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일본 사과 못 받고..징용 뒤 전범 '멍에' 이학래 회장 별세
[앵커]
일제 강점기에 일본군에 징집됐다가 일본 패망 후 '전범'이라는 멍에까지 써야 했던 한국인이 148명이었는데요.
그 후로 60년이 훨씬 넘도록 일본 정부에 보상을 요구하며 투쟁해 온 90대 마지막 생존자, 이학래 동진회 회장이 별세했습니다.
도쿄에서 박원기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일제강점기, 태평양 전쟁 당시 한국인 B·C급 전범 가운데 일본 내 마지막 생존자였던 이학래 동진회 회장이 향년 아흔여섯 살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일제의 포로 감시원으로 강제징용됐던 이 회장은 일제가 패망한 뒤 열린 전범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고, 이후 감형돼 11년간 옥살이를 했습니다.
당시 한국인 B·C급 전범 148명 가운데 23명이 사형을 당했고, 나머지는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일본으로부터 외면받았습니다.
[故 이학래/동진회 회장/지난해 6월 : "같은 B, C급 전범인데도, 일본인에게는 보상금과 조의금을 지급했는데, 우리 한국인은 그냥 버렸어요."]
'전범'이라는 억울한 멍에를 쓸 수 없어 이 회장은 남은 생존자들과 함께 '동진회'라는 모임을 만들어 60년 넘게 명예회복을 위해 싸워왔습니다.
그리고 2006년에야 비로소 한국 정부로부터 강제징용 피해자로 인정받았습니다.
하지만 일본 법원은 이들의 사과와 보상 요구를 기각했고, 이들을 위한 구제 법률 제정에 나서야 할 일본 국회도 전혀 꿈쩍하지 않았습니다.
[故 이학래/동진회 회장/지난해 6월 : "죽은 동료를 생각하면 이렇게 살아있는 것 자체가 죄송스럽습니다. 명예를 꼭 회복해 주고 싶습니다."]
자나 깨나 본인과 동료들의 명예회복을 바랐던 이 회장은 그토록 바랐던 일본 측의 사과와 보상을 끝내 받지 못한 채 영면에 들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박원기 기자 (rememb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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