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지역·보수층 '두 토끼 쫓는' 야당
"박, 지역구 아닌 연희동 대저택"
'중증 치매환자' 재차 발언 논란
[경향신문]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공식선거운동 이틀째인 26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구로구를 찾았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 국민의힘이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곳에서 표심을 호소하는 ‘산토끼’ 잡기 전략을 짠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서해수호의날’을 맞아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과 박 후보의 과거 천안함 침몰에 관한 입장을 공격했다. 북한 문제를 부각해 보수층 결집 또한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오 후보는 이날 박 후보가 방문한 바로 다음날 박 후보의 지역구였던 구로구에서 유세를 벌였다. 오 후보는 “박 후보가 일본 도쿄에만 집이 있는 줄 알았더니 연희동에 대저택이 하나 있더라”라며 “지역구 의원이 그 지역에 안 산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기 지역구를 그런 식으로 관리해놓고 그 실력으로, 그 마음가짐으로 서울시장을 하겠다고 나섰다”면서 “제가 시장이 되면 신도림동, 가리봉동을 비롯해 새 주택이 많이 들어오는 구로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의 ‘정치적 고향’에서 부동산 문제를 거론한 것이다.
오 후보의 이날 동선 역시 강서구 증미역에서 출근 인사를 시작으로 양천·구로·용산·송파·강동구에 집중됐다. 전날은 강북 지역을 지역 유세 1순위로 꼽았고, 이날도 열세 지역을 찾은 것이다.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강한 강남구와 서초구를 제외한 지역들을 우선순위로 놓고 집중 공략하는 모양새다. 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어제에 이어 비강남권의 낙후된 지역을 찾아뵙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지난 10년간 변화를 찾아보기 어려운 지역이 많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서해수호의날도 대여 공세에 적극 활용했다. 오 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문재인 대통령의 (서해수호의날) 기념식 참석 여부가 이슈가 되는 비정상적인 나라에 살고 있다”며 “올해는 보궐선거를 앞두고 참석한다고 한다. 문 대통령의 행보가 선거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라고 저는 믿고 싶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SNS에 “대통령께서 ‘북한의 소행’이라는 한마디만 분명히 하시라”면서 문 대통령을 겨냥했다. 김예령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박 후보를 “국민 안위는 뒷전인 문재인 정권의 아바타” “천안함 음모론의 원조” 등에 비유하며 공격했다.
오 후보와 국민의힘은 북한 문제를 꺼내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의 집결을 이뤄내겠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최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한반도 정세가 녹록지 않은 상황도 적극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오 후보는 유세현장에서 부동산 문제를 거론하며 2019년 태극기집회에서 했던 ‘중증 치매환자’ 발언을 재차 반복해 논란이 됐다. 그는 강서구 유세에서 “ ‘(문 대통령이) 집값이 아무 문제없다, 전국적으로 집값이 안정돼 있다’고 1년 전까지 넋두리 같은 소리를 했다”며 “제가 연설할 때 ‘무슨 중증 치매환자도 아니고’라고 지적했더니 과한 표현이라고 한다. 야당이 그 정도 말도 못하나”라고 지적했다. 지난 24일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막말 선동’이라고 지적하자 이를 반박하면서 문제가 됐던 표현을 다시 사용한 것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금천구 유세에서 기자들에게 “(오 후보가) 흥분해서 과격한 발언을 했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으로 본다”며 단속에 나섰다.
박순봉·심진용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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