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에릭오 감독 "픽사에서 보낸 6년, 값진 인생의 경험"
"난 예술가, 애니메이션은 종합예술"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에릭오는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도리를 찾아서’ ‘인사이드 아웃’에 직접 참여했고, 한국인 최초로 세계 최고의 애니메이션 시상식인 ‘안시’의 TV 시리즈 부문 최고상인 ‘크리스탈’을 수상한 애니메이션 감독이다.
그는 많은 애니메이터들이 꿈꾸는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퇴사한 이유를 묻자 “픽사에 입사하기 전부터 제가 개인적으로 만들고 싶었던 작품이나 다양한 표현 방식에 대한 고민은 갖고 있었다. 픽사에서 보낸 6년 반의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인생의 경험이다. 아티스트로서 많은 성장이 있었고, 인간적으로도 많은 것을 배웠던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하지만 제 이야기를 오롯이 할 수 있는 기회가 언젠가 찾아온다면 언제든 도전을 할 것이라는 마음가짐은 늘 속으로 갖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적당한 시점에 퇴사를 결심했고, 쉽지 않은 여정이지만 즐겁게 작품 활동을 하며 제 색을 찾아가는 중이다. 픽사가 가장 그리운 부분은 사람들이긴 하다. 매일 동고동락했던 동료들을 멀리서 서로 응원하는 입장이 된 것이 아쉽지만, 그렇게 각자 또 성장해 나가는 것이 모두 과정의 일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고 덧붙였다.
에릭오 감독은 애니메이션의 매력으로 “자유도”를 꼽았다. 그는 “애니메이션은 회화와 영화 문법 그 사이 어디엔가 놓여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느 쪽에 가까워지느냐에 따라 다양한 형식을 취할 수 있는 것이 좋은 특성 같다. 영화 쪽으로 가면, 픽사나 디즈니 애니메이션 같은 애니메이션 영화가 되는 것이고, 회화 쪽으로 가까워지면 예술성이 짙은 실험 영화가 될 수도 있다. 그 사이에서 다양한 표현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애니메이션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평소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을까. 그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얻는 편”이라며 “살면서 삶 속에서 느끼는 크고 작은 다양한 감정들 그 자체가 주로 작품의 원천이 되는 것 같다. 그것이 아주 일상의,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올 수도 있고, 뉴스를 보다가 올 수도 있고, 그 어떤 것일 수도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저에게 작품을 만드는 행위란 제 감정과 생각을 담는 일기를 쓰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이야기했다.
무엇보다 에릭오 감독은 애니메이션 안에 담긴 ‘메시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기술적인 부분도 무척 좋아하지만, 그래도 역시 작품이 담고 있는 메시지와 아이디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이, 한편의 멋진 애니메이션이 결국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느냐가 관객들로 하여금 위안과 감동 혹은 공감대를 받을 수 있는지 결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SNS 프로필에 스스로를 ‘예술가’로 정의한 에릭오는 앞으로도 다양한 표현 방식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그는 “제가 주로 다루는 매체는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감독 혹은 애니메이터로 비추어질 수도 있지만, 사실 저는 그림도 그리고, 영상도 만들고, VR도 다루고, 다양한 매체와 이야기를 다루는 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주제와 형식에 있어서, 벽을 허물고, 다양한 표현 방식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유로운 아티스트의 행보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릭오 감독은 더 많은 사람이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라며, ‘오페라’ 이후 차기작 ‘NAMOO’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그는 “‘오페라’ 완성 직후, 제 첫 VR작품 제작에 들어가 올해 초 완성하여 선댄스에서 첫 시사회를 가졌다. 작품의 제목은 ‘NAMOO(나무)’로 한글 그대로 표기했다.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떠나보내면서 생각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매우 개인적인 작품이다. ‘나무’ 역시 천천히 관객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열일을 예고했다.
“애니메이션은 모든 접근방식이 접목된 총체적인 종합 예술입니다. 관객분들께서 가장 익숙하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나 지브리 애니메이션 그 이상으로 큰 개념이고, 그것을 이해할 때, 더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폭이 더 넓어질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앞으로도 더 다양한 작품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skyb184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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