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사곡' 전수경 "파스신 가슴아파..시즌2 女반격 있길"[★FULL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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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을 뚫고 파스향이 전해져 오는 것만 같았다.
'결사곡'은 잘나가는 30대, 40대, 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 사피영(박주미 분), 부혜령(이가령 분), 이시은(전수경 분)에게 닥친 상상도 못 했던 불행에 관한 이야기.
-'결사곡'이 9.7%의 최고 시청률로 TV조선 역대 드라마 시청률을 경신했다.
-'결사곡'이 막장 드라마라는 수식어를 얻은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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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을 뚫고 파스향이 전해져 오는 것만 같았다. 배우 전수경(54)이 화려함을 내려놓고 데뷔 이래로 가장 수수한 차림을 선보였다. 그가 우리네 엄마들의 모습으로 TV조선 토일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이하 '결사곡')에서 남편의 불륜과 이혼을 고민했다. "일단은 아이들을 생각해서 참자." 그리고 그는 파스가 붙은 손으로 묵묵히 아침 식사를 차린다. 고구마를 먹은 듯 숨이 턱 막히는 모습이지만, 이게 임성한 작가가 그린 '결혼의 진짜 맛'이었다.
'결사곡'은 잘나가는 30대, 40대, 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 사피영(박주미 분), 부혜령(이가령 분), 이시은(전수경 분)에게 닥친 상상도 못 했던 불행에 관한 이야기.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불협화음을 다룬 드라마.
전수경은 극중 라디오방송 메인작가 이시은 역을 맡았다. 시은은 대학 학과장 박해륜(전노민 분)의 부인으로, 일과 살림에 치여 꾸미지도 못하고 30년 동안 오로지 남편과 자식만을 챙기며 악착같이 살아왔다. 시은은 고3 때 만나 결혼한 해륜이 뒤늦게 외도에 빠지고, 이혼을 요구하면서 혼란을 겪는다.

-'결사곡'이 시즌2를 예고하며 시즌1을 마쳤다.
▶초반에 시은이가 해야할 부분이 많았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며 촬영했다. 8부 촬영에서 과거로 돌아가면서는 휴식을 취하는 방향으로 연기했다. 오히려 뒤에선 다른 커플들의 연기를 볼 여유가 있었다.
-'결사곡'에 출연 결심은 어떻게 하게 됐나.
▶임성한 작가님께서 독보적인 명성을 갖고 계셨고, 함께 하자는 제의를 받았을 때 작가님을 믿고 무조건 하고 싶었다. 내 캐릭터가 기존에 하던 이미지가 아니란 정보만 들었고 어떤 인생을 사는지는 잘 몰랐다. 잘 꾸미지 않고 가정에 헌신한다고만 들었는데, 배우로서는 즐거운 작업이었다. 한 여자의 남편에 대한 세세한 감정, 다양한 고통을 완급조절하며 연기했다. 똑같은 슬픔이라도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어서 연기자로서 기존에 해보지 않았던 연기를 해서 자극이 됐다.
-'결사곡'이 9.7%의 최고 시청률로 TV조선 역대 드라마 시청률을 경신했다.
▶혼자 이뤄진 게 아니고 협력해서 선을 이뤘다. 모두의 열정이 모여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내가 뮤지컬을 오래 했는데, 뮤지컬은 배우 스스로 느끼는 현장의 커튼콜 반응이 있다. 드라마는 시청자의 반응이 뒤에서 느껴지기 때문에 걱정도 됐는데 모든 게 잘 합쳐져서 기분이 좋았다. 목표치가 더 높은 욕심도 있었다. 그래도 드라마가 활성화되지 않은 채널에서 시청자들을 흡수할 수 있었던 게 쉬운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결사곡'이 넷플릭스 공개작이기도 해서 해외 시청자들의 반응도 꽤 있다.
▶인스타그램 댓글을 보면 일본어, 영어 댓글이 달리기 시작하더라. 넷플릭스를 보고 좋아해주신 분들이 많구나 싶었다. 친한 후배가 넷플릭스 차트를 보내줬는데 '결사곡'이 나이지리아에서 시청 순위 1위를 했더라. 싱가폴, 홍콩에서도 본 분들이 연락이 온다.


