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팝펀딩 사고' 헤이스팅스자산운용, 패밀리오피스 전환한다

김소연 기자 2021. 4. 2. 04: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김소연 기자


지난해 '팝펀딩' 사모펀드 사고를 겪었던 헤이스팅스자산운용이 패밀리 오피스로 전환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헤이스팅스운용은 이사회를 열고 패밀리 오피스 전환을 확정했다. 추후 창립멤버들을 주축으로 VC(벤처캐피탈) 사업을 영위할 방안도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판매사들에게도 관련 소식을 전하고 만기 도래 순으로 펀드를 줄여가겠다고 고지했다.

헤이스팅스운용의 자본금은 21억6346만원으로, 총 주식수는 43만여주(액면가 5000원)다. 순자산총액은 2370억원 규모다.

지난해말 기준 오 대표가 전체 주식 중 10만6000주, 지분율 24.5%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이어 공동 창립멤버 격인 김현태, 송영복 전 사내이사가 각기 7만4000주 가량(지분율 약17%)을 갖고 있다. 김세연 전 사내이사도 4만5000주(10.6%)를 보유하고 있다. 자사주도 5만6000주(12.9%) 있다. 핵심 임원 중 오 대표를 제외한 다른 사내이사들은 회사를 그만둔 상태다.

헤이스팅스운용의 펀드는 3년 만기로, 대부분 2018년 설정돼 올해 만기를 맞는다. 펀드 청산이 완료되면 자연스럽게 사업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만기 전 펀드 청산으로 인한 잡음은 없을 전망이다.


헤이스팅스운용은 한국투자증권 IB(투자은행) 출신들이 의기투합해 2017년 설립한 사모전문운용사다. 프리 IPO(기업공개) 투자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풍부한 IB 경험을 바탕으로 출범 초 승승장구했지만 '팝펀딩' 연계 사모펀드에 사고가 발생하면서 어려움을 겪게 됐다.

'팝펀딩'은 TV 홈쇼핑에서 옷·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중소기업에 돈을 빌려주고 판매 물건을 담보로 잡는 동산 담보 대출 상품을 취급하는 P2P(개인 간) 대출 업체다. 팝펀딩이 제공하는 차입자 정보를 바탕으로 자산운용사, 증권사 등이 펀드를 만들어 팔고, 담보물은 팝펀딩 물류창고에서 보관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팝펀딩이 담보물 수량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투자유치를 받아 펀드 돌려막기에 나서면서 대규모 부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 펀드 실사 결과에 따르면 팝펀딩 연계 사모펀드 손실률은 최대 8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임과 옵티머스 등에 비하면 피해금액이 500억원 안팎으로 적은 편이지만, 금융위원회가 팝펀딩에 대해 '동산금융 혁신 사례'라고 언급했던 것이 회자되면서 이슈가 됐다.

지난해 잇따른 사모펀드 사고로 사모펀드 최소 투자액이 1억원에서 3억원으로 높아지는 등 규제가 강화된 것도 영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운용업을 할때 신뢰가 중요한데 팝펀딩 사태 때문에 브랜드가 훼손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들이 한국투자증권 IB 출신으로 프리 IPO 기업 투자에 능하다는 점 역시 운용사 대신 VC 전환을 고려한 배경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라임, 옵티머스 사태 이후 수탁은행들은 시가 평가가 어려운 비유동성 자산(비상장 주식, 메자닌, 사모사채)으로 꾸려진 사모펀드는 아예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오승택 헤이스팅스운용 대표는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패밀리 오피스 전환을 확정했고 VC 전환 등 향후 방향에 대해선 확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한편 헤이스팅스운용은 팝펀딩 사모펀드 투자자에 대해 판매사와 함께 선보상을 실시했다. 판매사가 아닌 운용사가 선보상에 동참한 사례는 흔치 않다.

오 대표는 "선보상이 법적 의무가 아니지만 책임감을 느껴 자본금 21억원 중 15억원을 선보상에 썼다"며 "판매사가 원금의 30%를 선보상했고 우리가 5%정도 보상해 원금의 35%를 돌려줬다"고 밝혔다. 기존 재고자산 회수액까지 포함하면 고객들이 원금의 60~80% 정도 회수했을 것이라는 전언이다.

[관련기사]☞ '구미 친모' 알리바이 없는 5일+이상한 신생아 몸무게…출산 증거"언제 죽을 거냐"…죽음을 부른 악플, 벌금 고작 '9만원'숨진 대전 어린이집 여아…원장이 발 올렸다"박수홍 형이 재산 늘려주려 고생" 주장에 반박한 손헌수7세소년 성폭행 혐의 기소돼…"자기가 뭘했는지도 모를 것"
김소연 기자 nicksy@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