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초 만난 한국산 배터리 운명은?

이한듬·권가림 기자 2021. 4. 3. 05: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머니S리포트] 전기차 수요 증가 여파로 주요 원료 가격 폭등
한국산 전기차배터리 전략에 차질이 생겼다. / 사진=이미지투데이



폭스바겐發 배터리 충격, 수세 몰린 K-배터리



“2023년부터 각형 배터리를 도입해 2030년엔 전체 전기차 모델의 80%에 탑재하겠다.” 올해 3월15일 진행된 폭스바겐 ‘파워데이’는 전 세계 배터리시장을 놀라게 했다. 골자는 폭스바겐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공급하는 파우치형 배터리가 아닌 CATL 등 중국 배터리 업계가 주력하는 각형 배터리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단 각형 외 나머지 20% 물량에 대해선 원통형과 파우치형의 사용 가능성을 열어뒀다.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연간 240GWh(기가와트시·배터리 용량 단위) 규모의 각형 배터리 생산 공장을 스웨덴과 독일 등 유럽 내에 6개 지어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고도 선언했다.

◆‘파우치형’ 주력 국내업체 발등의 불

폭스바겐의 배터리 전략이 공개되자 국내 배터리업계는 당황한 눈치다. 폭스바겐은 자체 전기차 배터리 플랫폼인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MEB)을 순수 전기차 ‘ID3’와 ‘ID4’ 모델에 적용했고 여기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들어간다. 내년부터 미국에서 생산되는 폭스바겐 전기차도 SK이노베이션 조지아 공장서 생산된 배터리가 탑재된다.

두 회사는 폭스바겐의 수년치 물량을 확보한 상태지만 이후 수주 가능성은 낮아졌다. 배터리업계와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신규발주 물량은 1400GWh에 달할 전망이다. 이 중 폭스바겐그룹(폭스바겐·아우디·포르쉐 등)의 발주 물량은 400GWh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으로선 29%의 폭스바겐 잠재 수주 물량을 잃은 셈이다.

특히 미국 조지아주에 11.7GWh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는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선 더욱 힘 빠지는 소식이다. 파우치형 배터리만을 생산하는 SK이노베이션은 폭스바겐 배터리 공급을 위해 미국 내 1공장에 이어 2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10년간 미국 내 배터리 수입이 금지될 위기에도 놓인 상황인데 폭스바겐의 노선 변경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기아자동차 ▲다임러 ▲포드 등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2위인 GM과 르노 및 현대차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 데다 원통형 배터리도 생산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슈퍼 발주처’를 놓쳤단 점에선 “타격은 타격”이라고 입을 모았다. 폭스바겐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38만대로 테슬라 44만대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 파우치형 배터리. / 사진=LG에너지솔루션
◆공장 신설보단 20% 물량 겨냥

다만 양사는 각형 배터리 공장 설립에 대해선 신중을 기하는 모양새다. 우선 폭스바겐 각형 전환의 직접적인 영향을 체감하기엔 수년의 시간이 걸린다. LG에너지솔루션은 MEB 수주 계약에 따라 향후 4~5년 동안 폭스바겐에 물량을 더 공급해야 한다.

SK이노베이션은 2022년부터 1년 동안 물량을 공급하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폭스바겐은 한꺼번에 각형 배터리 비중을 늘리는 게 아니라 점차 늘려나갈 것”이라며 “기존 수주 물량을 공급하며 각형 공장 증설에 대해 고민해봐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각형 배터리와 파우치 배터리는 생산공정이 달라 공장 설립에 최소 2~3년이 걸린다. 지금 각형 배터리 공장을 착공하더라도 빠르면 폭스바겐이 각형 배터리 생산을 선언한 2023년에야 가동을 할 수 있다. 업계는 폭스바겐 각형 배터리의 초기 물량을 스웨덴 배터리제조사 노스볼트가 우선 가져갈 것으로 보고 있다.

