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 필요하다" 올 시즌 유독 외로웠을 박미희 감독

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2021. 3. 31. 06:1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선수들만 힘들었을까.

그들을 모두 통솔해야 하는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이 가장 힘들었을 것이다.

1,2차전에서 내리 졌던 흥국생명은 3차전에서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접전 끝에 무릎을 꿇으며 그대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올 시즌 흥국생명은 다사다난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미희 감독 ⓒKOVO

[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선수들만 힘들었을까. 그들을 모두 통솔해야 하는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이 가장 힘들었을 것이다.

흥국생명은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3차전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3으로 패해 준우승했다. 1,2차전에서 내리 졌던 흥국생명은 3차전에서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접전 끝에 무릎을 꿇으며 그대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앞선 두 경기에선 무기력하게 패했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흥국생명에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이날 1,2세트를 내주면서 셧아웃 패배 위기에 몰렸던 흥국생명은 3세트 때 절치부심했다. ‘간판스타’ 김연경의 맹활약을 앞세워 3,4세트를 따내 경기의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5세트에서 집중력이 크게 저하되며 마지막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그렇게 GS칼텍스가 우승하는 것을 바라만 봐야 했다.

올 시즌 흥국생명은 다사다난했다. 경기 외적인 면에서의 돌발 변수와 맞닥뜨려야 했다. 바로 팀 주축 선수였던 ‘쌍둥이 자매’ 이다영·재영의 ‘학교폭력(학폭) 논란’이다. 이 두 선수는 학창 시절 학폭 논란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시즌 도중 팀을 이탈했다. 흥국생명으로부터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정규리그에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흥국생명은 그 여파로 GS칼텍스에 1위 자리를 막판에 내주고 말았다. 그리고 시즌 전만 하더라도 ‘우승은 따 놓은 당상’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던 흥국생명은 챔피언 결정전에서 GS칼텍스에 무릎을 꿇었다.

힘든 상황 속 길었던 시즌을 마무리한 흥국생명. 이제야 박미희 감독은 속마음을 말할 수 있었다.

그는 경기 후 “너무 어려운 상황에서 이 정도까지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건 선수, 스태프의 노력 때문”이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을 돌아본 그는 “스트레스가 많았다”면서 “눈이 충혈됐지만, 현장에 있으니 어쩔 수 없었다. 1년을 계속 준비했는데 외부적인 요인으로 (우승을) 하지 못한 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김연경 ⓒKOVO

박미희 감독은 김연경도 언급했다. 그는 “이번 시즌이 (김연경에게) 더 힘들었을 것”이라며 “내가 덜어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격려 외엔 직접적으로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러나 자기 자리에서 리더 역할을 충분히 했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같이 고생한 선수들에게도 “수고했다는 말을 먼저 해주고 싶다. 오늘은 지나면 또 과거다. 새로운 순간들이 온다는 것일 알려주고 싶다”고 전했다.

경기장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야 했지만, 박미희 감독도 올 시즌 상처를 많이 받았다. 박 감독은 “나의 상처도 치유해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받은 상처, 글과 말로 받은 상처도 있었다. 치유가 필요하다”고 고백했다.

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jinju217@sportshankook.co.kr

[ⓒ 한국미디어네트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