요. 저는 영화를 비극적으로 보지 않았고, 오히려 희망을 본 것 같아요. 감독님의 인터뷰를 몇개 봤는데, 많이 포장 해주신 거 같아요. 전체적인 분위기가 저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편안함을 준 것 같아요."

'자산어보'는 이준익 감독의 두 번째 흑백 영화다. 이준익 감독은 '동주'는 흑이 더 크고, '자산어보'는 백이 크다고 말했다. 흑백 영화에 임한 설경구는 어땠을까.

"흑백 영화이기에 미술도 최소화 했어요. 감독님께서 '관객들은 배우만 본다고,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 다 들킨다'고 하셨어요. 이런 말들로 긴장을 시켰어요. 모든 영화 촬영 현장에서 집중해서 하지만, 더 집중해서 했어요. 흑백이라는 영화를 어느 순간 잊어버리더라고요. 이런 강박에서 벗어나게 되더라고요. 초반에는 되게 궁금했었어요. 어떻게 제 모습이 보여질지 궁금해졌어요. 흑백 영화라고 해서 컬러 영화만큼 신경을 덜 들이지 않은 건 아니에요. 있는 그대로 담아낸 거라고 생각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있었는데 더 정성을 들인 것 같아요. 디테일함을 더 살렸어야 했던 현장이었어요."

설경구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설경구는 호기심 많은 학자 정약전으로 분했다. 정약전은 유배지 흑산도에서 바다 생물에 눈을 뜬 호기심 많은 학자로 성리학 사상을 고수하는 다른 양반들과 달리 열린 사상을 지닌 인물이다. 변요한은 흑산도에서 나고 자란 섬 토박이 청년 창대를 연기했다. 두 사람은 스승 같으면서도 우정을 나누는 친구의 모습을 그려냈다. 특히 브로맨스도 유발해 눈길을 끌었다. 설경구와 변요한은 2013년 개봉한 영화 '감시자들'을 통해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설경구가 이준익 감독에게 '자산어보' 속 창대로 변요한을 추천했다고.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눈이 참 좋다'고 했던 것 같아요. 그게 첫 인상이었어요. 촬영하면서는 만나지 않았어요. 지금도 눈이 참 좋다고 생각해요. 이준익 감독님한테 '변요한 어때요?'라고 했어요. (변요한이) 낯도 많이 가리고, 사람을 많이 가린다고 하더라고요. (사람들의) 눈도 못 맞춘다고 하더라고요. 저와 비슷했어요. 성격적으로 저와 비슷한 사람을 찾은 것 같아요. (저는) 같이 작업을 해야 친해져요. 저와 비슷한 친구가 변요한인 것 같아 추천했어요. 감독님이 의중에는 없으셨던 것 같았어요. '생각해볼게'라고 하시더니 변요한 씨가 하겠다고 해서 촬영까지 하게 됐어요."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을 통해 임시완과의 브로맨스로 많은 팬들을 양성했다. 일명 '불한당원'. '자산어보'에서도 변요한과 남다른 브로맨스 케미스트리를 발산한다. 브로맨스 비법에 대해 묻자 설경구는 이렇게 답했다.

"비법은 없어요. '내가 선배, 네가 후배'가 아니라 친구가 되는 것 같아요. 연식이 되다 보니까 절 어려워 하는 것 같아요. 요즘은 못 하지만, 촬영 전에 술 한잔 하지 않나. 특히 남자 배우들을 평정 시켜요. 형이라고 부르라 해요. 선배님은 안 된다고 해요. 거리부터 좁혀요. 다가가려고 하면 그 쪽에서 다가와요. 그런 선에서 만나지게 되고, 편해지는 것 같아요. 이건 선후배를 떠나서 동료 배우로 촬영 공간에서 서로 할말을 다 하면서 편해짐을 느껴요."

설경구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브로맨스는 잘 모르겠지만, 그저 감사하다고 웃은 설경구다. '감시자들' 이후 오랜만에 만난 변요한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편해지면) 촬영이 끝나고도 관계가 이어져요. 그런 게 참 좋은 것 같아요. 지금도 변요한 씨 뿐만 아니라 젊은, 어린 남자 배우들과도 잘 지내고 있어요. (변요한은) 좋은 후배라기 보다는 좋은 친구에요. 저한테 잘 맞춰 줬어요. 사랑하는 동생이자 친구에요. 지금도 꾸준히 전화 통화하고, 문자도 해요.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잘 못 보지만 자기 고민도 이야기 하고 제 이야기도 하고 아주 좋았어요. 좋은 친구 하나 사귄 것 같아요."

설경구에게 첫 사극에 도전한 '자산어보'는 어떤 의미로 남을까.

"얻은 게 없다고 할 수도 없고 (웃음) 저한테는 좋은 기억을 얻은 것 같아요. 제가 촬영하면서 촬영 현장도 그렇고, TOP3 안에 드는 것 같아요. 좋은 기억이 많이 남은 것 같아요. 가끔 생각이 날 정도로요. 첫 사극이라는 큰 의미가 있어요. 안 해봤던 것에 대한 도전이라고 거창하게 말할 건 없지만, 해봤다는 것과 한 번 더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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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경 기자 light3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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