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첫 기자회견서 "중국이 세계 최강대국 되는 일, 내 임기 중엔 없을 것"
민주주의와 독재의 싸움
시진핑 주석 영리한 사람
규칙·관행 따르도록 할 것"
[경향신문]
최다 질문은 ‘국경 이민자’
트럼프 정책 에둘러 비판
2024년 재선 도전 뜻도 밝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세계 최강대국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민주주의 동맹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중국의 인권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년 재선에 도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에 관세를 유지하고 아동노동으로 문제가 된 중국 제품의 수입을 금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즉답 대신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원칙을 밝혔다. 그는 “중국뿐 아니라 세계를 보아도 (이 시대는) 21세기 민주주의와 독재의 싸움”이라며 “민주주의가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경제적으로나 영향력으로나 세계 최강대국이 되려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내 임기 내에선 안 될 것”이라며 “미국이 끊임없이 성장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성장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미래는 인공지능과 생명공학 등 과학기술을 누가 소유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미래산업 분야에 실질적인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 동맹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중국의 국제법 위반을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동맹국들과 회의를 열고 미래를 논의하며 중국이 규칙을 따르게 만들 것”이라며 “인권존중을 원칙으로 둔 나라로서 중국이 계속 인권을 위반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세계에 분명히 알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 “민주주의의 뼈대가 없고 푸틴처럼 독재가 미래라고 생각하지만, 영리한 사람”이라며 “중국이 국제 규칙과 공정한 관행을 따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과 역할을 다시 강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의 개정도 시사했다. 그는 “공화당이 필리버스터를 남용하고 있다”며 “(개정해야 한다는) 방향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상원이 50 대 50으로 구성된 상황에서 여러 개혁입법이 공화당의 필리버스터 때문에 가로막혀 있다며 제도의 개정 또는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대선 패배 뒤 선거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공화당이 각 주에서 투표요건을 까다롭게 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역겨운 일, 비미국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것은 국경에 이민자들이 몰려드는 것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좋은 사람이어서 이민자들이 몰리는 게 아니라 매년 이 계절엔 (이민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국경 근처에서 미성년 아이들이 고통받는 일이 없도록 숙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정부의 이민정책을 되돌린 것에 대해서도 “사과하지 않겠다”며 도널드 트럼프 정부를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또 “취임 후 100일 내에 코로나19 백신 접종 1억회를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2억회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미국 역사상 최고령(78세) 대통령인 그는 이날 처음으로 2024년 재선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러닝메이트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꼽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재대결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그때(까지) 공화당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응수했다.
뉴욕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정치베테랑답게 첫 회견을 무난하게 잘 넘겼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총기규제와 이민법 등 당면 현안에 대해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고 하며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고 비판했고, 폴리티코도 “그가 코로나19 관련 성과를 자화자찬할 때 빼고 코로나는 62분 동안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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