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시각]'박펠레'의 예상대로 된 '요코하마 참사', 손흥민 없다고 위로받아 더 분하다

노주환 2021. 3. 26.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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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처=대한축구협회 SNS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2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벌어진 한-일 축구 친선 A매치는 우려했던 대로 예상이 적중했다. '박펠레'로 통하는 축구 전문가 박문성 해설위원의 1대3 한국 패배 예측은 거의 맞아 떨어졌다. 일본의 승리를 점쳤던 해외 주요 베팅업체들의 전망 대로 결과가 나왔다. 일본 승리 배당률이 가장 낮았다.

기자는 우리나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 약 2시간의 경기 생중계를 지켜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0대3 완패라는 참담한 결과를 마주했을 때 분했다. 모든 게 불리한 싸움이었지만 애국심에 기대를 걸었다. 적지로 간 우리 태극전사들이 젖먹던 힘까지 끌어모아 유럽파 9명을 차출한 '사무라이 블루' 상대로 놀라운 투혼으로 잘 싸워줄 것을 막연히 희망했다. 그 바람은 산산조각이 났다.

이제 냉정하게 돌아보고 미래로 나아갈 때다. 더이상 팬심으로 한-일전을 바라보면 '육두 문자'가 쏟아져야 하고,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게 당연하다.

우리 대표팀의 주력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황희찬(라이프치히) 이재성(홀슈타인 킬) 김민재(베이징 궈안) 손준호(산둥) 등이 빠진 벤투호는 미나미노(사우스햄턴) 오사코(브레멘) 가마다(프랑크푸르트) 이토(헹크) 엔도(슈투트가르트) 같은 유럽파를 대거 선발 출전한 일본에 전력상 매치업이 되지 않았다. K리거가 주축을 이룬 한국과 유럽파가 대부분인 일본의 선발 대결에서 큰 차이를 보인 것이다. 원정이었고, 일본 팬들이 많았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경기 내용과 결과에서 완패, 모두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선수 개개인의 1대1 대결은 물론이고 팀 조직력에서도 벤투호는 일본에 완벽하게 깨졌다. 벤투호를 대표해 나간 선수 전원이 매치업에서 일본 선수들을 능가하지 못했다. 상대의 정교한 압박에 허둥지둥하면서 볼처리를 제대로 못했다. 한마디로 엉망이었다. 반면 일본은 모리야스 감독이 사전 기자회견에서 밝힌 게임플랜 그대로 그라운드에서 구현해냈다. 그는 "상대에게서 볼을 빼앗은 후 빠른 역습으로 공격적으로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국 상대로 3경기 연속 질 수 없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주장이자 수비의 핵 요시다는 비장한 각오로 이번 한국전을 임했다. '사무라이 블루'는 조직적으로도 하나로 잘 움직였다. 이런 베스트가 풀가동된 일본을 상대로 우리는 사실상 2군 대표팀이 맞서 무기력하게 무너진 꼴이 됐다. 어떤 선수 한 명을 비난할 수 없을 정도의 경기 내용과 결과였다.

일본 감독과 선수들은 경기 후 더욱 냉정한 얘기를 들려주었다. 이번에 승리했지만 한국에 손흥민 등 주력 선수들이 가세하면 다른 경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25일 맞붙었던 벤투호는 한국의 베스트 전력이 아니라는 걸 그들은 안다.

우리는 이번 한-일전 결과를 화가 나더라도 좀더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기자는 이번 벤투호의 일본 원정 경기를 전망하면서 벤투 감독의 게임플랜에 주목했다. 주력 유럽파가 대거 빠진 이 상황에서 어떻게 최강의 멤버를 꾸린 일본 상대로 원하는 결과와 내용 그리고 선수 점검 등을 할 지 궁금했다. 최전방에 서야할 황의조가 없는 상황에서 이강인의 선발 제로톱 전술을 들고 나왔지만 통하지 않았다. 한국은 허리 싸움에서 일본에 상대가 되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후방 빌드업'으로 우리 진영부터 경기를 풀어갔다. 일본은 우리의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패스 연결이 둔탁하다는 걸 알고 그 연계를 차단, 빠른 역습으로 우리 골망을 찢어놓았다. 그렇게 전반전에 두방을 얻어맞았다. 팀 분위기가 다운되자 태극전사들은 당황했고, 준비한 걸 제대로 보여줄 수도 없었다. 라이벌전은 이렇게 분위기가 넘어가고 전력차가 심할 경우 뒤집기가 어렵다. 젊은피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을 후반에 넣어봤지만 영웅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정협도 이동경도 그 누구도 벤투호의 구세주가 아니었다.

벤투 감독은 이번 한-일전을 통해 입지가 더 좁아진 건 분명하다. 이번 경기는 타이틀이 걸리지 않은 친선경기였다. 그렇지만 상대는 라이벌 일본이었고, 예상대로 '요코하마 참사'로 기록됐다. 변명거리가 있다면 손흥민 등 주축이 없었다는 건 뿐이다.

벤투 감독은 분명히 알고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및 최종예선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우리 태극전사들은 지금도 충분한 합숙으로 손발을 맞추지 않을 경우 '후방 빌드업'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후방 빌드업이 골키퍼가 앞으로 길게 차주는 것 보다 선진 축구 처럼 보이고, 그가 추구하는 경기 스타일이라는 걸 인정한다. 그런데 그것도 선수들의 구성과 상황, 상대를 봐가면서 하는 게 옳다.

오는 6월 국내에서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잔여 경기가 열린다. 그때까지 2개월 정도 시간이 있다. 그 시간 동안 우리는 25일 한-일전을 통해 받은 불쾌감을 서서히 잊어갈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가면 다 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또 아시아의 유일한 '월드클래스' 손흥민이 합류하면 '만병통치약'이라고 안심하면 안 된다. 그런 안일할 생각을 할 시간에 '요코하마 참사' 영상을 눈에서 피가날 정도로 돌려보는 게 좋다. 지금도 차오른 화를 식히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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