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의 유종의 미 속에서 시작된 생존경쟁
원주 DB는 오는 3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전주 KCC와의 경기를 치른다.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이며, DB는 이 뒤로 6일 고양 오리온과의 원정경기를 끝으로 정규리그 일정을 모두 마친다.
올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상황에서 DB는 6라운드에 다음 시즌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뒤를 받칠 백업 선수들의 생존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지난달 28일 안양 KGC인삼공사 전에서 1군 무대에 복귀한 정준원이다. 정규리그가 개막했던 10월 이후 허리 부상으로 무려 5개월 만의 복귀였다. 정준원은 복귀전에서 12득점 3리바운드로 눈에 띄게 활력을 더했다.
그리고 당시 경기를 마친 이상범 감독은 “한 경기로 판단할 수는 없다. 지금같은 절실함이 언제까지 갈지 알 수 없는 거다. 끝까지 초심을 잃지 않는 자세를 보인다면 더 많은 기회가 올 것이다”라며 쉽게 칭찬을 건네지 않았다.
경기 후 이윤수는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항상 다른 선수들보다 먼저 훈련을 나가고, 야간 훈련도 빠지지 않으면서 준비하고 있었다. 시즌 초반에는 열심히하긴 했지만, 간절함이 부족했던 것 같다. 그걸 깨닫고 더 절실하게 준비해서 언제 들어가도 잘할 자신이 있었는데, 그게 잘 나온 것 같다. 아직 진짜 내 모습을 반도 보여드리지 못했다. 앞으로 자신감을 갖고 더 노력하겠다”라며 그간의 속내를 전했다.
이윤수 역시 이 한 경기 활약에 만족할 수는 없다. 이상범 감독도 “승리의 일등 공신은 이윤수다”라고 칭찬을 건네면서도 “훈련 때도 윤수가 뛰고 싶은 마음이 절실했다. 성장하는 과정인데 자신감을 갖되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더 잘해야 한다”라며 조언을 더했다.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팀은 일찍이 다음 시즌을 위한 구상을 시작하며 유종의 미를 향해 달려나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는 차기 시즌 구상에 포함되기 위한 선수들의 생존 경쟁이 펼쳐지기도 한다.
정준원과 배강률은 2020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DB와 1년 계약을 맺으며 합류했다. 올 시즌이 끝나면 다시 기회를 잡아나가야 하는 상황(정준원은 엔트리 등록 27경기 미달로 FA 취득 여부는 DB가 결정). 원소속 구단 협상이 폐지되긴 했지만, 일단 한 시즌을 같이 보낸 DB에게 본인의 가치를 어필하는 게 중요하다.
이윤수도 생존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현재 상무 입대를 지원한 상태로, 최종합격을 해서 잠시 팀을 떠난다 하더라도 돌아왔을 때 팀의 온연한 전력이 될 수 있는지는 지금부터의 모습도 분명 영향을 줄 수 있다.
더불에 올 시즌에 합류한 신인인 이용우와 이준희도 최근 1군 무대에서 기회를 부여 받으며 자신들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그만큼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 과연 개인과 팀의 유종의 미를 모두 거두며 2021-2022시즌 DB의 청사진에 누가 살아남을 지도 지켜볼 일이다.
점프볼 / 김용호 기자 kk2539@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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