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이 서울시장 선거 좌우?..때 아닌 투표권 논란

박창민 기자 2021. 3. 31.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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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4만 명 표심 어디로

(시사저널=박창민 기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6일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유세차량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때아닌 중국인 영주권자의 투표권 논란이 제기됐다. 최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영주권이 있는 중국인들에게 지방선거 투표권이 있다는 걸 강조하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어서다. 일부 화교 출신들이 민주당 선거운동 캠프에 활동한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조선족(재한 중국인)=민주당 지지자'라는 프레임까지 씌워졌다.

화교는 중국 본토를 떠나 해외 각처로 이주해 현지에 정착 및 경제활동 등을 하면서 본국과 문화적·사회적·법률적·정치적 측면에서 유기적인 연관을 유지하고 있는 중국인 또는 그 자손을 의미한다. 현재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화교는 1949년 현재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되기 전에 건너온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화교 출신이 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논란은 시작됐다. 지난 26일 민주당의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세 현장에 화교 출신 장영승 전 화교협회 사무국장이 박 후보의 지지연설을 한 것이다. 장 국장은 "1930년도 중국 산둥에서 할아버지가 건너와 정착했다. 대한민국과 서울시에 납세 의무를 다하며 살아왔다"며 "박 후보는 시민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시민 정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살기 좋고 선진화된 서울을 만들어 내는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인 유권자 표심 잡으려다가…'조선족=민주당 지지자' 논란

이날 박 후보를 비롯해 유세 현장에 참석한 서영교·우상호·김영호 민주당 의원 등은 서울에 거주하는 중국 동포들이 박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 정권의 친중 기조에 기대 중국 동포 유권자의 표심을 확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7 재·보선 투표권을 가진 외국인은 모두 4만2246명이다. 그 중 서울에만 3만8126명이 집중돼 있다. 대다수가 중국인으로 추정된다. 2010년 지방선거 때 오세훈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표 차이가 2만6412명이었던 걸 감안하면 승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숫자다.

하지만 일부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화교가 아닌 '조선족'으로 불리는 재한 중국 동포가 4·7 보궐선거에 투표권을 행사한다며 공방이 벌어졌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의 대부분은 "왜 외국인이 한국 선거에 참여하느냐" "화교에게 왜 투표권이 있느냐" "친중 성향 문재인 정부가 화교에게 투표권을 준 것이다" 등의 비판이 나왔다. 특히 반중 정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친중 행보가 반발심을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8년 6·13 전국동시 지방선거 당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초등학교 교육문화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나이지리아 출신의 우구오마 오빈나 사무엘(52)씨가 선거사무원의 도움을 받아 기표소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영주권 취득한 외국인 지방선거 투표 가능

화교들은 언제부터 투표권을 가졌을까. 2006년 지방선거 때부터다. 지방선거에 한해서 '영주의 체류자격 취득일 후 3년이 지난 19세 이상의 외국인'에게도 선거권을 주도록 2005년 8월 공직선거법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지방선거는 그 지역 '주민'으로서 권리이기 때문에 영주권을 획득하고 3년 이상 거주할 경우 투표권을 부여한 것이다. 반면 대통령·국회의원 선거 투표는 불가하며 총선과 대선 및 지방선거의 피선거권은 주어지지 않았다.

다만 한국의 영주권을 받기 위해서는 상당히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본인 또는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의 소득을 합산한 금액이 한국은행 고시 전년도 일인당 국민총소득(GNI) 이상 또는 가계 자산이 중위수준 이상이어야 하며, 7년 이상 한국에 체류해야 하고 결혼이민자의 경우에도 3000만원 이상의 재산 관계를 입증해야 한다.

재한 중국인의 투표권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중국인 영주권자의 지방선거 투표권을 박탈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온 적 있다. 또 지난 1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4·15 총선 때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패한 이유에 대해 "광진구에 조선족 귀화한 분들 몇만 명이 산다. 양꼬치 거리에. 이분들이 90% 이상 친 민주당 성향"이라고 발언했다가 '조선족 혐오'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외국인 유권자를 위해 4·7 보궐선거 투표 방법 등을 담은 영문 안내문을 31일 공개했다. 안내문은 선거 일정과 투표소 위치 찾기, 필요한 신분증, 사전 투표 참여 방법, 선거 당일 투표 절차, 투표소 입장 시 마스크 착용·발열 측정 등 주의 사항 등을 영어로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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