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 4차 유행 초입" 우려한 총리, 바짝 긴장할 주말이다

2021. 4. 2.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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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정세균 국무총리가 2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사흘 연속 500명대를 기록한 데 대해 “4차 유행 초입에서 숨 고르기 하는 것 아닌지 걱정될 정도로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확진자가 500명대에서 닷새 만에 두 배로 치솟았던 기억을 상기시킨 것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 558명은 설연휴 뒤인 2월19일 이후 42일 만에 가장 많은 수다. 4일 부활절을 끼고 있는 이번 주말은 7일 재·보선을 앞둔 막바지 선거유세와 사전투표, 봄꽃 놀이 상춘객까지 겹겹의 긴장 상태에 놓여 있다. 경각심을 높여 4차 유행으로 번질 수 있는 불씨를 꺼야 한다.

4차 유행 가능성에 대해 방역당국은 지난해 말처럼 급증할지, 일시적 증가세일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그러나 현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점은 분명하다. 비수도권 확진자 비율이 30%를 훌쩍 넘어 전국적 확산이 우려되는 데다 일상 곳곳에 바이러스가 침투하고 있다.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확진자 비율도 4분의 1을 넘었고 개학한 학교에서도 위기 신호가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 진단대로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곳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퍼져 있는 불씨가 댕겨지면 큰 폭의 확산세로 치달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역 내 확진자가 급증하자 부산과 전주시 등은 이날 거리 두기 단계를 기존 1.5단계에서 수도권과 같은 2단계로 높였다. 미국·유럽에서 코로나19 재확산세를 일으키는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확진자도 290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이맘때도 부활절과 상춘 인파, 21대 총선 유세로 방역당국의 긴장이 고조됐다. 올해의 위기감은 또 다르다. 1년 전보다 하루 확진자 수가 10배 이상 늘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시민들의 긴장감은 눈에 띄게 떨어져 있다. 일부 대형교회들은 부활절에 10% 미만의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수백명의 연합 현장예배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코로나 피로감’이 쌓인 여파로 봄나들이도 주말마다 급증하고, 유명 쇼핑센터들은 인파로 북적인다. 시민들의 일상만 보면 코로나19가 끝났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3주 전 정 총리는 400명대 확진자를 3월 중 200명대까지 낮추겠다고 했지만 특단의 처방은 없었다. 정부는 방역수칙 준수만 당부할 게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효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 한순간의 일탈로 바이러스 확산세가 불붙으면 4차 유행은 시간문제임을 정부도 시민들도 명심하고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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