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이상 금지라더니 자기들은 '떼'로 있네".. 거리 두기 실종된 선거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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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선거 유세가 시작된 가운데 후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표심'을 향한 스킨십과 거리 두기 준수 사이에서 줄을 타는 후보들의 아슬아슬한 모습이 열띤 유세 현장에서 무수히 포착되고 있다.
이날 서울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 내 공원에서 열린 박 후보의 유세 출정식에선 여당 의원 30여 명이 참석해 유세차량 앞에 도열했는데, 충분한 거리 두기를 할 만큼 장소가 넓지 않아 의원들은 당 관계자와 취재진, 지지자 수백 명과 마주한 채로 율동을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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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길 수도 외면할 수도 없는 후보들
선거 유세는 수백 명 모여도 방역지침 위반 아냐
본격적인 선거 유세가 시작된 가운데 후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유세 장소에 인파가 몰리면서 거리 두기를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방역지침 위반은 아니라지만, 1년 넘게 거리 두기를 지켜 온 일반 국민들이 떠들썩한 유세 현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후보들은 악수를 청하거나 끌어안기까지 하는 열혈 지지자나 단체 '셀카' 요청 등 적극적인 지지 의사 표현이 반가우면서도, 자칫 코로나19 방역에 악영향을 미칠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방역당국이 선거 유세 활동에 대해 방역지침 위반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위반 여부를 떠나 실제로 감염이 확산될 수도 있는 데다 상대 후보 측에 공격의 빌미가 될 수도 있어 난감할 따름이다. 방역당국의 권고대로 주먹인사 또는 목례를 하고 싶어도 '팬심'을 앞세우며 달려드는 지지자를 외면할 도리도 없다.
'표심'을 향한 스킨십과 거리 두기 준수 사이에서 줄을 타는 후보들의 아슬아슬한 모습이 열띤 유세 현장에서 무수히 포착되고 있다. 26일 이틀째 유세를 이어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마스크를 절대 벗지 않았고, 장갑을 낀 손으로 지지자들과 주먹인사를 나눴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인파가 몰려 뒤엉키기 일쑤였고, 큰 소리로 연호하는 지지자들 앞에서 웃어 보여야 했다.
25일 출정식을 겸한 양당 후보의 집중유세 현장에서도 각 5백여 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렸다. 마스크는 썼지만 다닥다닥 붙어 앉거나 서서 행사를 지켜보는 군중 틈에서 거리 두기를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이날 오 후보는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손을 맞잡고 ‘야권 단일화’를 과시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나경원 경선후보 등 전·현직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고, 촘촘하게 붙어 선 수백 명의 지지자가 박수와 함께 '오세훈'을 큰 소리로 연호했다.
때마침 주변을 지나던 직장인들 중엔 유세차량을 힐끔 쳐다보며 “우리한테는 5인 이상 모이지 말라더니, 자기들은 '떼'로 있네"라고 비꼬는 이들도 있었다. "저러면서 뽑아달라는 거냐"라며 혀를 차는 행인도 눈에 띄었다. 방역지침을 결정하는 자리에 도전하면서, 거리 두기조차 지키지 못하는 정치권에 대한 비판이었다.
이날 서울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 내 공원에서 열린 박 후보의 유세 출정식에선 여당 의원 30여 명이 참석해 유세차량 앞에 도열했는데, 충분한 거리 두기를 할 만큼 장소가 넓지 않아 의원들은 당 관계자와 취재진, 지지자 수백 명과 마주한 채로 율동을 해야 했다. 사회자가 연신 '거리 두기를 호소했으나, 후보가 입장하자 지지자들은 ‘박영선’을 연호했다.
방역당국은 이미 정당 공식 일정의 경우 5인 이상 집합금지에 해당하는 '사적 모임'이 아니므로 후보 및 운동원, 지지자들이 한 장소에 모이는 선거 유세가 가능하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더라도,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정부가 그토록 국민들에게 강조하고 호소해 온 사회적 거리 두기 원칙이 '정치 행위' 앞에서 무너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다만, 지난해 21대 총선과 마찬가지로 '밀접한 신체 접촉은 지양할 것'을 각 후보 진영에 권고하고 있다. 26일 0시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494명을 기록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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