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에 다가온 전환점.."경기 외적 환경도 성숙했으면" [2021 프로야구 개막 (3)]

이용균 기자 2021. 4. 1.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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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40년..'출범둥이'들이 말한다..1982년 세대가 보는 '한국야구의 길'

[경향신문]

이대호
메이저리그 경험한 추신수·오승환 “야구장 인프라 아직 미흡”
팀보다 ‘개인 기록’에 매몰…“결과를 내는 과정도 인정해주길”
“후배들 도와 한국야구 발전 힘 보태고, 받은 사랑 돌려줄 것”

1982년 출범한 KBO리그는 올해로 40번째 시즌을 맞는다. 사람 나이 마흔이면 ‘불혹’이지만, KBO리그는 신세계의 합류 등으로 질적 도약을 위한 새로운 변곡점을 맞는 시즌이다. 출범 40번째 시즌 개막을 앞두고 ‘프로야구 출범둥이’라 할 수 있는 ‘1982년 세대’ 선수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추신수, 오승환, 이대호 등으로 대표되는 1982년 세대는 고3이던 2000년 캐다나 에드먼턴에서 열린 제19회 세계 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2000년대 중후반 한국 프로야구 주축으로 활약했다.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를 겪은 이들은 한국야구의 경기력을 위한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SSG에서 KBO리그 첫 시즌을 뛰는 추신수는 “이제 첫 시즌을 맞기에 변화를 논하기엔 적절하지 않지만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시설이 더 잘돼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지난달 30일 잠실 경기를 치를 때에도 “솔직히 이야기해도 되겠냐”고 말한 뒤 “처음 왔을 때 가장 이해가 안 된 것이 원정팀을 위한 실내타격장이 없다는 사실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추신수는 “야구는 쉽지 않다. 최상의 준비를 해도 될까 말까 한 힘든 경기”라며 “원정팀 선수들이 트레이너로부터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공간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삼성 오승환 역시 “선수들이 사용하는 라커뿐만 아니라 팬들이 사용하는 시설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여전히 부족한 야구장 인프라 문제를 지적했다. 롯데 이대호도 “어릴 때와 비교해 보면 비약적인 발전을 했지만 시설적인 면에서 더 발전이 필요하다”며 “우리 부산 팬들도 더 좋은 야구장에서 관람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해설위원으로 새 인생을 시작하는 김태균도 “잠실, 대전, 사직 구장 등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팬 편의시설이 부족한 것은 물론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펼치는 데는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국내야구의 시스템 등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이동현 해설위원은 "투수와 타자 사이에서 숨막히게 펼쳐지는 한국 야구만의 매력과 특징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야구가 팀을 위한 희생보다 지나치게 개인적 숫자에 매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정근우는 “지도자의 가치가 조금 더 인정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야구가 결과의 종목이 아닌, 그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조금 더 주목받았으면 좋겠다는 뜻이다. KBO리그 입단 21년차를 맞는 SSG 김강민은 “코로나19를 겪어 보니 팬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겠다. 선수들은 물론 야구 전체가 팬서비스에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1982년 세대 선수들은 한국야구의 미래를 향한 각오도 함께 드러냈다. 추신수는 “좋은 동기들과 함께 야구한 것은 가장 큰 행운이었다”고 했고, 오승환은 “서로가 서로에게 자극이 돼 경쟁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이제 후배들을 도와 한국야구가 더 발전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김태균은 “우리 친구들 대표팀과 국내야구, 해외야구에서 다들 열심히 잘해 자랑스럽다”며 “그때 받은 사랑을 되돌려줄 수 있는 방법을 각자 위치에서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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