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지도 못하는 가상의 주택, 5억8000만원에 팔렸다

김은경 기자 2021. 3. 25.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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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8000만원에 팔린 NFT 디지털 집 '마스 하우스'. /Suprerare

실물이 존재하지 않는 파일 형식의 ‘디지털 주택’이 5억8000여만원에 팔렸다.

캐나다 예술가 크리스타 킴이 제작한 세계 최초의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능토큰) 집인 ‘마스 하우스’가 50만달러 넘는 가격에 팔렸다고 24일(현지 시각) CNN 이 보도했다.

작가의 설명에 따르면, ‘마스 하우스’는 건축가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명상적 디자인 철학을 구현한 가상 공간으로, 비디오게임 소프트웨어 ‘언리얼 엔진’으로 설계했다. 천장과 외벽을 포함한 모든 벽이 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고, 밖으로는 붉게 빛나는 화성의 하늘이 보인다. 이 집은 당연히 사람이 실제로 들어가 살 수는 없고,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기술을 통해서만 체험할 수 있다.

구매자는 암호화폐인 이더리움(ETH) 288개로 마스 하우스를 구입했다. 당시 이더리움 시세를 기준으로 이는 51만4558달러, 한화로는 약 5억8320만원이다.

킴은 “지난해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인한 봉쇄령으로 집에만 고립되어 있다가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정신건강은 모든 사람들의 주요 관심사가 됐다”며 “집의 실내 환경과 인테리어가 우리를 어떻게 치유할 수 있는지에 대한 좀 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마스 하우스'는 차세대 NFT를 대표한다”며 “미래 인터페이스인 AR로 접어들게 되면서 다가올 일들의 신호탄”이라고 했다.

5억8000만원에 팔린 NFT 디지털 집 '마스 하우스'의 침실. /Suprerare

최근 NFT가 적용된 디지털 작품이 수십, 수백억원이 팔리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2일 소셜미디어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15년 전 쓴 최초의 트윗이 경매에서 33억원에 팔렸다. 지난 11일에는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Beeple)이 제작한 NFT 디지털 그림 ‘매일:첫 5000일’이 약 785억원에 팔리기도 했다.

실물도 아닌 파일이나 게시물에 이런 가격이 매겨지는 건 원본을 보증하는 기술인 NFT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NFT는 작품과 구매자의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해 미술품을 디지털 자산으로 바꾸는 암호화 기술이다. 거래 기록이 자동 저장되고, 위·변조도 불가능하다. 진품 보증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그림 등 예술작품과 애니메이션, 음악, 비디오 게임 아이템 등 거래에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실물도 존재하지 않는 NFT가 허구이며 거품이라는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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