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反與이나 親국힘 아닌 20대

김만용 기자 2021. 4. 2. 12: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4·7 재·보궐선거 여론조사 결과는 20대가 더 이상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편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문화일보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26∼27일 조사한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를 보면 20대의 53.6%가 '정부의 국정 운영을 견제하기 위해 야당에 표를 줘야 한다'고 답했다.

요즘 국민의힘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재미를 보는 '2030 시민참여 유세단'도 보수를 벌레 보듯 했던 20대가 어느 정도 마음을 열었다는 증거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만용 정치부 차장

최근 4·7 재·보궐선거 여론조사 결과는 20대가 더 이상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편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문화일보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26∼27일 조사한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를 보면 20대의 53.6%가 ‘정부의 국정 운영을 견제하기 위해 야당에 표를 줘야 한다’고 답했다. ‘국정지원을 위해 여당에 표를 줘야 한다’는 의견은 24.4%였다. 20대의 부동층이 21.9%이긴 해도 견제론과 지원론의 격차는 ‘60대 이상’ 다음으로 크다. 요즘 국민의힘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재미를 보는 ‘2030 시민참여 유세단’도 보수를 벌레 보듯 했던 20대가 어느 정도 마음을 열었다는 증거다. 20대가 자주 찾는 한 온라인커뮤니티를 들어가 봤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을 성토하는 글들이 도배되는 수준이다. 그렇다고 20대가 국민의힘이나 보수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누군가 ‘지금 대세가 보수로 기운 것이냐’는 글을 올리자 “보수가 아니라 반문” “반민주당인데 견제수단이 걔들(국민의힘)뿐”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선거일이 평일인 만큼 실제 투표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1년 안에 대통령 선거도 치러진다는 점에서 여권 입장에선 심각한 조짐이다. 20대가 분노하는 이유를 듣고 싶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뽑겠다는 대학생들을 찾아 속내를 들어봤다. 찾는 게 그리 어렵지도 않았다. “요즘 알바(아르바이트) 자리도 없다” “대통령이 이미 취업한 사람들과 노조만 챙긴다” “불공정하다고 대통령(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했는데 더한 사람(문 대통령)이 나타났다” “누구(박원순 전 시장) 때문에 선거가 치러지는데 (민주당이) 양심도 없다” 등 다양한 불만을 쏟아냈다. 주변 친구 생각도 대체로 이렇다는 말도 했다.

결국 20대의 분노는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만든 자업자득이다. 무엇보다 좋은 일자리가 사라진 점이 20대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국내 고용지표는 참사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50만 명 가까이 줄었다. 1월엔 98만 명, 지난해 12월에도 62만 명이 감소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라고 하겠지만, 코로나 탓만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고용시장이 근본적으로 망가졌다는 것이 주류 경제학계와 기업인들의 시각이다. 문 대통령이 언론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였던 소득주도 성장,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이 결국 걱정했던 대로 민간 영역에서의 신규 채용의 문을 닫도록 만들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의혹,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전세금 인상, 박주민 민주당 의원의 임대료 인상 등은 사실 분노의 근원이 아니다. 이런데도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20대는 과거 역사 경험치가 낮다. 지금 벌어지는 여러 상황을 지금 시점에서만 본다”며 20대의 무지를 탓했으니 기름을 부은 격이다. 이 난국을 해결할 사람은 문 대통령밖에 없다. 이낙연 전 대표가 사과할 것이 아니라 문 대통령이 엉터리 경제 정책을 철회하고 지난 4년을 통렬하게 반성하는 것이 20대를 위로하는 길이다.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