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시즌 첫승..박인비, 기세몰아 2연승 노린다

조효성 2021. 3. 2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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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첫 출전 LPGA KIA클래식
4일내내 선두·개인 통산 21승
韓 최다승 박세리에 '4승'差
이번주 메이저대회 우승땐
"연못 점프 세리머니 해야죠"

"시즌 첫 대회를 우승으로 시작할 수 있어서 기쁘고 좋은 기억을 많이 만들 수 있는 시즌이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또 이 골프장에서 항상 좋은 성적을 냈는데 우승은 없었다. 마침내 우승해서 다행이다."

올해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박인비(33·KB금융그룹)가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의 아비아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IA 클래식에서 4일 내내 선두를 달리며 완벽한 우승을 차지했다.

공동 2위인 렉시 톰프슨, 에이미 올슨(이상 미국)과의 차이는 무려 5타. 특히 "메이저대회를 앞두고 점검하기 위해 출전했다"고 말했지만 박인비는 시즌 첫 대회부터 완벽한 퍼팅과 정교한 코스 공략으로 단 한 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았다.

박인비는 심리적으로 큰 압박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타수 차이가 꽤 많이 나서 오히려 압박감을 느꼈다. 16번홀 이글로 정말 큰 안도감을 받았다"고 돌아본 박인비는 "12m 오르막 퍼팅이었다. 투 퍼팅 하는 게 목표였는데 라인을 완벽하게 읽었고 그림같이 들어갔다. 통산 21승을 해도 여전히 떨린다"며 웃어 보였다.

올시즌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박인비는 지난해 2월 호주여자오픈에서 LPGA투어 통산 20승 고지를 밟은 이후 1년1개월 만에 1승을 더 추가했다. 이제 4승만 더하면 한국선수 LPGA투어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는 박세리(은퇴·25승)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박인비는 "박세리는 모든 것의 선구자였다. 한국 여자 골프선수들이 미국으로 건너가 LPGA투어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많은 격려를 해줬다"며 "그의 발자취를 따르는 것은 늘 굉장한 영광"이라고 말했다.

KIA 클래식 우승은 처음이라 기쁨이 배가됐다. 박인비는 2010년 KIA 클래식 첫 대회부터 해마다 우승을 노렸지만 준우승만 세 차례 기록한 바 있다. 무려 11차례 도전 만에 우승한 박인비는 "내 트로피 컬렉션에 이 아름다운 트로피를 소장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또 우승상금 27만달러를 보탠 박인비는 한국선수 최초로 LPGA 통산 상금 1700만3925달러를 돌파했다.

자신의 시즌 첫 승, KIA 클래식 첫 우승, 그리고 올 시즌 LPGA투어 미국선수 3연승을 저지한 박인비의 다음 목표는 당연히 '메이저 우승'. 박인비는 우승 직후 이번주 열리는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 세리머니를 언급하면서 "지금 당장 연못에 뛰어들어 씻고 싶다"며 웃은 뒤 "2주 연속 우승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2013년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했을 때 전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있다. 해본 경험이 있고 그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알기 때문에 다시 한번 하고 싶다. 다음주가 정말 기대된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박인비는 메이저 3연승의 대기록을 세웠던 2013년에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바로 이어진 US 여자오픈에서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또 박인비는 "대회 전에 아버지께서 내가 KIA 클래식과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연속 우승하는 꿈을 꾸셨다고 얘기해 주셔서 기분이 좋았는데, 꿈의 절반이 맞아떨어진 것 같아서 기쁘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시즌 첫 대회부터 완벽한 경기력에는 이유가 있다. '골프여제'의 승부욕을 자극하고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한 단어는 바로 '올림픽 2연패'다.

박인비는 "나에게 좋은 동기는 올림픽이다. 올해 열릴 올림픽을 대비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고 나라를 대표해 출전하는 게 정말 좋은 동기부여다. '올림픽이 없었다면 내가 여기 있었을까?' 이런 생각도 한다"고 올림픽에 대한 특별한 감정을 설명했다. 이어 "올림픽은 일반 골프대회와 출전 자격이 다르다. 일반 대회라면 어떤 대회든 참가할 자격이 충분하지만, 올림픽은 내가 금메달을 땄음에도 출전하지 못할 수 있다. 올림픽에 나갈 자격을 갖추는 건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만큼 쉽지 않다. 올림픽이 끝난 후 4년 동안 플레이를 잘해야 한다. 올림픽 시즌엔 더 잘해야 한다. 안전한 위치는 아니지만 목표에 다가가고 있고 그걸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과 김효주가 각각 단독 4위, 공동 5위에 오르며 톱10에 이름을 올렸고 유소영, 양희영, 신지은, 허미정은 공동 12위로 컨디션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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