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 하는 부모 대부분 자녀까지 데려가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데.. 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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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9시쯤 청주시 흥덕구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자녀가 부모 손에 이끌려 생을 마감하는 일은 자살이 아닌 범죄 행위로 규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경북대학교 수사과학대학원이 발간한 '우리나라 동반자살 최근 10년간 동향'(저자 이호산·2016년)에 따르면 자녀 살해 후 자살 행위는 가족 동반자살이라는 용어로 혼용돼 부모를 동정 대상으로 인식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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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9시쯤 청주시 흥덕구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자는 부부인 A씨(40)와 B씨(40·여), 여섯 살 난 아들과 네 살배기 딸이다.
이들은 며칠 전부터 연락이 닿지 않는 점을 이상히 여긴 A씨 부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에 발견됐다.
119 구급대가 집 내부에 진입했을 때 A씨는 큰 방 침대 위에 숨져 있었다. 주변에는 타다 남은 연탄이 놓여 있었다.
유서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A씨는 근래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 B씨와 자녀 두 명은 작은 방바닥에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 B씨 양옆에 아들과 딸이 나란히 누워 있던 상태였다.
시신 부패 정도로 미뤄 숨진 지 상당 시간이 지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뉴스1에 따르면 문제는 일가족 집단 사망 사례를 보면 생사(生死) 선택권이 없는 미성년 자녀가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 극단적인 처지에 놓인 부모가 어린 자녀를 해하고 세상을 등지는 경우다.
'자녀 살해 후 자살'이라 일컬어지는 범죄로 충북에서도 잊을 만하면 터진다.
앞서 2018년 4월 증평군에서는 40대 여성이 세 살배기 딸에게 극약을 먹인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넉 달 뒤인 같은 해 8월 옥천군에서는 40대 남성이 부인과 세 딸에게 수면제 성분이 든 약을 먹여 살해한 뒤 흉기로 자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17년 9월에도 빚에 시달리던 40대 가장이 부인과 10대인 두 딸과 극단적인 선택을 해 지역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이들 사례 모두 부모가 처지를 비관하면서 일어난 비극이다.
자녀가 부모 손에 이끌려 생을 마감하는 일은 자살이 아닌 범죄 행위로 규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경북대학교 수사과학대학원이 발간한 '우리나라 동반자살 최근 10년간 동향'(저자 이호산·2016년)에 따르면 자녀 살해 후 자살 행위는 가족 동반자살이라는 용어로 혼용돼 부모를 동정 대상으로 인식하게 한다.
연구진은 "10세 이하 자녀가 자살에 동반되는 경우 다른 용어로 기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반자살은 행위 객체가 적어도 자살이 무엇인가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 또는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자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녀를 소유물이 아닌 인격체로 인식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특수한 가족공동체 문화를 지닌다. 유교 영향을 받은 까닭에 외국과 달리 자녀를 부모 소유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생사 선택권까지 부모가 쥐고 있다는 그릇된 관념을 만들어 낸 원인이다.
도내 한 정신과 전문의는 뉴스1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부모 대부분은 자녀까지 함께 데려가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며 "나 아니면 돌볼 사람이 없다는 오판에서 비롯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녀를 인격체가 아닌 소유물로 생각해 생명을 거두는 건 크게 잘못된 행위"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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