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항해시대, 데이터바다 개척할 선장길러라"
'AI의 미래를 말한다' 대담
지난해 500억 기부한 김회장
"국제 특허확보는 속도전 중요
카이스트가 AI 리드해달라"
2030년까지 교수 40명 확보
세계적 대학원 만들기로
대양을 누비던 노(老)선장은 미래 '데이터 바다'를 항해할 'AI 선장' 육성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2일 KAIST 대전 본원에서 이광형 총장과 'AI의 미래를 말한다'를 주제로 대담을 진행하며 이렇게 강조했다. 김 명예회장은 지난해 12월 AI 인재 육성에 사용해달라며 KAIST에 사재 500억원을 쾌척하기로 하면서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전한 바 있다.
김 명예회장은 "대한민국이 글로벌 AI 시대에서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신속한 국제특허 확보를 통한 속도전이 중요하다"며 "KAIST가 대한민국 AI 산업의 통합 컨트롤타워로서 빠른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기술 발전을 이끌어나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첫째도 둘째도 속도전이기 때문에 학생과 교수진 등을 (약정대로 신속하게) 충원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명예회장은 "자원도 없는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성장해온 것은 우수한 인적자원 덕분"이라며 "AI 시대를 맞아 인재 확보가 더 중요해진 만큼 KAIST가 AI 인재 양성으로 AI 선진국의 길을 개척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원양어선을 타고 세계를 다닐 때 우리나라가 가난해 외국에서 제대로 사람 대우를 받지 못했던 경험이 있다"며 "이때부터 사람을 길러야겠다고 생각해 지금까지 장학생 4000~5000명을 배출했고 KAIST 등 여러 대학 교수들이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김 명예회장은 대담 현장에 참석한 교수들에게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윤리문제가 대두되고 윤리의식의 중요성도 더 강조될 것"이라며 "학생에게 전문기술과 학문 외에도 윤리의식이나 이타심과 인성을 가르치는 전인교육(全人敎育)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 총장이 "어떻게 하면 회장님과 같은 '불굴의 정신'을 기를 수 있느냐"고 질문하자 김 명예회장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인생의 짐은 무거울수록 좋다. 그것에 의해 인생은 성장하니까"란 말을 인용했다.
그는 "어려운 일이나 다양한 경험을 사서라도 직접 해본다면 역량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런 생각에 저는 아들을 원양어선에 태우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명예회장은 "사르트르는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라고 얘기했다"며 "C에는 Choice(선택) Challenge(도전) Cooperation(협업) 등과 Complain(불평) Corruption(부패) 등이 있다. 어떤 C를 선택하느냐가 인생을 결정하기 때문에 좋은 C를 선택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대담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속에서 대한민국 AI 기술의 현재를 진단하고 앞으로 한국이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김 명예회장은 지난 연말 국내 AI 분야 인재 육성을 위해 KAIST에 사재 500억원을 10년에 걸쳐 기부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맺었다. KAIST는 김 명예회장 뜻을 이어 AI대학원 명칭을 '김재철 AI대학원'으로 명명하고 2030년까지 40명 규모 최고 수준 교수진을 확보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AI대학원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호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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