노스볼트는 폭스바겐이 자체 투자하고 있는 곳으로 중대형 각형과 소형 원통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두 회사는 2023년 양산을 목표로 독일에 연간 16GWh 규모의 합작 공장을 세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중국·헝가리 등에 이미 증설 투자를 진행한 점도 신규 각형 공장 설립에 섣불리 나서지 못하는 이유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당장 공장 증설에 나서도 초기 물량 수주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향후 수주를 고려하면 증설에 나설 수도 있지만 배터리 분쟁과 투자 상황 등을 고려하면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는 폭스바겐이 열어둔 나머지 20% 물량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고 봤다. LG와 SK 측 관계자는 “폭스바겐은 원통형 배터리 탑재 기술력이 없어 각형을 제외한 물량은 파우치형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며 “폭스바겐은 가격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절대 단일 벤더로 가지 않기 때문에 나머지 물량 수주를 노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각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는 삼성SDI는 표정 관리를 하고 있다. 삼성SDI는 현재 폭스바겐에도 일부 물량을 납품하고 있다. 삼성SDI가 올해 1조원을 투자한 헝가리 괴드 공장의 중대형 각형 배터리 생산라인 4기 증설이 끝나면 각형 배터리 생산능력은 기존 30GWh에서 50GWh로 확대된다.

이는 연간 전기차 100만대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각형 전기차 배터리를 주력 생산하고 있다”며 “폭스바겐이 각형 배터리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반사이익 가능성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셀 연구원이 파우치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배터리 내재화 시대 고부가만이 살길

폭스바겐의 이번 선언을 계기로 국내 배터리업계가 성능과 품질 개발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폭스바겐의 각형 배터리로의 전환 속엔 중국 배터리사와의 경쟁구도가 있다. 폭스바겐 매출의 40%는 중국에서 발생한다.

폭스바겐은 중국 5위 배터리 업체인 궈시안 지분 26%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8위 궈시안은 각형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1위인 중국 CATL과 4위 BYD의 주력 제품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폭스바겐이 짓겠다고 한 6개 공장이 노스볼트뿐 아니라 중국 업체와 합작해 건설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배터리업체의 입맛에 맞추지 않으면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차별하거나 없앨 수 있다”며 “현지 업체와의 협력 강화 움직임을 보일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업계엔 저렴한 중국산 배터리보다 탁월한 성능과 효율을 갖춘 배터리 개발이 과제가 됐다. 중국 배터리업체의 영토 확대와 함께 배터리의 내재화를 선언하는 완성차업체가 늘어나면 국내 배터리업계의 경쟁력이 점점 뒤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완성차업체의 배터리 내재화는 예견된 일이었지만 국내 배터리업계는 준비하지 않고 있었다”며 “한국은 중국·일본·유럽에 비해 기술력이 크게 앞선 상황이 아니다. 각 기업이 구조조정과 배터리 생산 로드맵 재정비 등을 통해 배터리 대전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가림 기자 hidden@mt.co.kr

콩고민주공화국 남부 랄라바 주 수도 콜웨지 외곽의 코발트 채굴현장. / 사진=로이터


요동치는 코발트·리튬 값… 배터리 '원료 확보' 전쟁



전기자동차 시대의 개막으로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주요 원료의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통상적으로 배터리 업체는 소재 업체와 장기 공급 계약을 맺기 때문에 단기적인 원재료 가격 상승이 배터리 제조 가격 등에 당장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하지만 가격 상승세가 장기화할 경우 수급 차질이나 원가 경쟁력 하락 등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업체는 재료 가격의 흐름을 예의 주시하면서 원료 확보에 공을 쏟는 모양새다.

◆올 들어 원재료 가격 ‘껑충’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가격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40%가량으로 추정된다. 전기차 배터리는 크게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등 4가지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양극재는 배터리의 용량과 전압을 결정하는 핵심 재료로 원가 비중이 40%에 달한다. 양극재는 리튬·니켈·코발트·망간 등 희귀금속으로 구성되는데 최근 해당 광물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된 리튬 가격은 지난 22일 기준 1㎏당 84위안(약 1만4562원)으로 3개월 전 1㎏당 44.5위안(약 7716원) 대비 88.7%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발트 가격 역시 1톤당 3만2000달러(약 3611만원)에서 5만2745달러(약 5952만원)로 3개월 새 60% 이상 치솟았다.

주요 광물의 가격 상승세는 전년 평균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리튬은 지난해 평균가격인 1㎏당 37.3위안(약 6465원) 대비 125.2%나 폭등했고 코발트는 1톤당 3만1419달러(약 3543만원) 대비 67.88% 뛰어올랐다. 배터리 양극재에서 함량이 가장 높은 니켈 가격 역시 전년 평균 1톤당 1만3789달러(약 1555만원)에서 지난 22일 기준 1만6425달러(약1852만원)로 19.1% 급등했다.

