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드 분명히 가렸는데..중고거래 올린 상품권 털렸다
중요 정보 덧칠하거나 일부 지워도 금방 뚫려
빼돌린 상품권 재판매하면 추적 더 어려워져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판매자가 매물로 올린 상품권의 바코드를 탈취당하는 피해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인증 차원에서 가리고 올린 바코드나 일련번호가 포토샵 등 간단한 이미지 편집으로 노출되는 것이다. 경찰에 신고하면 사기범을 특정해 피해를 회복할 수도 있지만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직장인 A씨는 얼마 전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10만원어치 모바일 상품권을 올렸다가 봉변을 당했다. 며칠이 지나도 안 팔리길래 실물 상품권으로 바꾸려고 백화점에 갔더니 이미 사용한 상품권으로 처리된 것이었다. 경찰에 신고해 알아본 결과 A씨가 검정색으로 칠해놓은 상품권 중요 정보를 누군가 단순 밝기 조정하는 방식으로 빼돌린 범행이었다.
A씨는 "경찰과 폐쇄회로(CC)TV를 통해 범죄자가 상품권을 사용하는 모습까지 확인했다"며 "하지만 내 시간 손해가 너무 클 것 같아 잡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그냥 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보통 상품권 거래시 바코드, 일련번호의 일부분을 가려서 거래하는 방식은 일종의 관행처럼 자리 잡고 있다. 구매자가 "정말로 판매하는 건지 실물을 찍어 확인하고 싶다"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판매자는 어차피 문의가 들어올 것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상품권을 찍어 올리곤 한다.
하지만 판매자가 편의상 일부 색칠하는 식으로 단순 조치한 경우는 복원하는 방법이 간단하다.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해 밝기, 명도 등을 조절하면 가렸던 부분이 금방 노출된다. 특히 바코드의 경우 잘라서 올린다고 해도 인식되는 경우가 있어 더 취약하다. 각 막대기 끝부분만 보여도 스캐너가 숫자를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가려진 중요 정보를 복원하는 방법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공유되기도 한다. 꼭 상품권이 아니더라도 알아보기 힘든 부분을 드러내는 이미지 편집 기술은 포털이나 유튜브 등에서도 쉽게 배울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바코드 등을 빼돌려 상품권을 훔치는 것은 형법상 ‘컴퓨터등 사용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허위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변경해 재산상의 이득을 취한 경우다. 범죄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중요정보를 빼내 훔친 상품권을 다른 사람에게 재판매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매가 이뤄지면 상품권 이용자와 범죄자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추적은 더 어려워진다.
전문가들은 가려서 올려도 항상 노출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중요 정보가 담긴 부분을 아예 빼서 매물로 올릴 것을 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 올려야 한다면 이미지 편집보다는 실물 상품권 위에 두꺼운 책 등으로 가린 모습을 찍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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