-시은 역을 연기하며 신경 쓴 부분은?
▶이전에 화려하고 강렬한 역할을 할 때는 신마다 임팩트를 주려고 했는데, 이번엔 눈에 띄지 않는 반대 성향의 캐릭터를 보여주려고 했다. 감춰진 듯한 감정을 시청자들이 세세하게 느끼게 연기해야 했다. 시청자들이 센스가 있으셔서 세세한 부분을 다 알아봐주시고 공감해주셔서 일하는 재미가 있었다.
-그동안의 작품 중 외적으로 가장 수수한 변신을 했는데.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여배우는 외모에서 오는 자신감이 있는데, 역할은 그와 반대였다. 역할을 그렇게 접근하는 게 나로선 이상적이었다. 드라이도 하면 안 됐고, 화장도 하면 안 돼서 직접 머리를 틀어올렸다. 역할로 봐주시면 너무 좋은데, 화면에서 단점이 더 부각돼 보이는 것 같더라.(웃음) 몰입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런 댓글은 관심일 뿐이라 생각했다. 이제는 단련이 생겼고 캐릭터에 집중해서 연기하기로 했다. 그게 더 시은이와 맞는 것 같았다.
-임성한 표 대사가 난해할 텐데, 대사 소화 과정은?
▶작가님들이 따옴표, 쉼표, 느낌표 하나도 의미 없게 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임 작가님은 지문도 장황하지 않다. 여러 번 읽다 보면 느껴지는 게 있다. 잘 쓰시는 작가님은 대본을 쓸 때 직접 연기하며 쓴다고 하시더라. 그래야 캐릭터의 디테일한 감정이 담기는 것 같다. 작가님은 배우와 거의 피드백을 하지 않는 편이다. 작가님이 리딩 때 안 오셨지만 비디오를 다 보시고 배우들에게 피드백을 주셨다. 더 이상 자잘한 피드백이 오지 않으면 잘한 거라 하더라. 초반에 피드백을 많이 받지 않고 '잘 하셨어요'라고 해주셨다.
-전노민과 부부로 연기 호흡을 맞췄는데.
▶(전)노민 씨가 '황금빛 내 인생'에서 내 형부로 나왔다. 부부 연기는 오래 살아온 것 같은 느낌과 눈빛을 보여주려고 했다. 노민 씨도 친화력이 좋은 배우다. 낯을 가리지 않아서 나와 최대한 호흡을 잘 맞추려고 노력했다. 초반부터 어색한 모습이 안 보였던 것 같다. 노민 씨도 오래 연애하고 결혼한 내용으로 극 중에 공통점이 많더라. 신기하게 나와 생일도 별로 차이가 안 나서 극 속 케미가 맞겠다 생각했다.(웃음)

-실제 남편과 딸들이 상대역 전노민의 연기와 '결사곡'을 본 반응은?
▶우리 남편이 재미있게 보더라. 한국계 미국인이어서 아직 외국 성향이 강해서 '결사곡'의 디테일한 정서를 잘 따라갈까 싶었는데, 남편이 드라마가 독특하고 작가님이 천재 같다고 하더라. 남편이 제일 분노한 장면은 해륜이 "내가 석가모니냐 예수냐"라며 이혼을 요구할 때다. 남편이 "저건 애지 무슨 어른이냐"라고 하더라.(웃음) 우리 아이들은 결혼과 남자에 큰 관심이 없다. '결사곡' 초반에 같이 보면서 신기해했다.
-해륜이 시은에게 이혼 얘기를 꺼내면서, 파스 냄새 나는 것도 자신의 탓인 것 같아서 싫다고 말하는 장면이 시청자들에게 저릿함을 줬다.
▶파스신은 나로서 가장 가슴 아픈 장면이었다. 1회에서 남편이 "나를 좀 떠나면 안 될까"라고 말하고 시은이는 머리에 망치를 맞은 느낌이었다. 시은은 자신의 여성성이 부족했나 싶어서 란제리도 새로 꺼내 입어봤다. 그 노력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아침에 남편이 "애들에게 언제 얘기할 거냐"라며 "파스 냄새가 나고 네가 궁상맞게 사는 게 내 탓인 것 같다"고 말한다. 그때 시은이가 아이들에게 티도 못 내고 밥을 준비하는 장면이 가슴 아팠다. 또 다른 장면은, 아이들이 파자마 파티를 하는 와중에 남편이 시은이에게 "나를 좀 보내줘라"라고 말하는 장면이 기억 난다. 시은이가 넘쳐 오르는 슬픔을 억누르고 "아이들한테 무늬만 가족으로라도 좋다"고 말한다. 아이가 있는 엄마의 마음을 가장 잘 대변한 장면인 것 같다.
-'결사곡' 중 가장 '고구마형 캐릭터'를 표현했는데, 시청자 반응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시청자들이 정말 화가 나서 "자기는 입이 없냐"고 하더라. 딸이 왜 대신 말하냐고 했다. 오히려 향기가 그런 얘기를 했기 때문에 시은의 성격이 드러나면서 더 가슴이 아팠던 것 같다. 그런데 내가 살아보니 세상에 말 잘하는 사람만 사는 건 아니더라. 쏘아붙이고 싶어도 참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실제 전수경 역시 과거 한 차례 이혼 후, 2014년 한국계 미국인 에릭 스완슨과 결혼했다. '결사곡'이 남다르게 다가왔을 텐데.
▶나도 이혼을 해봤기 때문에 이 작품이 와닿았다. 과거 전 남편의 외도가 있었다. 그런 종합적인 게 없으면 이혼이 쉽지 않다. 노민 씨가 "시은이가 너무 쉽게 해륜이를 보내는 거 아니냐"고 말하길래, 내가 "그런 사람 많을 거다"라고 했다. 시은이가 극 중 남편의 불륜녀가 누군지 확인하지 않았는데, 나도 그랬다. 당시 나는 아이가 없었는데도 그 여자가 누군지를 확인하려 하지 않았다. 그래봤자 뭐가 달라지겠나 싶었다. 그 부분에서 시은이에게 엄청 많이 공감했다. 작가님이 나를 잘 모르실텐데 어떻게 이렇게 비슷하게 쓰셨나 싶었다.

