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모으는 '재미', 혹은 '의미'

양성희 기자 2021. 4. 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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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가족]짠금리 시대에 뜨는 예·적금

[편집자주] 머니가족은 나머니씨 가족이 일상생활에서 좌충우돌 겪을 수 있는 경제이야기를 알기 쉽게 전하기 위해 탄생한 캐릭터입니다. 머니가족은 50대 가장 나머니씨(55세)와 알뜰주부 대표격인 아내 오알뜰씨(52세), 30대 직장인 장녀 나신상씨(30세), 취업준비생인 아들 나정보씨(27세)입니다. 그리고 나씨의 어머니 엄청나씨(78세)와 미혼인 막내 동생 나신용씨(41세)도 함께 삽니다. 머니가족은 급변하는 금융시장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올바른 상식을 전해주는 것은 물론 재테크방법, 주의사항 등 재미있는 금융생활을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 나신상씨는 적금을 부으려고 은행을 방문했다가 ‘짠금리’에 놀라 발길을 돌렸다. 2%대 금리를 당연하게 받는 시대가 지난 줄은 알았지만 1%대도 받기 어려운 게 현실이었다. 집에 돌아와 이 은행, 저 은행 상품을 검색해봤는데 금리로 튀는 상품은 특별히 없었다. 대신 ‘돈 모으는 재미나 의미’를 찾을 만한 몇몇 상품들이 보여 그 중 하나를 고르기로 했다.

나씨처럼 모든 일에 재미를 추구하는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를 겨냥해 ‘금리 대신 재미’를 앞세운 예·적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돈도 모으고 좋은 일에 동참하는 ‘착한 상품’도 인기다. 상품 성격에 맞게 돈을 굴리는 만큼 금리를 조금 더 받기도 한다.

금리 혜택만으로 고객을 잡을 수 없는 은행들은 ‘미래 고객’인 MZ세대를 유입하기 위해 이색 상품 개발에 애쓴다. 제로 금리 시대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은행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수신금리는 연 0.85%로 전월보다 0.02%포인트 떨어졌다.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금리는 각각 0.83%, 1.16% 수준이다. 1년 전만 해도 각각 1.41%, 2.91%였는데 앞자리가 달라졌다.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돌아온 야구 시즌, 내가 응원하는 팀이 이기면 우대금리가?
돈 모으는 재미는 취미와 맞닿을 때 극대화된다. 야구 팬들을 들썩이게 하는 프로야구 예·적금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완판(매진) 기록을 세운 신한은행 프로야구 예·적금은 올해도 돌아왔다. 신한은행이 2018년 한국 프로야구 KBO리그의 타이틀 스폰서가 된 이후 올해가 네 번째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응원하는 팀을 선택하고 해당 구단이 우승할 경우 우대금리를 받는 상품이다. 야구 시즌 내내 짜릿함을 경험할 수 있다.

‘2021 신한 프로야구 적금’은 월 1000원부터 50만원까지 적립하는 상품으로 기본이자는 연 1%지만 우대금리 1.4%포인트가 주어질 경우 최고 연 2.4%의 금리를 받게 된다. 상품 이름은 응원하는 구단에 따라 정할 수 있어 재미를 더한다. ‘2021 신한 NC다이노스 적금’, ‘2021 신한 두산베어스 적금’ 등으로 이름이 붙는다. ‘2021 신한 프로야구 정기예금’은 300만원부터 최고 1억원까지 가입 가능하다. 선택한 구단이 우승하면 연 0.15%포인트의 우대금리가 더해져 최고 연 1.05%의 금리를 받는 상품이다. 올해부터는 응원팀이 이길 때마다 승리 알림을 받고 매경기 최대 1000 마이신한포인트를 챙기는 ‘위닝 캘린더’도 생겼다.

지방은행들도 해당 지역에 연고를 둔 구단의 선전을 기원하며 야구 상품을 앞다퉈 내놨다. 해당 팀의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가 정해진다. BNK부산은행은 롯데자이언츠 시즌 성적에 따라 최대 0.3%포인트의 우대이율을 지급하는 ‘부산은행 가을야구 정기예·적금’을 출시했다. 2007년부터 15년째 판매되는 부산은행의 대표 상품이다. 판매액의 일부는 유소년 야구발전을 위한 후원금에 쓰인다.

BNK경남은행도 NC다이노스가 거둔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주는 ‘2021 BNK야구사랑정기예금’을 내놨다. NC다이노스가 포스트시즌(준플레이오프 이상)에 진출하면 가입 고객 모두에게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우승할 경우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추가로 지급한다. 정규시즌 10연승, 소속 선수의 개인 순위 등에 따라 우대금리 혜택을 추가로 마련해 최고 연 2.1%의 금리를 기대할 수 있다.

야구 예·적금은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모아왔다. 광주은행이 기아타이거즈의 우승을 기원하며 내놓은 상품은 지난해 출시한 지 2개월 만에 가입 1만좌를 돌파하고 3개월 만에 판매한도 2000억원을 모두 소진했다. 2018년엔 예·적금을 합쳐 1만2770건이 나갔는데 2년 만인 지난해엔 2만3786건의 판매 성과를 올렸다. 올해도 지역민과 재미를 나누고자 송종욱 광주은행장이 1호 가입자를 자처하며 홍보에 나섰다.
의식 있는 소비자라면…돈도 모으고 좋은 일도 하는 '일석이조' 예·적금
친환경 활동에 기여하고 금리도 더 받는 ‘착한 상품’도 인기다. KB국민은행의 ‘KB맑은바다적금’이 대표적이다. 종이통장을 발행하지 않는 등 친환경 활동에 동참하면 우대금리 혜택을 받는다. 가입 건수당 기부금을 조성해 해양 정화 활동에 쓰기도 했다. 돈도 모으고 좋은 일도 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낳았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KB맑은바다적금’ 등 친환경 상품으로 기부금을 모아 세계자연기금(WWF)에 3억원을 전달했다.

Sh수협은행의 ‘Sh해양플라스틱 제로 예·적금’은 10만 고객의 선택을 받았다. ‘착한금융상품’으로 입소문 난 결과다. 판매금액의 일부는 해양 플라스틱 저감 활동에 쓰인다. 금리 혜택도 쏠쏠하다. 적금의 경우 가입기간이 3년이라면 최고 연 2.6%의 금리를, 예금의 경우 1년 기준 최고 연 1.25%의 금리를 각각 받는다.

신한은행은 종이 사용을 줄이고자 나무통장을 만들었는데 친환경 활동을 알리기 위해 연말까지 캠페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나는 종이통장을 발급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나(는) 無(무)통장’으로 이름을 정했다. 나무통장을 개설한 고객은 신한은행 모바일뱅킹 쏠(SOL)에 접속하면 ‘지구를 구하신 분’이란 그린배지를 부여받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펭수 같은 인기 캐릭터, ‘유미의 세포들’ 같은 인기 웹툰 등과 콜라보레이션(협업) 예·적금을 기획하기도 하면서 MZ세대를 유입시키려 한다”며 “금리로 승부 볼 수 없고 예전 같은 특판 이벤트도 벌이기 어렵기에 저금리 시대 해법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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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희 기자 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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