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대 1 경쟁률 뚫은 광양시 청원경찰 5명 중 2명이 市長 조카들"

정우천 기자 2021. 4. 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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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10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채용된 전남 광양시 청원경찰 5명 중 2명이 정현복(72) 광양시장의 조카들로 알려졌다. 시는 “공정한 절차에 따라 선발했다”는 입장이지만, 고배를 마신 지원자들과 시민들은 크나큰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정 시장의 부동산 이해충돌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채용 관련 고발장도 추가로 접수해 수사에 나섰다.

전남경찰청은 2일 ‘정 시장의 친인척들이 청원경찰·공무직 직원으로 채용되는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있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고발인은 “정 시장의 친인척과 측근 인사의 배우자 등 5명이 정 시장 취임 후 채용돼 시 본청과 산하기관에서 청원경찰이나 공무직으로 근무 중”이라며 정 시장과 채용 당시 총무국장 등까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피고발인에 포함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광양시청 관련 부서의 협조를 받아 정 시장 취임 이후 청원경찰·공무직 채용 내역에 관한 자료를 가져가 분석 중이다.

광양시 등에 따르면 정 시장의 가까운 친인척 가운데 정 시장 취임 이후 선발된 청원경찰은 2명, 공무직 공무원은 1명이다. 청원경찰 2명은 정 시장 남동생의 딸 A 씨와 정 시장 누나의 아들 B 씨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결원이 생긴 청원경찰 5명을 뽑는 공개선발에서 A 씨는 민간인 신분으로 지원했고, B 씨는 2018년 1월부터 공무직 공무원으로 일해오다 지원했다. 이들은 50명이 지원해 10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인 선발에서 합격해 지난해 11월부터 시 산하 사업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공정한 절차를 거쳤다. 외부인사 1명과 공무원 3명으로 구성된 면접관들이 ‘블라인드 면접’도 했다. 채용과정에서 문제점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시장을 ‘큰아버지’ 또는 ‘외삼촌’이라고 부르는 조카들이 극심한 경쟁을 뚫고 뽑힌 것에 대해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당시 지원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판이 짜졌다는데, 우리는 들러리만 서는 것 아닌가’라는 말이 돌기도 했다.

공무직 공무원 1명은 정 시장의 사돈의 딸 C 씨로 2017년 하반기 공무직 공무원으로 선발됐다.

A 씨와 C 씨는 채용 경위를 묻는 질문에 “그 문제와 관련해 드릴 말씀이 없다”, “통화가 어렵다”고 각각 말했다.

고발인이 거론한 나머지 2명 중 D 씨는 정 시장 집안의 먼 친척의 딸로, 기간제 공무원으로 일하다 정부 방침에 따라 2018년 공무직으로 전환됐다. 정 시장 측근 인사의 배우자인 E 씨는 2015년 청원경찰로 선발돼 근무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 광양시지회 홈페이지에는 ‘시장님, 친동생 딸 등이 대거 시청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이건 아니죠’ ‘여태 해도 해도 너무 했어.필요 이상으로 많은 청경과 무기직을 양산해냈지’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 사태를 본 광양시의회의 한 의원은 “나름대로 자격을 갖췄기 때문에 선발될 수도 있었을 테지만, 고배를 마신 청년들의 박탈감은 분명히 커질 것 같다”며 “정 시장이 갖가지 의혹을 받는 상황이기 때문에 친인척 인사 채용에 대해서도 특혜 의혹이 제기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청원경찰과 공무직 공무원 수를 늘려온 광양시의 행태는 시의회로부터 질타도 받았다. 백성호 광양시의회 의원이 지난달 17일 임시회 시정질의를 통해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광양시청 내 공무직 정원은 454명으로 전체 광양시 공무원 정원의 39.14%로 나타났다. 이같은 비율은 나주시의 23%, 여수시의 27.9%, 목포시 29.9%, 순천시의 35% 보다 훨씬 높다. 특히 광양시의 청원경찰은 2014년 18명에서 지난해 말 38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여수시의 경우 2010년 41명이었던 인원이 현재까지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목포시의 청원경찰은 2010년의 24명에 비해 지난해말 22명으로 2명 줄었다. 백 의원은 “광양시청에서 청원경찰이 방호할 시설은 여수시에 비해 매우 적은데, 인원이 비슷한 점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경찰청은 부동산 이해 충돌 논란과 관련한 부패방지법 위반 등 혐의 고발장을 이번 주 초 접수해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정 시장은 2일 입장문을 내고 “부동산 논란과 관련해 조금이라도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다”며 “법적 책임이 발생하면 시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광양=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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