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오른 거야? 떨어진거야?..정부의 황당한 통계

한 시민이 서울 아파트 밀집 지역을 바라보며 통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의 부동산 통계기관인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에서 하루 차이로 내놓은 집값 통계 자료를 두고 강남 아파트값이 오른 것이냐 내린 것이냐는 혼선이 일었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3월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은 지난 1일 발표된 전국주택가격동향 자료에서 올해 2월보다 0.46% 상승한 것으로 나왔지만, 2일 공개된 시계열 자료에서는 평균 매매가격이 2월보다 846만원 낮은 17억6016만원으로 기록됐다.

매매가격 통계가 공개되자 '강남구 아파트값이 10개월 만에 하락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이런 혼란은 가중됐다. 이에 대해 한국부동산원은 강남구의 매맷값이 지난달에도 올랐다며, 매매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통계가 나온 것은 표본 주택 교체 과정에서 생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은 매년 통계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조사 표본을 늘리거나 조정하고 있다. 올해도 연초에 월간 조사 표본을 2만8360가구에서 2만9110가구로 2.6% 확대하고 민감도가 큰 주간조사 표본은 9400가구에서 1만3720가구로 46% 늘렸다.

한국부동산원은 3월에도 강남구에 대한 수시 표본 조정을 진행했다. 강남구에 있는 표본 아파트 1곳이 재건축을 위해 철거돼 새 표본을 선정했는데, 이 과정에서 강남구 평균 아파트값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부동산원은 "기존 표본 주택의 멸실로 새 표본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단지 연령과 규모는 기존과 비슷하지만, 가격 격차가 나는 아파트를 새로 선정하면서 평균가격이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은 지난달 강남구 아파트값이 전월 대비 상승폭을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0.46% 올라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한국부동산원은 시계열 통계에 대해서는 "평균가격은 시계열에 따라 분석하기보다 해당 시점의 가격을 파악하는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부연했다.

언론에 배포하는 월간조사 보도자료에도 한국부동산원은 "월간 시계열로 제공하는 평균가격과 중위가격은 표본구성과 재고량 변화에 따른 가중치 조정 등으로 변동이 발생해 특정 지역의 가격 변동률 산정에 활용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시계열 통계에는 특정 시기의 표본 교체 등 자세한 설명이 없어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