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보트피플' 출신 여성, 美육군 대령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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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월남 패망 하면 한국인들은 '보트피플'부터 떠올린다.
공산주의 정권 치하에선 도저히 살 수 없어 배를 타고 무작정 탈출한 일군의 베트남인을 국제사회는 보트피플이라고 불렀다.
월맹군의 사이공(현 호찌민) 점령으로 월남이 완전히 망하기 하루 전인 1975년 4월 29일 사이공 탄손낫 국제공항엔 보트피플과 비슷한 처지의 베트남인이 다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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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전체가 美육군에 큰 빚 졌다" 입대 결심
사병 복무 후 ROTC 장교 재입대한 독특 이력
그날 탄손낫 국제공항에서 미국 군용기를 타기로 한 사람들 중 세 모녀가 있었다. ‘응오’라는 성을 가진 어머니는 이제 겨우 20대 초반이었고 첫 딸은 세 살, 둘째는 갓난아기였다. 월남군 육군 소속이던 아버지는 행방도, 생사도 몰랐다. 어머니는 어린 두 딸을 데리고 미국으로 가 새 삶을 살 작정이었다.
1일 미 육군이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한 다니엘 응오(49) 대령의 파란만장한 인생사가 새삼 눈길을 끈다. 46년 전인 1975년 4월 29일 미 군용기를 타고 가까스로 베트남을 탈출한 세 모녀 중 첫째 딸이 바로 오늘날의 다니엘 응오 대령이다.
미군에 의해 ‘난민’으로 인정된 응오 모녀는 태평양의 미국령 웨이크섬, 그리고 하와이를 거쳐 마침내 미 본토에 입성했다. 우여곡절 끝에 매사추세츠주(州) 보스턴에 정착한 모녀는 곧장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어머니는 노인들을 위한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딸들을 키웠다. 대학에 진학해 사서 자격증을 땄고 결국 도서관에 자리를 잡았다. 어머니가 집을 비운 동안 어린 여동생을 책임진 건 언니 다니엘이었다.
‘우리를 전쟁, 그리고 공산주의로부터 구해준 고마운 미군’이란 생각을 늘 갖고 있던 다니엘은 17살 때 육군 입대를 결심했다. 그간 가족이 미국 정부에 진 빚을 갚겠다는 다니엘의 말에 어머니는 펄쩍 뛰었다. 다니엘이 타협안으로 “사병으로 2년 복무한 뒤 대학에 진학하겠다”고 제안한 뒤에야 어머니는 마지못해 동의했다.
그의 직속상관인 미 육군 감찰감 레슬리 스미스 중장은 다니엘을 가리켜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딸로서, 또 주변 사람들의 친구로서 모든 역할을 아주 자랑스럽게 수행하는 군인”이라며 “타인에게 좋은 롤모델이 되고 있다”고 극구 칭찬했다. 이제는 미군에서 성공한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자리잡은 다니엘은 “아시아계 미국인은 대학에 들어가고, 고등교육을 받고, 그를 통해 부모 세대를 능가하는 무언가를 성취하는 것에 대한 열망이 무척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트남계를 비롯한 모든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향해 “미 육군에 합류하라”고 권유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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