잇단 주요 원료 가격 상승은 배터리 제조원가에 당장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국내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국내 배터리 업체는 소재 업체와 수년에 걸쳐 원재료 장기 공급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가격 상승과는 관계없이 계약 당시 정한 가격으로 원료를 조달할 수 있다”며 “올 들어 원재료값이 올랐다고 해도 과거 계약에는 변동이 없기 때문에 업체의 가격 경쟁력 등에 즉시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상승세가 장기화할 경우는 문제가 생긴다. 새롭게 공급 계약을 맺어야 할 상황에서 광물가격이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면 높은 가격에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 이 경우 배터리 제조 원가가 상승해 전기차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제조사는 완성차 업체 계약 시 배터리 원재료와 제품 판매가격이 연동되도록 계약을 맺기 때문에 소재가 상승세가 장기화할 경우 판매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원료 안정적 수급 관건

국내 배터리 제조사는 안정적으로 소재를 공급받기 위해 장기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부터 2029년까지 8년 동안 세계 2위 리튬 생산업체인 칠레 SQM으로부터 약 5만5000톤의 탄산리튬을 공급받기로 했으며 인도네시아 광산업체인 안탐과 니켈 광산 합작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0월엔 호주 퓨어미네랄즈로부터 니켈과 코발트를 2년간 공급받는 내용의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11월 호주 QPM의 TECH 프로젝트를 통해 3~5년간 연간 6000톤의 니켈을 공급받기로 계약했다. 이외에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세계 1위 코발트 생산 회사인 스위스의 글렌코어와 2020~2025년 6년간 코발트 약 3만톤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중국 리튬 생산업체 톈치리튬의 자회사 톈치리튬퀴나나(TLK)와 2024년까지 약 5만톤의 수산화리튬 공급 계약을 맺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경우 폐배터리에서 니켈·코발트·망간 등 핵심물질을 고순도로 추출해 재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폐배터리 재활용은 환경이익 증진과 더불어 원재료의 안정적 수급이라는 목표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효율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하지만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장기적으로는 해외 주요국가처럼 정부 차원에서 글로벌 자원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경우 2005년부터 남미와 아프리카에 각각 1449억달러와 2720억달러를 투자해 리튬과 코발트 등 소재 확보를 위한 자원외교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 역시 2009년 ‘희소금속 확보를 위한 4대 전략’을 수립하고 종합상사의 해외 광산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해 ‘전기차 시장 글로벌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국은 리튬과 코발트 자급률이 0% 수준일 정도로 배터리 원재료 대부분을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전기차 핵심 원재료 자원개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2013대한민국 에너지 대전을 찾은 참관객들이 삼성SDI 전고체 베터리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뉴스1


'꿈의 전지' 전고체배터리 개발 어디까지 왔나



전기차 시대에 속도가 붙으면서 리튬이온 배터리 다음으로 전고체 배터리가 차세대 배터리 시장의 주요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보다 수명과 안전 등 부분에서 우월하다.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되면 전기차 시장은 주행거리 증가와 가격 하락 등으로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미국·유럽도 일찌감치 개발에 뛰어들었다. 국내 배터리업계가 게임체인저가 되기 위해선 경제성·양산성·인력 확보에 시간을 쏟아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더 오래, 더 빠르게, 더 안전하게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과도한 열·압력·충격을 받으면 액체 전해질이 흘러내려 폭발 위험이 발생한다.

반면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면 내부에 인화성 액체가 없어 폭발 위험이 줄어든다. 내부에 분리막도 없다. 고체 전해질이 분리막 역할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대신 배터리 용량을 늘릴 수 있는 활물질을 채운다. 수명이 늘어나면서도 배터리 크기를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배경이다. 배터리를 얇게 만들어 구부릴 수도 있다. 이런 특성은 자율주행차 등 많은 전력량을 요구하는 미래 모빌리티에도 적합하다. 전기차에 전고체 배터리를 장착하면 1회 충전으로 800㎞ 이상 주행할 수 있다.

