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괴물투수 비결..이젠 약발 아닌 첨단데이터

이용건 2021. 4. 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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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머신 / 벤 린드버그·트래비스 소칙 지음 / 김현성 옮김 / 두리반 펴냄 / 2만3000원
1990년대 후반부터 약 10년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선 상식을 파괴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10개 남짓 홈런을 치던 타자가 갑자기 50개 홈런을 치는가 하면 40대가 넘은 나이에도 전혀 구속이 떨어지지 않는 투수가 나오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예외 없이 스테로이드와 같은 금지 약물의 힘을 빌린 것으로 판명 났다.

책 'MVP머신'은 약물 단속이 강화된 지금의 MLB에서 변화를 시도해 완전히 새로 태어난 선수들을 다룬다. 젊은 시절 세 번이나 팀에서 방출당했지만 지금은 우승팀 중심타자가 된 30대 선수, 3년 전 평균자책점 6점대의 그저 그런 투수였지만 불과 1~2년 만에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가 된 '혁신가'들에 대한 이야기다.

오랫동안 야구 취재에 몸담아 온 저자들은 선수들의 혁신을 이끌어 낸 도구가 '약물'에서 '첨단기술과 정보'로 바뀌었다고 주장한다. '통계의 스포츠' 야구에서 데이터의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다. 이제 선수들은 오랫동안 야구계를 지배해왔던 '감(感)'이 아닌 과학에 의해 도출된 세밀한 수치가 말해주는 의미를 습득해야 한다.

LA다저스의 투수 트레버 바워는 첨단 기술과 정보에 근거한 훈련으로 환골탈태한 대표적인 사례다. 자신만의 훈련 공간에 첨단 카메라와 분석장치를 세워 놓고 투구 동작부터 그립까지 변화를 주며 그 효과를 실험한다. 수년간 축적된 정보량과 이를 적용한 훈련법은 그를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로 만들었다. 이처럼 드러난 수치를 믿고 오랜 시간 몸에 배었던 투구·타격 자세를 과감하게 버린 선수들은 대부분 더 나은 야구를 하고 있다.

과학적 정보를 바탕으로 한 선수 육성은 비단 야구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프로 스포츠에서 시도되고 있다. 비단 어린 유망주 선수가 아닌, 무엇이 문제인지도 모른 채 수년간 눈에 띄지 않았던 선수들에게도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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