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단 1개의 실투.. 91개의 쾌투

(뉴욕 AP=연합뉴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1선발 류현진이 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 류현진, 양키스와 개막전 선발… 5.1이닝 4안타 2실점 5K

2회 투런 홈런 허용 ‘옥에 티’

2-2 상황서 물러나 승패 없어

관심 모았던 콜과 대결 무승부

류 “실점 순간 빼면 모두 OK”

토론토 연장서 3-2 재역전승

에이스는 다르다.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올 시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개막전에서 역투했다. 맞대결을 펼친 뉴욕 양키스의 게릿 콜 역시 호투했고, 둘은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류현진은 2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개막전에 선발등판, 5.1이닝 동안 4안타(1홈런), 1볼넷을 내주며 2실점했다. 콜 역시 5.1이닝 동안 2실점. 콜은 5안타(1홈런), 2볼넷을 허용했다. 삼진은 콜이 8개, 류현진이 5개를 빼앗았다. 그리고 둘 다 초구 실투로 홈런을 내줬다. 무승부인 셈. 연장 10회 접전이 연출됐고 토론토가 3-2로 이겼고, 둘은 승패를 남기지 않았다.

류현진, 콜의 첫 맞대결은 무척 흥미롭게 진행됐다. 류현진의 투구 수는 92개로 체인지업 33개(36%), 컷 패스트볼 26개(28%), 직구 25개(27%), 커브 7개(8%), 슬라이더 1개(1%) 순이었다. 류현진은 다양한 볼 배합으로 양키스 타선을 괴롭혔다. 직구 최고구속은 148㎞였고, 131㎞짜리 체인지업으로 타자를 현혹했다. 반면 콜은 160㎞ 강속구를 주 무기로 활용했다. 콜의 투구 수는 97개였다.

류현진의 스타트가 더 좋았다. 류현진은 1회 말을 삼진 2개, 내야땅볼 1개로 막았다. 반면 콜은 2회 2연속 안타로 1실점 했다.

1-0으로 앞선 2회 말 류현진은 역전을 허용했다. 2사 후 글라이버 토레스에게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빗맞은 안타를 내준 뒤 게리 산체스에게 초구로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몰린 146㎞짜리 직구를 던져 좌월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실투를 직감한 류현진은 쓴웃음을 지었다. 류현진은 홈런을 내준 뒤 9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했다.

콜은 2-1이던 6회 1사 후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에게 초구로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역시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몰려 좌월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콜 역시 실투를 직감하고 ‘딱’하는 타구음과 함께 손으로 무릎을 치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콜은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게 볼넷을 내준 뒤 교체됐다. 류현진과 콜은 6회 1사 주자 1루에서 마운드를 넘겼고, 다음 투수들은 추가실점을 하지 않았다. 류현진, 콜의 평균자책점은 3.38.

류현진은 개막전 직후 “경기에 앞서 공부를 많이 하고, 그날 가장 좋은 공을 많이 던진다”면서 “오늘은 체인지업과 커터가 가장 좋아 섞어 던졌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팀 타선이 선취득점을 올린 이닝에서 역전 실점을 내줬는데, 이런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실점한 순간을 빼면 (오늘 투구내용은) 괜찮았고, 모든 선수가 잘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시범경기가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고 훈련량이 부족했다. 류현진은 “지난해 시즌 초반엔 공 80∼90개를 던지면 힘이 빠지는 기분이었지만 오늘은 지난해보다 생산력이 있었다”면서 “(올해는) 스프링캠프에서 모두 열심히 훈련했고, 오늘 야수의 수비와 불펜은 100점”이라고 동료들을 치켜세웠다.

양키스는 홈구장 최대 관중 수용 인원의 20%를 입장시키며, 양키스타디움에서 1만850명의 관중이 개막전을 지켜봤다. 지난해엔 관중 입장이 금지됐다. 류현진은 “관중석이 꽉 찬 건 아니었지만, 팬들께서 응원하시니 참 좋았다”며 “빨리 만원 관중이 들어차 더 활기찬 분위기에서 공을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토론토는 6∼8일 텍사스 레인저스의 홈에서 원정 3연전을 치른다. 텍사스 방침은 관중 100%다.

다른 개막전에선 선발투수가 ‘뭇매’를 얻어맞았다. LA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는 콜로라도 로키스 타선에 5.2이닝 동안 10안타로 6실점을 허용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잭 플래허티는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서 4.1이닝 동안 6안타로 6실점 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다르빗슈 유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4.2이닝 동안 8안타로 4실점 했다. 애리조나의 매디슨 범가너는 4이닝 7안타, 6실점. 텍사스 레인저스의 카일 깁슨은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경기에서 아웃 카운트 1개를 잡고 4안타 3볼넷으로 5실점 하는 수모를 겪었다.

한편 김하성(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삼진으로 MLB에 데뷔했다. 김하성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개막전에서 8-7로 앞선 7회 말 2사에서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고 볼카운트 2-2에서 헛스윙, 아웃됐다. 샌디에이고가 8-7로 이겼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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