배터리 용량은 주행거리와 직결돼 전기차의 경쟁력으로도 꼽힌다. 현재 운행 중인 전기차의 평균 주행거리는 약 400㎞다. 리튬이온 배터리 개수를 늘려 용량을 늘릴 수 있지만 이는 공간 효율성을 낮추고 전기차 가격을 올린다.

◆생산 공정·소재 확보 미비

전고체 배터리는 아직 개발 단계다. 고체 전해질은 액체 전해질보다 리튬이온의 이동 속도가 느려 배터리 출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낮은 이온 전도도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고체 전해질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성능 차이는 여전한 상황이다.

유지상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은 “전해질이 액체에서 고체로 변화하는 만큼 전체 프로세스를 바꿔야 한다”며 “고체 전해질에 대한 생산공정도 전혀 확보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제성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현재는 전고체 배터리의 소재 후보군으로 ▲황화물 ▲산화물 ▲고분자 3종이 발굴됐다. 이 중 황화물은 이온전도도가 높아 유력 소재로 꼽힌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 연구에서도 성분이 비슷한 저가의 소재를 사용하는 실정이다.

업계에선 리튬이온 배터리 밀도를 이길 만한 수준의 고체 전해질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고 플랫폼 표준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한계점을 넘어야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상민 한국전기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은 “황화물로 전지를 만들면 기존 배터리에 비해 가격이 20배로 뛸 것”이라며 “과거보다 개발은 진척됐지만 아직 업계 모두 공감할 만한 플랫폼 표준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2030년 상용화 두고 한국·일본·유럽 ‘개발 경쟁’

전문가들과 국내 배터리업계는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시기를 2027~2030년으로 점치고 있다. 삼성SDI는 자체 개발 프로젝트 외에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및 일본연구소와 협력해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1회 충전으로 주행거리 800㎞에 1000회 이상 충·방전이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연구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2028년까지 현대차와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도 장기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다. 현재 요소기술 개발 단계이며 상용화는 2027년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리튬 메탈 형태의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이 배터리는 에너지밀도를 1000Wh/L(와트시/리터, 배터리 용량 단위) 이상으로 크게 높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는 800Wh/L가 한계다. LG에너지솔루션도 2028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의 기술개발 추격도 거세다. 시장조사기관 테크노시스템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리튬이온 배터리의 점유율은 ▲중국 39% ▲한국 26% ▲일본 23%로 집계됐다.

유럽 특허청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 관련 국제 특허의 국가별 비중은 일본이 54%로 1위이며 뒤이어 ▲미국(18%) ▲한국(12%) 등 순이다. 일본 토요타를 비롯한 기업이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차세대 배터리 전쟁에서 선두에 서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이다.

일본 토요타는 올해 내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시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양산은 2025년 계획이다. 이 밖에 ▲무라타 ▲히타치 ▲교세라 ▲도레이 ▲스미토모화학 등 일본 소재업체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나섰다. 독일 폭스바겐은 미국의 퀀텀스케이프와, BMW는 솔리드파워와 각각 손잡고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2025~2026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리튬이온 배터리 연구가 시작된 지 100년이 지났지만 이제야 전기차에 적용하고 있다”며 “전고체 배터리는 패러다임의 전환인 만큼 신속한 양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 안정성과 확실한 수익이 담보되기 전까진 리튬인산철 배터리나 니켈 함량을 높인 MCN 배터리 등이 고가의 차량을 중심으로 서서히 퍼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가림 기자 hidden@mt.co.kr

[머니S 주요뉴스]
팔등신 미녀… 한소희, 초밀착 원피스 "어때?"
"우리가 몰랐던 볼륨몸매"… 유리, 이럴수가…
아이린, 늘씬한 몸매… "군살 1도 없네"
박수홍 조카?… "고작 아파트 한 채? 그거 가지고…"
다비치, 침대 위에 엎드린 채… "묘한 분위기"
"조두순 부부 마트 방문 사진?… 내 장인·장모야"
'이혼' 임상아 "전 남편 재혼, 딸 양육비는 반반"
임영웅 vs 이석훈 데스매치… "목소리 결이 달라"
제니, 샤넬북 표지모델 선정… 세계에서 단 3명
[★화보] '원빈♥' 이나영, 청량한 여름 코디 제안

이한듬·권가림 기자 mumford@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