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딜펀드' 마지막 열차? 가입만 '1시간 반'

정혜윤 기자 2021. 4. 3.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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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국민참여정책형 뉴딜펀드가 29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은행, 증권사 등 15개 금융사에서 판매한다.


"가입하는데만 1시간 넘게 걸리는데 괜찮으시겠어요?"

"투자위험 1등급 상품이라, 원금손실될 수 있어요. 괜찮으세요?"

'국민참여정책형 뉴딜펀드' 가입 과정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지난 29일 판매를 시작한 뉴딜펀드는 판매 시작 5일만에 대부분의 판매처에서 물량이 완판됐다. 비대면 판매사인 한국포스증권을 포함해 8개 증권사, KDB산업은행 등 은행 7곳에서 판매를 시작해 대부분 하루 이틀만에 완판됐다.

2일 뉴딜펀드 물량이 아직 남아있는 IBK기업은행을 찾았다. 오전 9시, 은행 문을 여는 시간에 맞춰 찾아갔다.

"뉴딜펀드 가입하고 싶어서 왔는데요." 직원이 약간 당황한 기색을 나타냈다. 뉴딜펀드를 한 번도 판매하지 않았던 영업점이라 제대로 내용을 숙지하지 못한 상태였다. 처음에 창구 직원은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으로 사인과 녹취해야 할 게 많아 시간이 오래걸린다며 스마트뱅킹으로 유도했다.

그러다 한 10분 뒤 다시 와서 PB(프라이빗뱅킹)룸에서 가입 절차를 진행해야 할 것 같다고 다시 안내했다. 뉴딜펀드 관련 교육을 받은 사람만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것. VM(VIp Manager) 팀장이 가입을 도와줬다. 그는 "4년간 돈이 묶여있는 상품이라 저희 지점 고객들의 수요가 없는 줄 알았다"고 했다.

투자설명서를 쭉 읽어보며 대략적으로 펀드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국민참여 뉴딜펀드는 뉴딜 관련 상장 및 비상장 기업의 지분이나 메자닌 증권에 주로 투자하는 10개 전문투자형 사모집합투자기구(사모펀드)에 투자하는 구조다. "하위펀드에서 21.5% 손실이 날때까지 고객님 손실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 손실은 부담이 있습니다. "

가입 과정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1등급 매우 높은 위험 등급으로 분류돼 있는 상품이라, 원금손실 가능성도 있어요. 4년간 환매도 못하고요. 그래도 괜찮으시겠어요?"였다.

펀드 구조와 설명을 모두 들어 알고 있었지만, 재차 원금손실 가능성과 투자위험 1등급 상품이란 걸 상기시키자 금액이 크진 않았지만 겁이 덜컥 나기도 했다.

(서울=뉴스1)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KB국민은행 광화문종합금융센터를 방문해 은행직원에게 금융소비자보호법 관련 현황을 듣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2021.3.26/뉴스1


설명을 듣고 투자성향 설문을 시작했다. "공격적 투자성향이 나오지 않으면 상품 가입이 힘들 수 있어요." 금소법 이전 7문항이었던 질문은 14문항으로 늘었다고 한다.

"금융상품에 대한 본인의 지식수준이 어느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 "금번 투자자금에 대해 고객님이 감내할 수 있는 손실 수준은 무엇입니까"
-금융상품을 비롯해 모든 투자대상 상품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는 정도, 기대수익이 높다면 위험이 높아도 상관하지 않겠다

공격적 투자 성향이 나와 다행히(?) 펀드에 가입할 수 있었다. VM팀장은 "다른 곳에서 투자성향이 높지 않아 가입을 못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고 했다. 펀드 가입에 신분증만 필요할 줄 알았지만 바로 돈을 인출해서 입금할 수 있는 실물 카드나 통장 등도 지참해야 한다.

이후 기계와 대화가 시작됐다.

"이제부터 금소법 시행에 따라 기계가 질문을 하면 답을 하시면 됩니다. 이 과정은 모두 녹취돼요."

"본인이 맞습니까. 생년월일을 말해주세요.", "본인의 투자성향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있습니까. 말씀해주세요." 이후 펀드 간이투자설명서를 바탕으로 한 펀드 상품에 대한 설명이 흘러나왔다. 넋놓고 설명을 들어선 안 된다. 중간중간 설명을 이해했느냐는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한다. "네, 주요 위험을 이해했습니다. 네, 해당 내용을 이해했습니다." 등 2~3번 더 대답을 했다.

녹취가 완료된 이후 또 다시 설명을 제대로 들었는지 확인하는 전화나 문자가 올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이후 몇 장의 서류에 사인했다. 기본 정보와 펀드명, 금액 등을 적는 것은 물론 다시 한번 원금손실 위험이 있다는 내용을 충분히 이해했다는 내용을 적고 서류 작성을 끝냈다.

약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펀드 가입이 완료됐다. 처음 우왕좌왕하는데 걸린 시간을 빼도 기본 1시간 정도 소요됐다. 뉴딜펀드 마지막 열차에 탑승하려는 고액자산가 등의 문의가 이후에도 이어졌다.

뉴딜펀드 모집기간은 오는 16일까지로, 펀드 설정예정일은 19일이다. IBK투자증권·IBK기업은행 물량이 아직 남아있긴 하지만, 늦어도 오는 5일까지 펀드 물량이 모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4년간 돈이 묶인다는 단점에도 뉴딜펀드 인기는 뜨거웠다. 정부가 손실을 일정 부분 보장해준다는 점, 미래 성장 가능성이 유망한 분야에 투자한다는 점이 투자자를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뉴딜펀드는 아무때나 자유롭게 추가 투자도 못한다. 설정 이후 90일 이내 거래소에 상장돼 만기 전 현금화 수단(유동성)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하지만, 상장펀드로 전환해도 매매가 활발하지 않으면 현금화가 어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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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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