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바이든 첫 회견 앞두고 '탄도미사일' 쐈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이주영 기자 2021. 3. 25.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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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상으로 450km 비행, 단거리 2발..작년 초대형 방사포 후 1년 만
미 "동맹국가와 긴밀한 협의"..안보리 결의 위반에 북·미관계 파장

[경향신문]

북한, 시·군당 책임비서 강습회 종료…김정은 폐강사. 연합뉴스

북한이 25일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지난 1월 조 바이든 미국 정부 출범 후 첫 탄도미사일 발사다.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모든 발사는 사거리에 관계없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 사항이다. 바이든 정부의 새 대북정책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북한이 미사일 무력시위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군은 오늘 오전 7시6분쯤, 7시25분쯤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약 450㎞, 고도는 약 60㎞로 탐지됐다”며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합참 관계자는 “한·미 정보당국은 이번 미사일을 지상에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미사일은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됐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사진)이 발사 현장을 참관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지난해 3월29일 강원 원산에서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했다고 주장한 이후 약 1년 만이다. 또 지난 16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한·미 연합훈련 비난과 18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적대정책 철회’ 촉구 대미담화에 이어 21일 순항미사일 발사를 통한 ‘저강도’ 무력시위 이후 이뤄졌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바이든 대통령의 기자회견 일정을 고려했을 수 있다는 취지로 국회 정보위원회 관계자들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입장을 포함해 대북정책 기조를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일은 북한의 불법적 무기 프로그램이 이웃국가와 국제사회에 제기하는 위협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동맹 및 파트너와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1월 제8차 노동당대회에서 국방력 강화를 선언한 만큼 미국 측 반응에 따라 무력시위 강도를 조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사거리와 고도로 미뤄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이스칸데르 개량형을 처음 공개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사거리가 400여㎞인 전술지대지미사일(KN-24)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었다. 상임위원들은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가 진행되는 가운데 미사일 발사가 이뤄진 점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며 “미국을 비롯한 유관국들과 발사의 배경과 의도를 정밀 분석하면서 관련 협의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이주영 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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