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불장군 벤투에 힘싣겠다는 축협, 소잃고 외양간 고치나 [MK시선]

안준철 2021. 3. 27.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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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의 요코하마 참사는 불보듯 뻔한 결과였다.

대한축구협회의 무리한 친선전 추진과 파울루 벤투 감독의 독불장군식 운영이 결합된 결과였다.

하지만 "이번 패배에 대해 벤투 감독에게만 비난이 쏠리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최상의 상태로 경기를 치르도록 완벽하게 지원하지 못한 축구협회의 책임이 더욱 크다"며 "이번 일을 거울삼아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 구단과 지도자 등 현장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며 대화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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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한국 축구의 요코하마 참사는 불보듯 뻔한 결과였다. 대한축구협회의 무리한 친선전 추진과 파울루 벤투 감독의 독불장군식 운영이 결합된 결과였다. 하지만 개선될 여지도 적어보이는 게 사실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 7시 20분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친선전서 0-3으로 완패했다. 일본과의 친선전으로는 2011년 삿포로에서 0-3 패배 이후 또 다시 망신을 당했다.

패배도 패배지만, 대표팀은 경기 내내 무기력했다. 벤투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인 ‘빌드업’은 종적을 감췄다. 물론 시도는 있었다. 수비진영에서 볼을 돌리다가 일본에게 빼앗겨 치명적인 역습을 당했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한일전 졸전으로 비난의 중심에 서있다. 사진=MK스포츠 DB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이례적으로 26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패배에 대해 벤투 감독에게만 비난이 쏠리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최상의 상태로 경기를 치르도록 완벽하게 지원하지 못한 축구협회의 책임이 더욱 크다”며 “이번 일을 거울삼아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 구단과 지도자 등 현장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며 대화하겠다”고 언급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그리고 꼭 일이 벌어지고 난 다음에 ‘소통하겠다’, ‘방법을 찾겠다’는 식은 소잃고 외양간을 고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대한축구협회가 완벽하게 지원하지 못한 건 맞는 말이다. 선수 선발은 협회 주관이다. 특히 해외파 선수들의 몸상태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 선발했다가 대부분 국내파 선수들로 대체해야 했다. 주장 손흥민도 마찬가지다. 햄스트링 부상이 있는데도 명단에 넣었다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대체했다. 협회의 매끄럽지 못한 일처리였다.

그러나 벤투 감독에게 비난이 쏠리는 것도 당연하다. 그 동안 벤투 감독의 팀 운영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벤투 감독은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 바로 볼 간수를 높이면서 공격을 만들어가는 ‘빌드업’이다. 다만 벤투 감독 부임 후 한국 축구에 그의 철학이 제대로 녹아들었는지는 의문이다. 부임한지 3년이 다 돼가고 있지만, ‘불통’ ‘똥고집’ ‘독불장군’이라는 이미지만 강해지고 있다. 때로는 유연함이 필요한 게 리더다.

이미 슈틸리케 감독 시절 축구협회가 적당한 견제를 하지 못하면서 한국 축구는 퇴보의 길로 접어든 적이 있다. 어떻게 보면 정몽규 회장 입장문은 그 동안 벤투 감독과 협회가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다는 걸 자인하고 있는 셈이다.

더 이상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운영은 안된다. 이번 한일전 참사를 벤투 감독과 협회가 머리를 맞대고 반성부터 하길 바란다. 허울 좋은 ‘빌드업’도 처음부터 하나 하나, 한국 축구에 맞는 옷인지도 따져야 한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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