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천안함 재조사, 명분도 실익도 없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대통령 직속기구인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 위원회'가 천안함 폭침 사건의 재조사를 결정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좌초설을 주장해온 신상철 전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의 진정을 수용한 결과라고 한다.
규명위는 작년 9월 신씨가 낸 진정을 검토한뒤 같은 해 12월 전사자 46명의 사인을 재조사키로 했다고 한다.
천안함 폭침 논쟁을 재점화시킬 재조사는 충분한 조건이 있기 전엔 자제해야 마땅하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직속기구인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 위원회’가 천안함 폭침 사건의 재조사를 결정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좌초설을 주장해온 신상철 전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의 진정을 수용한 결과라고 한다. 명백한 증거나 사정 변경의 사유도 없이 진정을 명분 삼아 재조사에 나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천안함 사건은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인근에서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해 장병 104명 중 46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규명위는 작년 9월 신씨가 낸 진정을 검토한뒤 같은 해 12월 전사자 46명의 사인을 재조사키로 했다고 한다. 진정인의 적격성만 인정되면 조사를 개시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신씨를 적격자라고 보기는 어렵다.
신씨는 물론 조사위에 참여해 ‘목격자로부터 전해 들은 사람’에 해당되나, 좌초설을 제기해오다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인물이다. 1, 2심이 유무죄로 엇갈린 신씨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인데, 무죄를 선고한 2심도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란 정부 발표를 인정했다. 신씨는 천안함 사건에 이스라엘 핵잠수함의 관련설도 주장하고 있다. "대통령 직속 기관이 음모론자의 진정을 받아들였다"는 최원일 당시 천안함 함장의 비판이 과하지 않을 정도다.
규명위가 재조사 결정을 3개월이나 공개하지 않다가 언론 보도 뒤에 해명하는 방식도 동의하기 어렵다. 더구나 규명위 조사인력은 50여 명에 불과하고, 진행 중인 다른 사건 조사는 1,000여 건에 달한다. 재조사를 해도 제대로 규명하기 어렵고 논란만 부채질해 여론을 갈라놓을 게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전사자 유족과 생존 장병들이 격하게 반발하는 건 이해할 만하다. 천안함 생존자 예비역전우회 전준영 회장은 “몸에 휘발유 뿌리고 청와대 앞에서 죽고 싶은 심정”이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천안함 폭침 논쟁을 재점화시킬 재조사는 충분한 조건이 있기 전엔 자제해야 마땅하다. 신씨마저 진정 한 달 뒤에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대법원에서 파기환송을 해서 재조사의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삼촌 유산 내거야"… 박수홍 조카 과거 발언에 누리꾼 공분
- "시어머니와 현관 비번 공유한다는 사실이 가장 충격"
- 이재명 "사유리야말로 슈퍼맨...그의 육아기가 보고 싶다"
- '윤석열 친구' 테슬라 사망사고에 경찰 "대리기사 실수 탓"
- '천안함 재조사' 결정에 '정치적 의도' 담겼나
- 박주민이라 믿었는데... 거짓말이었다
- 몰수한 비트코인… 규정 없어 3년간 놔뒀더니 45배 상승
- 정치 아닌 '정치질' 난무… 여의도 제 발로 떠난 표창원
- 집값 안정 외쳤던 與, 선거 앞두고 "빚내서 집사라" 대책?
- 손헌수 "박수홍 마음고생 15kg 빠져, 흔들림 없는 응원 보내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