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20%p 앞서도 오세훈, 당선 자신 못 하는 이유는

김태일 2021. 3. 3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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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청장·국회의원 조직력서 민주당에 뒤져
여론조사 믿었다 낭패 본 경험도 작용하는 듯
'내곡동' 변수..물밑에선 크게 작용할 가능성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 조선일보·TV조선 의뢰로 칸타코리아 실시(지난 27일): 오세훈 후보 55.7%, 박영선 후보 30.3% / 25.4%포인트 차
#. 문화일보 의뢰로 엠브레인퍼블릭 실시(지난 26~27일): 오 후보 47.3%, 박 후보 30.6% / 16.7%포인트 차
#. 한국경제신문 의뢰로 입소스 실시(지난 26~27일): 오 후보 50.5%, 박 후보 34.8% / 15.7%포인트 차
#. 머니투데이·미래한국연구소 의뢰로 PNR리서치 실시(지난 27일): 오 후보 57.2%, 박 후보 30.9% / 26.3%포인트 차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여러 차례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연이어 앞서고 있다. 그것도 20%포인트 내외로 따돌리면서다. 하지만 오 후보를 비롯해 국민의힘 측은 당선 확신을 못 하며 ‘승리 확실’이라는 말을 아끼고 있다. 단순히 겸손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서일까. 숨은 이유는 무엇일까.

“여론조사 별 의미 없어..결국 조직력 싸움”
30일 정치계에 따르면, 여론조사에서 잇따라 승리를 따낸 오 후보 입에서 ‘조직력 싸움’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왔다. 지난 29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한 오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가) 15%, 20% 차이 난다는 말을 전혀 믿지 않는다”며 “선거는 어느 정당의 조직력이 강한가의 싸움이다”라고 짚었다.

그가 말한 ‘조직력’은 정당이 쥐고 있는 지자체장과 지역구 국회의원의 표 장악력을 뜻한다. 실제 현재 서울 25개 구 중 서초구를 뺀 24개 구(96%)의 구청장이 민주당 소속이다. 지역구 국회의원 상황도 마찬가지다. 서울 지역 49개 지역구 가운데 강남 3구·용산구를 제외한 41개 지역구를 민주당이 가지고 있다. 조직력만 놓고 보면 국민의힘은 비교 상대가 아니다.

오 후보도 이날 라디오에서 “서울은 구청장, 시의회, 구의회 등 정치적으로 (민주당 측에) 기울어진 동네”라고 설명했다.

4월 7일, 쉬는 날 아냐..투표율 낮을 수도
4·7 보궐선거가 진행되는 다음 달 7일은 수요일이다. 평일이자, 법정 공휴일이 아니다. 투표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사전투표가 그에 앞서 4월 2~3일 이틀 간 진행되지만, 이를 놓칠 경우 당일 야근이 생기거나 퇴근길 정체가 빚어지면 오후 8시는 도착하기 아슬아슬한 시각이다.

실제 오 후보도 “보궐선거는 지지율이 높아 이기는 것이 아니라 투표장으로 가주셔야 한다. 투표일이 휴일이 아니라 (투표율이) 60%가 안 될 것 같다. 여론조사는 별 의미가 없다”라는 말을 했다.

그는 앞서 지난 26일 서울 가리봉동 도시재생사업 유세 현장에서도 기자들에게 “이번 선거는 보궐선거다. 투표율이 높지 않다. 현재 박빙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2차례 역전패 경험..“까봐야 안다”
오 후보는 두 차례 역전패 경험이 있다. 문제는 이때도 여론조사 결과는 앞서 있었다는 점이다. 그가 여론조사 결과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게 된 이유다.

오 후보는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종로에서 맞붙은 정세균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패했다. 여론조사 결과가 연일 10%포인트 넘는 차이로 앞서다 나온 결과라 더욱 뼈아팠다. ‘선거는 투표함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모른다’는 말을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표를 까보니 오 후보가 정 후보에 되레 12%포인트가량 뒤진 결과가 나왔다.

이보다 앞선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오 후보는 당시 여론조사에서 한명숙 민주당 후보에게 약 20%포인트가량 여유 있게 앞서 있었다. 서울시장 재선은 따 놓은 당상처럼 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초접전. 오 후보는 불과 0.6%포인트 차이로 간신히 이겼다.

다만 2010년, 2016년에 비해 현재의 여론조사 정확도는 높아졌다. 법 개정으로 이동통신사가 임의로 만든 가상의 안심번호를 쓰는 게 허용되면서다. 실제 2020년 4·15총선에서는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여론조사 결과 그대로 승패가 결정됐다.

막판 변수...떨어지는 낙엽도 조심
오 후보에게 제기된 ‘내곡동 의혹’ 변수는 결코 작지 않다. 민주당 측이 집중 포격하고 있기도 하다. 박 후보 역시 지난 29일 첫 TV토론회에서 내곡동 토지 보상과 관련 “36억5000만원 보상 말고 추가로 받은 게 있냐”며 서울주택도시공사(SH) 답변서를 증거로 제시한 뒤 “단독주택용지를 추가로 특별분양공급을 받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저격했다.

이에 더해 투표일 하루 이틀을 앞두고 추가 의혹이나 제3의 의혹이 터질 경우 표심은 돌아설 수 있다. 게다가 현재 오 후보 손을 들어주는 지지자들은 응집력이 높지 않다. 오히려 정부나 민주당에 대한 반감으로 돌아선 중도 층 표심이 넘어갔다는 해석이 다수다. 바람이 불면 떨어져 나갈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의혹에 대한 사실 여부가 밝혀질 때쯤 선거는 끝나있다.

한편 민주당은 적극 지지층이 모두 투표장에 나온다면 여론조사상의 격차를 뒤집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나름의 여론조사의 과학적 분석도 있고, 과거 선거의 전례도 있고 하기 때문에 3% 이내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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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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