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北 미사일 발사 깊은 우려".. 러 외교 "관련국 군비경쟁 포기해야"

한국·러시아 외교장관 회담
라브로프, 북·미 협상 재개 촉구
푸틴 방한·경제 협력 등 논의

정의용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러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25일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조속한 방한과 한·러 경제협력, 한반도 평화 정착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논의 내용 가운데 라브로프 장관이 ‘(역내) 모든 관련국의 군비경쟁 축소’를 언급한 점은 우리 측 인식과 온도차가 읽힌다.

정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라브로프 장관과 외교장관회담을 가진 뒤 언론 발표를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의 조기 달성을 위해 정부가 여러 노력을 경주하는 가운데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발사체를 발사한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측이 2018년 9월 남북 정상 간 합의한 대로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기 위한 우리 노력에 계속 함께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와 한국은 역내 문제 전부를 확실히 해결하기 위해 모든 관련국 간 협상 프로세스가 가능한 한 빨리 재개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미 협상 재개를 촉구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모든 관련국이 군비경쟁과 모든 종류의 군사활동 활성화를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특히 미국의 군사활동을 겨냥한 언급으로 해석된다. 러시아는 미국이 동북아시아에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추가 배치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 장관은 이어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푸틴 대통령의 방한이 조기 실현되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도 “코로나19를 둘러싼 상황이 안정화되면 (푸틴 대통령) 방한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양 장관은 경제협력 방안과 코로나19 대응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한국 기업이 위탁생산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고, 정 장관은 동북아방역협력체 구상에 대한 러시아의 적극적 참여를 평가했다. 정부는 문재인정부의 남은 임기 1년간 러시아와의 신북방정책 추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