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고 나면 더 아픈 허리 강직척추염 의심해 봐야 [의술인술]

채지영 분당제생병원 류마티스내과 과장 2021. 4. 2.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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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코로나19가 결국 해를 넘기고 4월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유행 중이다. 백신 접종과 더불어 마스크 쓰기와 손씻기,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할 때이다.

이처럼 1년이 넘게 이어지는 코로나19로 인해 물리적 움직임이 줄고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잘못된 자세, 운동 부족 등으로 인한 허리 통증은 근육과 인대 문제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드물게는 염증성 요통으로 분류되는 ‘강직척추염’ 가능성이 있으므로 증상을 잘 살펴봐야 한다. 염증성 요통은 근골격계 요통과는 발병 원인, 증상, 치료 방법 등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강직척추염은 천장관절과 척추에 염증이 나타나면서 척추 마디가 서서히 굳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유병률은 전 세계적으로 약 1%지만, 국내에선 2010년 3만1802명이던 환자가 2019년 4만7197명으로 48.4%나 증가했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증상은 10~20대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고, 남성에서 더 흔하게 나타난다.

강직척추염은 엉치뼈와 골반이 맞닿는 관절인 천장관절에서 염증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초기에는 주로 허리 아래 부분과 엉덩이 부위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자고 일어난 후에 허리가 뻣뻣하고 통증이 심한 ‘아침강직’ 현상도 전형적인 증상이다.

근골격계 요통은 허리를 사용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면 나아지는 경우가 많은데, 강직척추염과 같은 염증성 요통은 휴식을 취하다가 움직이면 오히려 통증이 심하고 활동을 하면 점차 좋아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허리 통증의 원인이 워낙 다양해 진단이 늦어지기도 하는 강직척추염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염증이 계속 진행돼 척추 관절이 굳는 장애가 생길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치료에는 1차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사용해 통증과 압통을 완화하고, 효과가 없을 경우 생물학적 제제 사용을 고려한다. 생물학적 제제는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을 선택적으로 차단, 증상을 완화하고 관절 변형을 억제한다.

TNF-알파 억제제와 같이 강직척추염에 장기간 사용된 약물은 효과와 안전성 관련 데이터가 충분하고, 최근 연구결과에서는 심혈관 질환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는 점까지 확인됐다. 생물학적 제제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바이오시밀러도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담당 주치의와 신중하게 상의하고, 처방 후에도 면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는 것이 좋다.

강직척추염은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약물치료를 하고, 금연과 가벼운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하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질환이다. 강직척추염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너무 좌절하거나 걱정하지 말고, 주치의의 안내에 따라 꾸준히 치료를 이어 가기를 바란다.

채지영 분당제생병원 류마티스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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