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박진섭 감독 "베스트 아니지만 베테랑들 덕분에 희망"

이정호 기자 2021. 4. 1. 22:1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역 시절 '꾀돌이'..젊은 전략가
과르디올라 감독처럼 다양한 실험
"전술 완성도 아직 미흡, 70~80점
강팀과 당당히 맞설 팀 만들 것"
내일 강원 상대로 홈 4연승 도전

[경향신문]

FC서울 박진섭 감독. 프로축구연맹 제공

FC서울 팬들이 모처럼 희망찬 봄을 맞고 있다. 지난 시즌 9위 서울이 2021시즌 출발과 함께 2위(승점 12점·4승2패)에 오르며 달라진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어서다. 모처럼 찾아온 ‘서울의 봄’에는 지난겨울 서울의 지휘봉을 잡은 박진섭 감독(44)의 역할이 크다.

박 감독은 1일 경향신문 서면 인터뷰에서 “아무리 전술을 준비해도 선수들이 움직여주지 않는다면 소용없다. 지금까지 선수들이 잘 따라와줬다”며 공을 돌렸다. 그는 특별히 팀의 정신적, 전술적 구심점이 돼주는 베테랑 박주영, 기성용, 오스마르를 칭찬하면서 “전술 변화에 따른 이해력이 빠를 뿐 아니라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어준다”고 했다. 최고참 박주영은 최전방에서 고군분투하며 책임감을 보여주고 있고, 개막을 앞두고 뜻하지 않은 구설에 휘말린 주장 기성용은 중요할 때 3골을 넣으면서 팀에 대한 미안함을 대신 채우고 있다.

박 감독은 현역 시절 ‘꾀돌이’로 불렸다. 축구 지능이 뛰어난 수비수였다. 현재는 K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전략가’다. 평소 “틀에 박힌 축구 전술을 벗어나 다양한 시도를 하는 페프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을 좋아한다”는 그는 자원이 부족한 공격수 자리에 수비수 홍준호를 투입하는 깜짝 카드로 재미를 보기도 했다. 상대에 따라 3~4개 포메이션도 실험했다는 박 감독은 “아무래도 다양한 시도를 하는 만큼 선수들과 대화하며 이해시키는 게 중요하다. 아닌 것 같으면 빨리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소통에 강점을 보이는 그의 능력은 변화의 이질감을 줄인다.

서울은 성남FC에 일격을 당한 3라운드 이후 인천 유나이티드, 광주FC, 수원 삼성을 차례로 연파하며 완벽하게 반등했다. 박 감독은 첫 ‘슈퍼매치’서 역전승(2-1승)을 만족스러운 경기로 떠올리며 “수원은 수비적으로도 강할 뿐 아니라 역습 능력도 뛰어나다. 준비한 대로 역습 기회를 최소화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다. 팀도 좋은 흐름을 탔다”고 했다.

성공적인 6라운드였지만, 박 감독은 “70점 정도, 많아야 80점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사이드백과 윙포워드 간 콤비네이션 플레이 등에서 전술적인 완성도가 아직 미흡하다. 타이트한 일정 속 얇은 선수층에도 고민을 안고 있다. 박 감독은 “베테랑은 강점이지만 체력적으로 로테이션이 필요할 때 그 자리를 채울 선수들은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서울의 변신은 진행 중이다. “당장 우승을 노릴 수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리그 최강팀과 당당히 싸울 팀을 만들 것”이라던 그의 약속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서울은 3일 강원FC와의 7라운드 홈경기에서 4연승을 노린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