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폐기물 증가에 '슬로 패션'이 대세로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패스트 패션’에 반기를 든 ‘슬로 패션’이 뜨고 있다. 패스트 패션이 생산·공급 주기를 1~2주까지 단축하는 것과 달리, 유행을 타지 않으면서 친환경적이고 부가가치가 있는 옷이나 신발을 오래 쓰는 트렌드다.
2000년대 H&M, 자라 등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가 인기를 끌었다. 빠르게 변하는 유행에 맞춰 중저가의 옷을 대량 생산하고 한달 안에 매장에서 팔아버려서 패스트 패션이라고 불렸다. 신상품을 내놓는 주기가 1주일까지 줄어들자 ‘울트라 패스트 패션’이란 용어까지 나왔다. 가격 부담이 적어 쉽게 사고 가볍게 버리는 옷이라는 인식을 줬다.
패스트 패션이 의류 폐기물 증가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2010년대 초 슬로 패션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2011년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매년 11월 열리는 연례 대규모 쇼핑 이벤트)를 앞두고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가 현지 신문에 “이 재킷(파타고니아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란 광고를 실었다. 쇼핑 시즌 패스트 패션 제품 여러 벌을 움켜쥐는 걸 당연하게 여기던 소비자들에게 환경보호을 위해 자사 옷을 구매하지 말라고 당부한 것이다.
슬로패션은 일종의 친환경 캠페인으로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패션 산업 자체를 바꾸고 있다. 2019년 8월 G7 정상회의에서 명품 샤넬·에르메스·구찌, H&M·자라·망고, 스포츠 아디다스·나이키 등 150여 의류 브랜드는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동참하는 ‘패션 협약’을 체결했다. H&M은 지난해 2030년까지 의류 소재를 재활용 및 지속 가능한 소재로 100%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아디다스는 2024년까지 신규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도 신세계인터내셔날(SI)은 지난해 계절 구분 없는 패션 브랜드 ‘텐먼스’를 출시했다. 1년 중 10개월 동안 입을 수 있는 바지, 재킷 등으로 구성한 슬로 패션 브랜드다. SI에 따르면 텐먼스의 여성 정장은 지난해 2월 출시 1주일 만에 품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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