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고위험군, 상반기 백신 접종 중요 [제언]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2021. 4. 2.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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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코로나19와의 전쟁 2차전의 막이 올랐다. 믿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백신을 개발, 생산해 접종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코로나19 백신은 불과 1년 만에 개발과 임상 연구를 마치고 접종되고 있다.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를 본격 완화시키고 사회·경제 활동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등장한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전 국민이 접종할 수 있는 백신 수량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단, 백신 확보를 위한 국가 간 과열경쟁으로 자국 생산 백신의 수출을 막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어 정해진 때에 계약된 백신이 잘 들어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고위험군과 의료진에 대한 백신 접종을 우선적으로 해왔는데, 백신에 대한 부정적인 정보나 가짜뉴스가 떠돌고, 이것이 고령층과 고위험군에 영향을 주어 백신 접종을 거부하게 하는 문제를 야기하고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

지난 3월28일 기준으로 국내 확진자 10만1757명 중 70대 이상은 1만2276명으로 전체의 12.06%이다.

70대 이상의 사망자는 총 1722명 중 1442명으로 83.74%에 이른다. 60대까지 포함하면 1640명으로 95.24%나 된다. 따라서 60대 이상의 고령층과 각종 기저질환을 가진 고위험군의 백신 접종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에 도입된 백신은 현재 화이자의 mRNA 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의 바이러스 벡터 백신이다. 이 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초기에 화이자 백신에 비해 효과와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알려졌으나, 최근 임상 연구 결과나 실제 접종이 활발한 영국의 자료를 보면 효과나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럼에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꺼리는 경우가 왕왕 있다. 실제로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의 65세 이상 재원자 중 백신 접종 동의율이 약 70%에 머물러 아쉬움이 남는다.

영국에서는 현재까지 2300만명 이상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는데, 이 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고령층을 중심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영국 자료에 의하면 안전성 문제는 없으며 코로나19 확진자의 입원을 80% 줄였다. 최근 미국에서 진행한 임상 연구 결과에서도 유증상 감염자를 76% 감소시키고 위중·중증 환자 발생을 100% 예방한 것으로 보고됐다.

한국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고열, 심한 근육통 같은 이상반응 경험 사례가 알려졌으나 주로 젊은층이었고 고령층에서는 이상반응이 적거나 약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11월 시작된 3차 유행의 여파가 아직 수도권을 중심으로 남아 있고 언제든지 4차 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상반기에 새로운 유행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목표한 대상에 대한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65세 이상의 고령층과 기저질환(당뇨병, 고혈압, 만성호흡기질환, 심장질환, 신장질환, 치매 등)이 있는 고위험군이 백신 접종에 적극 나설 수 있게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

또한 국민들도 가족과 친지 중에 상반기 백신 접종 대상이 있다면 반드시 접종하도록 격려하고 적극 권고해야 한다. 고위험군의 백신 접종이 충분히 이루어지면 중증 환자 발생이 줄어 사망자를 줄일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대응 의료체계에 주는 부담도 크게 낮아진다.

우리 모두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자발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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