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차가 우즈 살렸대"..현대·기아차 美서 판매 신기록
현대차·기아가 지난 3월 미국 진출 이후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미국시장 코로나19(COVID-19) 회복으로 인한 기저효과와 SUV 판매 호조 덕분이다.
특히 제네시스는 3월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200% 이상 급증했는데, 지난 2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전복사고에도 의식이 멀쩡한 상태로 구조되며 GV80의 안전성이 알려져 일종의 '후광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서 올해 3월 전년 동기 대비 117.3% 상승한 7만8409대, 기아는 46.5% 오른 6만6523대를 판매했다. 현대차(1986년), 기아(1994년) 미국 진출 이후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이다.
미국 시장이 코로나19가 회복되면서 수요가 예년만큼 늘어났고 SUV의 판매가 급등한 점이 컸다. 현대차는 3월 SUV만 5만1116대를 팔아 지난해 대비 141.1%가 올랐고 기아는 4만1903대를 판매해 66.1%가 상승했다.
차종별로는 △투싼(1만5744대) △싼타페(1만1538대) △스포티지(9471대) △팰리세이드(9184대) 등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팰리세이드, 코나(1만416대), 셀토스(6497대)는 출시 이후 역대 최다 월 판매 신기록을 경신했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상승세는 더 가팔라졌다. 제네시스 3월 판매량은 3006대로 전년 동월 대비 210.2%가 상승했다. 이 중 GV80이 1636대가 판매됐다. 이 역시 미국 출시 이후 역대 최다 월 판매량이다.
우즈는 지난 2월 23일(현지시간) GV80를 몰고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을 지나던 중 중앙분리대를 들이 받고 수차례 차량이 뒤집히며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전복 사고를 당했다. 다리를 다쳤지만 의식이 멀쩡한 채로 구조됐다.
우즈는 수술 이후 약 3주 만에 퇴원했다. 사고 당시 우즈가 몰던 차량은 내리막 곡선 구간인데도 과속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IIHS는 1959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매년 출시되는 수백 대 차량의 충돌안전 성능과 충돌예방 성능을 종합적으로 평가, 최고 안전성을 갖춘 차에 TSP+ 등급을 부여한다. 특히 IIHS의 '측면 충돌' 평가는 웬만한 차로는 통과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악명이 높다. 제네시스는 미국에 출시한 모든 차종에서 TSP+ 등급을 받은 바 있다.
올해 현대차그룹의 1분기 실적도 상승세다. 토요타·혼다 등 일본차 브랜드를 제치고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현대차는 17만5352대로 전년 대비 30.1% 상승했고, 기아는 15만9550대로 15.7%가 올랐다. 현대차그룹으로 보면 22.8%가 올랐는데 이는 토요타(21.6%), 혼다(16.2%)보다 높아 미국 시장내 점유율도 동반 상승한 걸로 보인다.
이 역시 SUV가 견인했는데 현대차 SUV는 11만5827대로 46.4%, 기아는 10만2283대로 25.2%가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제네시스는 8222대로 107.9%가 올랐다.
차종별로는 △투싼(3만3147대) △싼타페(2만8570대) △아반떼(2만5666대) △K3(2만4850대) △스포티지(2만2417대) △K5(2만394대) 순이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전기차전용플랫폼(E-GMP) 첫 차종인 아이오닉5를 성공적으로 출시했고 국내에서는 사전계약 첫날에만 올해 사업계획의 약 90%를 확보했으며 유럽지역에서의 사전 계약도 긍정적"이라며 "미국시장에서 고급브랜드인 제네시스(GV80)도 안정적인 판매 성장세 유지 중이다. 전동화 전략과 고급브랜드 전략 모두 순조롭게 진행중"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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