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급 줄사퇴' 6조원 굴리는 한국벤처투자 전문인력 '엑소더스'

이민하 기자 2021. 4. 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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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조원에 달하는 모태펀드를 운용하는 한국벤처투자의 전문인력들이 잇따라 회사를 떠나 벤처캐피탈(VC) 등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한국벤처투자의 팀장급 전문인력이 연이어 빠져나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업계관계자는 "그동안 한국벤처투자는 국내 벤처투자 생태계의 '마중물' 역할을 하면서 시장 성장을 주도해왔다"면서 "독립성·자율성을 갖춘 민간 VC들이 자리잡는 동안 정작 내부 근무처우나 자율성은 크게 달라지지 않으면서 인력 이탈로 이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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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벤처투자 서초동 본사

6조원에 달하는 모태펀드를 운용하는 한국벤처투자의 전문인력들이 잇따라 회사를 떠나 벤처캐피탈(VC) 등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인력이탈 현상은 벤처투자부터 운영·관리부서까지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조직 운영은 물론 모태펀드 운용에도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투자 총괄부터 내부살림 '베테랑' 모두 사직서 제출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벤처투자에서는 최근 7개월 새 팀장급 전문인력 3명이 줄줄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한국벤처투자의 팀장급 전문인력이 연이어 빠져나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영지원실 재무회계 업무를 총괄하는 봉원오 팀장은 이달 중 신한벤처투자(옛 네오플럭스)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봉 팀장은 운영·관리 부문 베테랑으로 알려져 있다. 재무회계팀장은 운용수익 관리, 본계정 감사 등 내부살림을 전담하는 자리다. 지난해 기준 한국벤처투자의 모태펀드 운용수익 등 영업수익은 291억원에 달한다.

지난달에는 김문선 벤처투자본부 투자기획팀장이 사직서를 냈다. 김 팀장은 투자실무를 총괄하는 '1본부 팀장'으로, 내부에서는 차기 본부장 후보군에 빠지지 않고 거론됐던 인물이다. 이 때문에 내부 직원들의 '충격'은 적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글로벌 업체나 대형 VC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지찬 운용본부팀장과 엄민우 기획관리팀장은 연이어 포스코기술투자로 자리를 옮겼다. 이 팀장은 올해 2월 위벤처스로 다시 이직했다. 10년차 미만 팀원급에서도 이직자가 나오고 있다. 글로벌투자팀 내 대리급 심사역은 최근 국내 완성차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사내벤처 투자운영팀으로 옮겼다.
VC업계 모태펀드 출신 인력 스카우트 경쟁
업계에서는 한국벤처투자에 대한 인력 유출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의 벤처투자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최대 자금 집행기관인 한국벤처투자의 내부 의사결정 구조를 잘 아는 인력에 대한 업계 수요가 높아서다. 현재 모태펀드에서 출자받아 결성된 벤처투자펀드는 20조원 규모다. 지난해에만 6조60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가 신규 결성됐다.

국내 한 VC 대표는 "모태펀드 출자사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미묘한 부분에서 사업 당락이 결정될 수 있기 때문에 모태펀드 내부 사정에 좀 더 밝은 인력들이 필요해졌다"며 "단순히 인맥뿐 아니라 여러 변수들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상위 VC들뿐 아니라 중하위권 투자사들 사이에서도 영입 경쟁이 치열하다"고 덧붙였다.

추가적인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해 성과보수체계 등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업계관계자는 "그동안 한국벤처투자는 국내 벤처투자 생태계의 '마중물' 역할을 하면서 시장 성장을 주도해왔다"면서 "독립성·자율성을 갖춘 민간 VC들이 자리잡는 동안 정작 내부 근무처우나 자율성은 크게 달라지지 않으면서 인력 이탈로 이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벤처투자 내부에서도 전문성을 갖춘 인력들의 연이은 이탈로 고민이 커지는 상황이다. 벌써부터 모태펀드 운용기관으로 전문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생긴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벤처투자 임원은 "민간 업계에서는 수억원대 연봉을 받는 심사역들이 나오고 있는데 내부 조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클 수 밖에 없다"며 "적어도 전문인력들의 보수 체계와 복리후생 부분은 위상에 걸맞게 재정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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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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