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연하고, 처절" '낙원의 밤' 엄태구·전여빈·차승원이 완성한 누아르(종합)

고승아 기자 2021. 4. 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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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구 전여빈 차승원(왼쪽부터)/넷플릭스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배우 엄태구, 전여빈, 차승원이 박훈정 감독과 만나 제주도를 배경으로 또 다른 감성 누아르를 탄생시켰다.

2일 오후 2시 제주도 모처에서 열린 영화 '낙원의 밤' 제작보고회가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돼 엄태구, 전여빈, 차승원, 박훈정 감독이 참석했다.

'브이아이피' '마녀' 등을 연출한 박훈정 감독의 신작 '낙원의 밤'은 조직의 타깃이 된 한 남자와 삶의 끝에 서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박훈정 감독은 영화 제목에 대해 "'낙원'과 '밤'은 비극이 대비가 되니까 아이러니함이 있다. 그리고 사실 누군가에게는 아름다운 것이 또다른 누군가에게는 슬픈 풍경이 될 수도 있는 거라 그런 부분을 생각해서 제목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낙원의 밤'은 제주도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박 감독은 "결국 분위기다, 특히나 누아르는 그렇지 않나"라며 "제주도만큼 제가 원하는 그런 느낌을 국내에서는 찾기 어렵다고 생각했고, 개인적으로 제주도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특히 '낙원의 밤'은 제77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 한국 영화로는 유일하게 초청됐다. 차승원은 이에 대해 "코로나 상황이 아니었으면 직접 가서 영화제를 즐기고, 우리 영화를 보고, 또 우리 영화 보시는 관객분들의 반응도 확인하는 기회가 주어졌을 텐데"라며 "어찌됐든 영화제에 유일하게 초청돼 소개가 되어서 자긍심, 뿌듯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전생에 복을 많이 쌓은 것 같다"며 웃었다.

엄태구/넷플릭스 제공 © 뉴스1
전여빈/넷플릭스 제공 © 뉴스1

엄태구는 범죄 조직 에이스지만 한순간 라이벌 조직의 타깃이 되어 낙원의 섬 제주로 향한 태구를 맡았다.

엄태구는 자신이 맡은 역할인 '태구'와 이름이 같은 것에 대해 "처음에 대본에서 태구라고 봐서 신기했고, 감독님이 날 생각하고 쓰셨나 생각했는데, 너무 영광이었다. 읽었을 때 신선하고 신기하더라"며 "감독님께 물어봤는데 실제 나를 생각하고 쓴 건 아니라고 하시더라. 그래도 할 수 있으니 감사했다"며 웃었다. 또한 "영화를 위해 9㎏을 증량했다. 지금은 좀 빠졌다"라며 "영화 속 모습은 박태구다. 9㎏ 찌웠는데 영화 찍으면서 다 빠졌다"고 밝혔다.

전여빈은 삶의 벼랑 끝에 선 재연을 연기했다. 전여빈은 "가족이 삼촌밖에 안 계신데, 삼촌이 무기상이다. 저는 제주도에서 살고 있는데 세상에 잃을 게 없어서 두려움이 없는, 태구와 또다른 결이 있는 캐릭터"라며 "참 무심한 사람이고 당당한데, 그 존재로 서있는 사람이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기존 누아르에서 남성 배우들이 영화를 이끌었다면, 이 친구는 성별과 관계 없이, 그리고 여성 캐릭터이지만 그런 것에 구분없이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고 강조했다.

총기 액션을 소화한 전여빈은 "굉장히 색달랐다"며 "총을 쓰는 역할을 해보고 싶었는데, 재연이가 총을 잘 쓰는 역할이라 처음으로 사격 연습을 하러 다니고, 촬영할 때 사격을 하는데 쾌감이 있더라"고 밝혔다.

차승원/넷플릭스 제공 © 뉴스1

차승원은 태구가 속한 조직과 라이벌인 북성파의 2인자 마 이사로 분한다. 그는 "나이에 맞게, 그 감성으로 접근하고자 했고 그래서 삶이 묻어나오고자 했다"라며 "사실 연기할 때 완전히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순 없다. 제 안에 있는 걸 끄집어내기 때문에, 이 시점과 이 상황에서 하고 있는 생각들을 캐릭터에 담아내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이런 게 마 이사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은 영화 속 액션 포인트도 강조했다. 엄태구는 "짧았지만 엄청 강렬한 액션이었던 것 같다"고 했고, 차승원은 "이 제주도라는 고요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진득한 액션을 엄태구씨, 전여빈씨가 많이 했는데 짧지만 강렬하고 처연하다 처절하다"고 밝혔다.

엄태구와 전여빈의 연기 호흡 역시 궁금증을 자아낸다. 엄태구는 "친구처럼 호흡 할 수 있었다"고 밝혔고, 전여빈 역시 "또 하나의 베프가 생긴 것 같았다. 영화 속 인물들의 모습을 그래도 우리가 이어받을 수 있었다"라며 "이렇게 할 수 있게끔 감독님이 계속 맛집 같이 다니게 하면서 노력해주셨다"고 덧붙였다.

엄태구(왼쪽) 전여빈/넷플릭스 제공 © 뉴스1

전여빈은 엄태구에 대해 "워낙 집중력이 뛰어난 배우고, 그 집중력을 자신이 갖고 있는 에너지를 압축시켰다가 바늘 하나 갖다 대면 터질 것 같은 그런 에너지를 갖고 있더라"며 "그걸 옆에 있는 사람으로서 물들게 됐고, 그래서 엄태구 향수가 제게 와서 저도 같이 좋게 집중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차승원에 대해서도 "현장에 나타나면 현장에서 모든 눈이 쏠린다. 그러고 나서 마 이사에 몰입하신다. 그 열정을 그대로 본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차승원은 "현장에서 어렵지 않은 사람이길 바란다. 저도 이 업을 한지 좀 되어서 선배보다 후배가 많은데, 될 수 있으면 제가 어렵지 않은 선배, 다가가기 어렵지 않은 그런 배우가 됐으면 하는 생각이었다"라며 "이번 현장에서도 그렇고 되게 재밌고 남는 작품이었다. 사실 제가 그런다고 해서 다 되는 게 아니고, 두 배우와 감독님, 모든 스태프들의 도움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손에 꼽을 정도로 만족감과 행복감을 준 것 같다"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박훈정 감독/넷플릭스 공개 © 뉴스1

박 감독은 끝으로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영화가 공개되는 것에 대해 "긴장도 되고 떨리기도 한다"라며 "우리나라 관객들 정서로 찍는데 이 영화의 정서를 해외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궁금하다"고 전했다.

'낙원의 밤'은 오는 9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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