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 쇼크, 굴착기로 탈출?... “차라리 아프리카 돌아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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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서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좌초해 해상 운송로가 차단된 사고의 파장이 계속 커지고 있다. 세계 해운 업계는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을 우회하는 비상 대책까지 고려하고 있다.
세계 최대 해운선사(船社)인 덴마크의 머스크는 25일(현지 시각) 성명을 내고 “희망봉을 거쳐 돌아가는 경로를 포함해 이번 사고와 관련한 모든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급한 화물 수송은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독일의 대형 선사 하파크로이트도 “희망봉 우회가 가능한 선박을 찾는 중”이라고 했다.
수에즈 운하를 거치지 않고 희망봉을 경유하면 유럽과 아시아 간 뱃길이 약 6000마일(9650㎞) 더 길어진다. 운송 시간도 7~9일 추가된다. 대형 유조선이 중동에서 유럽으로 갈 때 연료비만 30만달러(약 3억4000만원)를 써야 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국제 화물 운송 업계는 최근 코로나 사태로 물류 흐름이 지체되는 가운데 수에즈 운하가 막히면서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영국의 해운 전문지 로이즈리스트는 이번 사태로 세계 해운 업계가 시간당 4억달러(약 4500억원)의 손실을 입게 됐다고 분석했다.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화물선은 지난해 기준으로 하루 평균 51척에 달했다. 전 세계 교역량의 12%가 이 운하를 거친다. 매일 수에즈 운하를 이용해 운반하는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는 약 100만배럴에 달한다. 주요 외신들은 평소 수에즈 운하를 통해 아시아에서 생산한 커피를 유럽으로 들여오는 운송 작업도 지체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자칫하면 유럽의 커피 수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수에즈 운하 근처에는 양쪽 방향을 합쳐 모두 185척의 각종 화물선이 기약 없이 대기 중이다. 멈춰 선 화물선을 노려 중동 일대의 해적이 활개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파나마 선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인 에버기븐호는 지난 23일 강풍으로 인해 선체가 항로를 이탈, 운하 바닥과 충돌하며 좌초했다. 선체 길이 400m에 22만t급인 이 선박은 약 2만개의 컨테이너를 적재한 상태다. 주요 외신들은 사고 발생 사흘이 지나도록 언제 통행이 재개될지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세계 최대 해저 준설 업체인 네덜란드 보스칼리스의 최고경영자 피터 베르도프스키는 방송에 출연해 “에버기븐호 좌초 사태를 해결하는 시간이 며칠이 될지, 몇 주가 될지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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