-시은에게 또 공감한 부분은?
▶나는 사람 앞에서 감정을 디테일하게 말하지 못하는 스타일이다. 부부싸움이 있어도 지금 남편한테는 영어를 써야 하는 것도 있고 디테일하게 표현하지 못하겠더라.(웃음) 시은이가 하는 대사 중에 내가 좋아하는 대사가 많다. 격하게 소리만 안 질렀을 뿐이지 시은이가 하는 말이 맛이 있다. "짐승보다 못한 사람이 있어" 등의 대사에서 디테일한 감정이 잘 보였다. 나는 작가님 대사에 배우로서 많은 감사를 보이고 있다. 시은의 독백집만 내놓아도 연기하는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런 말 맛을 못 느끼면 드라마가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캐릭터의 감정을 즐기시는 분들은 이 드라마를 잘 즐길 수 있겠다.
-'결사곡'이 막장 드라마라는 수식어를 얻은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는 막장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인생을 50세 넘게 살아오신 분들이라면 드라마 이상의 스토리가 많더라. 인물들이 많고 드라마틱하게 보일 수는 있지만 실생활에 벌어지는 인물을 잘 가져온 것 같다. 최근 구미 아이 사망사건을 봐도 내연남이 여러 명이라더라. 지인 얘기만 해도 반문이 나올 정도다.
-박주미, 이가령과 '라디오국 3인방'으로 호흡을 맞춘 소감은?
▶박주미, 이가령 씨와 셋이 호흡이 중요했다. (박)주미 씨는 성격이 소탈하다. (이)가령 씨까지 세 명의 하모니를 위해 많이 노력했다. 지금 많이 친해졌고 우리 톡방에서 시즌1 마치고 서로 "수고했다"고 말해줬다. 여성들이 주인공인 여성의 이야기로 넷플릭스에 소개되니 큰 책임을 갖고 긴장 놓지 말고 끝까지 홀로서기 하는 모습을 잘 연기하자고 했다.

-'황후의 품격' 김순옥 작가에 이어 '결사곡' 임성한 작가의 작품에 출연했다. '막장계의 두 대모'를 비교해 본다면?
▶김순옥 작가는 드라마를 오락 게임처럼 몰입하게 만드는 '폭주 기관차' 같다. 부지런히 방이 열리는 느낌이고 빠른 진전이 있다. 자기만의 독창적인 색깔이 있다. '사건의 퍼레이드', '죽음의 카니발'을 보여준다. 임성한 작가님은 의외로 따귀를 때리거나 몽둥이를 치는 장면은 없는데, 대사로 캐릭터의 세세한 감정을 풀어놓으신다. 그걸 답답하게 볼 수도, 공감하며 볼 수도 있겠다.
-'결사곡' 시즌1을 마치며 시은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가끔 댓글에서 시은이와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고 말한 걸 본 적이 있다. 시은이가 내 자신인 것 같고, 내 모습을 통해 많은 분들이 위로를 받으면 좋겠다. 시은이가 지금 너무 힘든 과정을 겪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나는 어떤 방식으로든 시은이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어떤 방식으로든 그녀가 갈등에서 벗어나서 좀 더 멋져지길 바란다. 자아를 찾고 누군가에게 사랑 받으며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결사곡' 시즌2 관전포인트는?
▶캐릭터가 발전하는 모습이 보일 것이다. 여성들의 반격도 있었으면 좋겠다. 시즌1에선 재료들을 풀어놓았고, 시즌2에선 그것들이 줄다리기를 하고 충돌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재료를 갖고 어떤 요리가 탄생할지, 어떤 양념이 더해져서 반찬이 만들어질지 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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