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반도체 패권전쟁 '스타트'.. 긴장하는 국내 기업들

안하늘 2021. 4. 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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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반도체 업계에 발발한 패권 전쟁이 갈수록 불을 뿜고 있다.

반도체 업계의 판도 변화를 주도하고 나선 곳은 미국이다.

미 백악관의 움직임은 최근 들어 급격하게 위축된 미국 반도체 업계의 존재감에서 비롯됐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달리 미국은 이미 세계 최고의 반도체 제조 장비 기술력을 보유한 만큼 정부의 전폭적 지원에 따라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면서 "발생할 수 있는 글로벌 공급 사슬 변화 등의 사안을 검토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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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자국 내 반도체 산업 육성 500억 달러 투입
인텔 파운드리 재진출, 마이크론은 日 기업 인수 추진
국내 기업들 "미국은 중국과는 달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월 31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가진 연설에서 2조 달러(약 2,260조 원) 규모의 초대형 인프라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반도체 업계에 발발한 패권 전쟁이 갈수록 불을 뿜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천문학적인 투자와 더불어 굵직굵직한 인수·합병(M&A)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새판짜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비롯한 국내 반도체 업계도 달라질 판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도체 업계의 판도 변화를 주도하고 나선 곳은 미국이다. 중심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있다. 최근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 생산까지 중단되자, 바이든 대통령은 직접 시장 상황 점검과 함께 중·장기 투자 계획까지 공개하면서 자국 내 반도체 산업 육성 의지를 드러냈다.

2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12일 바이든 대통령의 국가 안보 및 경제 보좌관들은 삼성전자, 제너럴모터스 등 반도체·자동차 기업들과 만나 반도체 칩 품귀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 지원 나서자 기업들이 화답

미 백악관의 움직임은 최근 들어 급격하게 위축된 미국 반도체 업계의 존재감에서 비롯됐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반도체 제조에서 미국의 점유율은 1990년 37%에서 현재 12% 수준으로 급락했다. 반도체의 양대 축인 시스템반도체 생산은 대만 기업이 장악했고, 메모리반도체는 한국이 가져갔다. 여기에 중국까지 반도체 패권에 도전하고 나선 상태다. '산업의 쌀'로 알려진 반도체의 중요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사회에 진입하면서 더 커졌다.

이에 다급해진 미 정부는 자국 내 반도체 산업 육성에 500억 달러(약 56조5,000억원) 이상의 대대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2024년까지 미국에 투자할 경우 투자비의 40%를 세액공제로 돌려주겠다는 혜택도 제시했다.

미국 내 기업들도 화답하고 나섰다. 지난달 24일 인텔은 3년 만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발표했다. 여기에 미국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웨스턴 디지털도 각각 일본의 메모리 반도체 업체 키옥시아(구 도시바) 인수에 착수했다. 낸드플래시 반도체 2위 업체인 키옥시아가 미국 기업에 흡수될 경우 한국과 미국 업체 간의 2파전으로 시장은 재편된다.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낸드 시장의 점유율은 삼성전자(33%), 키옥시아(20%), 웨스턴디지털(14%), SK하이닉스(12%), 마이크론(11%), 인텔(9%) 등의 순이었다.

시각물_지난해 국가별 반도체 생산력 점유율

국내 업체 단기적으론 호재지만 중대한 '변수' 등장

일단 최근의 시장 변화는 단기적으로 국내 업체들에도 긍정적이다. D램처럼 낸드플래시도 관련 기업 수가 줄어들면서 경쟁 구도는 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인수 자금 확보에 주력하면서 상대적으로 설비 투자를 줄이면 반도체 공급 물량 부족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반도체 시장에 불확실성이 더해진다는 부분이다. 일단 미국의 반도체 육성 전략이 '자국 내 반도체 생산 기지 유치'에 집중하고 있으며, 분야도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로 향하고 있다는 점은 메모리반도체 중심의 국내 업체들엔 다행이다. 다만 파운드리 1위인 TSMC를 추격 중인 삼성전자에 미국 지원을 등에 업은 인텔의 성장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달리 미국은 이미 세계 최고의 반도체 제조 장비 기술력을 보유한 만큼 정부의 전폭적 지원에 따라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면서 "발생할 수 있는 글로벌 공급 사슬 변화 등의 사안을 검토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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